문제의 영상은 비오는 날 학교 운동장을 지나가는 여고생을 차로 들이받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 광경을 본 다른 학생이 서둘러 차를 빼라고 했지만 운전자는 소리만 지를 뿐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는다. 충격을 받은 앞 차량 운전자도 뒤에서 받은 줄로만 알고 내렸다가 학생이 치인 모습을 보고 경악한다.
일명 ‘운동장 김여사 사건’으로 불리는 이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놀라서 아무런 대처를 못하는 영상에 이해를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 남편이 인터넷글이 화근이 돼 비난 여론이 확산됐다.
운전자의 남편이라고 밝힌 네티즌 A씨는 지난 21일 “집사람이 사고를 냈다. 블랙박스를 보니 부딪친 학생이 많이 다쳤더라. 보험사 직원은 피해자 측과 만나지 않다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조언 좀 부탁한다.”는 글을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렸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그에게 보험처리에 대한 조언을 했고 A씨는 유리한 조언을 해준 네티즌들에게만 답글을 달며 대화를 주고받았다.
그는 “운동장 주차장 사이면 스쿨존 아닐까요?”라는 한 누리꾼의 의혹에 “학교 운동장과 교실 아래 주차장 사이니까 스쿨존은 아니지 않을까요?^^;;;”라는 말을 내뱉기도 했다.
그러자 블랙박스 영상과 함께 자초지종을 알게 된 누리꾼들은 A씨를 거세게 비난하고 나섰다. 사고에 대한 적절한 조치로 도움을 주려던 이들은 더욱 분노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사고 내놓고 제 살길 찾겠다고 키보드나 두드리고 있다니 양심도 없다.”, “내가 학생 가족이었으면 저렇게 꼼수쓰며 빠져나가려는 거 보고 절대 가만있지 않는다.”, "“사람 치어놓고 웃는 이모티콘이라니. 학생이 걱정되지도 않나?” 등 비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후 A씨는 뒤늦게 사과의 글을 올리기도 했지만 누리꾼들은 비난의 강도를 높였고, 이 과정에서 A씨의 신상까지 털려 논란이 됐다. 한 누리꾼은 “글쓴이도 잘못하긴 했지만 비난할 만한 사건을 찾았다 싶으면 신상털기 등 열을 올리다 며칠 지나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잊어버리는 행태도 문제.”라며 지나친 과열여론의 자제를 요청했다.
한편 해당 학교를 관할하고 있는 부평경찰서 측은 “지난 21일 오후 5시 15분 모 고교 운동장에서 발생한 일로 운전자가 브레이크에 제동을 걸지 않고 앞차를 재차 충격해 일어났다. 피해 학생이 입원한 병원 측에 확인한 결과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하나 아직 검사 중이라 정확한 진단은 나오지 않았다. 사건 수사는 진단 결과가 나온 후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