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의무자 폐지 등 요구하며 광주에서 서울까지 500㎞ 걸어온 이진섭·균도 부자
이번 세상걷기는 지난 달 23일 광주시청을 출발해 전주, 대전, 청주, 천안, 수원, 인천을 거쳐 서울에 도착하는 500㎞ 가량의 대장정으로, ‘균도와 세상걷기’는 21일 오후 1시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보건복지부 정문 앞까지 마지막 걸음을 한 후, 마무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대표는 “균도와 균도 아버지가 부양의무자 폐지와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위해 벌써 세 번째 걷고 있다. 이제 ‘균도와 세상걷기 4탄’을 출발하지 않도록 올해 반드시 부양의무자를 폐지하고, 발달장애인법 제정했으면 한다.”며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 대표도 ‘발달장애인법을 제정했다’고 장애인의날 말했지만, 선거에 이용하기 위해 겉모습만 번지르르하게 껍데기로 제정하지 말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이어 “보건복지부는 ‘부양의무자 폐지는 국민정서가 아니며, 장애자녀 부모는 자신의 자기 아이를 책임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조사 결과, 국민의 70%가 폐지에 동의하고 있다.”며 “가족을 죽음으로 내모는 부양의무자 기준, 구시대의 마지막 고리인 부양의무자를 올해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여는 발언에서 함께가는서울장애인부모회 최석윤 회장은 “발달장애인법 제정보다 더 시급한 것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하 기초법) 안의 부양의무자 폐지다. 부양의무자가 폐지되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며 “올해 안에 부양의무자 완전 폐지를 통해 장애인이 마음 놓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 부모가 나라에 마음 놓고 아이를 맞길 수 있는 환경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내년 ‘발달장애인법 제정하자’는 운동이 더 힘을 받아 진행될 수 있다. 이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힘 있게 전진하는 일만 남아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지 못할 것 없다. 장애인이 편한 세상 만들어보자.”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현실은 장애 자녀를 둔 부모에게 모든 것을 책임지게 한다. 오늘 균도가 성년의 날을 맞았다. 성인장애인의 삶까지 부모가 책임져야 하나.”며 “부양의무자 폐지만이 장애인이 살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다. 앞으로 언제 다시 시작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사회의 큰 이슈가 된다면 또 다시 걷고 싶다. 균도처럼 1명이 오고, 2명이 오고, 100명이 오고, 1,000명이 오면 기초법 부양의무자가 폐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진섭·균도 부자는 세상걷기를 통해 ▲기초법 개정 ▲발달장애인법 제정 촉구를 주장했다.
기초법의 핵심요구는 부양의무자 기준폐지로, 지난 2009년 10월, 한 장애아동의 부모가 자신의 자녀가 수급자가 될 수 있도록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또한 발잘장애인법은 발달장애인이 다양한 복지제공인력의 도움을 받아 지역사회에서 자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건강·의료·주거·고용 등의 다양한 서비스와 권익옹호 등의 서비스제공체계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