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파주화재사건 남매 중 목숨을 잃은 누나의 장례식이 치러졌습니다. 이 안타까운 죽음 앞에 장례식장은 눈물바다가 됐습니다. 장애계 단체들은 정부에 ‘눈물’ 대신 ‘대책’을 내놓으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장애인들이 잇따라 죽음으로써 그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활동지원서비스’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달 26일, 화재가 발생했지만 혼자서 휠체어에 앉을 수 없어 밖으로 나오지 못한 뇌병변장애 1급 김주영 활동가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3일 째인 지난 7일, 화재 속에서 뇌병변장애가 있는 남동생을 데리고 대피하려다 유독가스에 질식한 발달장애 박지우 학생이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으며, 동생은 뇌사 판정을 받은 상태입니다.

이들의 죽음에 대해 장애계단체는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가 부족해 발생한 것’이라고 질책하며, 또 다른 죽음을 막기 위해 예산을 확대하고,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고 김주영 활동가처럼 자립생활을 하는 중증장애인에게 주어진 활동지원 시간은 한 달 기준 약 180시간, 일상생활에 전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중증장애인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입니다. 또한 장애아동의 경우에는 성인의 절반 수준인 약 60시간의 지원밖에 받을 수 없어 ‘이동’ 시간 외에 ‘생활보조’를 기대하긴 어려운 실정입니다.

하지만 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서비스 양의 확대가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활동지원 예산을 고작 3.7% 밖에 인상하지 않았으며, 그나마 서비스 수가 3% 인상한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서비스 확대는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수차례 보건복지부에 활동지원제도 개선을 요구했으나, 전혀 반영되지 않은 예산안에 대해 장애계단체는 울분을 토했습니다.

송희정/새누리장애인부모연대 회장(07:29~07:58)
너희 집같이 도움이 절실한데도 예산 나부랭이 때문에 도움 받지 못하는 또 다른 지우가 나오지 않게, 더 이상 부모 대신 동생이나 형이나 누나를 돌봐야되는 지우가 나오지 않게, 더 이상 자식을 먼저 보낸 것에 죄스러워 눈물 흘리는 너희 엄마들이 없게 아줌마가 다 바꿀게, 바꿔줄게.

 

박경석/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 (27:55~28:17)
저는 보건복지부를 죽이고 싶습니다. 그들의 생명을 끊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생물학적인 생명을 끊는 것이 아니라, 돈 때문에 그 탐욕 때문에 우리를 죽이려고 하는 그들의 논리를 죽이고 싶습니다.

장애인에게는 매우 절실한 생존권적 요구인 ‘활동보조’.

장애계단체는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현재 책정된 예산에서 800억 원을 증액해 최소한 4,0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최중증장애인에게 24시간 활동지원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지난 9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민주통합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입장을 밝혔습니다.

민주통합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 (0:23~0:40)
입법도 하고 법개정을 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장애우들 가슴의 아픔, 그리고 고통 그리고 화재로 이렇게 무기력하게 돌아가시는, 하늘로 가는 이런일 재발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앞장서서 민주통합당이 노력하겠습니다.

비장애인보다 더 많은 혜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마이너스에서 제로 상태로까지만 보장해달라고 요구하는 장애인당사자와 가족의 목소리. 정부와 지자체가 진작 이들의 외침에 귀 기울였다면, 고 김주영 활동가와 고 박지우 학생의 죽음은 없었을 것입니다.
 

<영상취재 : 김준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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