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체육대회 출전 선수 중 뇌병변장애인 선수는 8.49%
체육시설 적극개방과 보조인력 배치, 실업팀 구성 등 필요해

▲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는 지난 7일 세종대학교 해금강홀에서 ‘중증뇌병변장애인 스포츠 활성화 방안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참여 활성화와 다양한 종목으로의 저변 확대를 촉구했다. ⓒ정두리 기자
▲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는 지난 7일 세종대학교 해금강홀에서 ‘중증뇌병변장애인 스포츠 활성화 방안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참여 활성화와 다양한 종목으로의 저변 확대를 촉구했다. ⓒ정두리 기자
장애인에게 스포츠는 건강과 여가활동에서 나아가 사회적 활동으로 스트레스와 소외감 감소 등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들의 스포츠 참여율은 저조하고, 특히 뇌병변장애인의 경우는 참여율과 접근이 더욱 쉽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는 지난 7일 세종대학교 해금강홀에서 ‘중증뇌병변장애인 스포츠 활성화 방안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참여 활성화와 다양한 종목으로의 저변 확대를 촉구했다.

주몽특수학교 이혜정 체육교사에 따르면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참가 장애유형별 분석을 통해 뇌병변장애인의 스포츠 참여에 있어서의 열악한 현실을 확인할 수 있다.

2012년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참가인원은 4,839인, 그 중 뇌병변장애인은 411명으로 8.49%에 불과하다. 이들의 출전 종목을 살펴보면 뇌병변장애인들의 전용 종목인 보치아에 120인, 7인제 축구에 114인이 집중돼 있는 것을 제외하면 육상필드에 75인, 볼링에 35인, 육상트랙에 33인이 참가하고 있으며 이외에는 사이클·론볼·댄스스포츠·수영·탁구·역도에 각각 10인 미만으로 출전하고 있다.

“지역사회 체육시설 적극 개방과 보조인력 배치 필요”

▲ 주몽특수학교 이혜정 체육교사ⓒ정두리 기자
▲ 주몽특수학교 이혜정 체육교사ⓒ정두리 기자
이 교사는 “뇌병변장애인에게 스포츠는 ▲건강한 생활 ▲대회참가를 통한 인간관계를 넓게하는 ‘끈’ ▲만남의 장을 통한 취업의 기회 연결 ▲꾸준한 운동으로 전문선수로 성장해 올림픽 메달과 연금수혜로 이어지는 등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하며 “그러나 현실은 체육시설 접근 등의 문제로 뇌병변장애인들의 스포츠 참여가 매우 저조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시설의 접근성 개선을 통해 실질적으로 뇌병변장애인들이 어디서나 지역사회 체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학교체육활성화를 통해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지원과 더불어 장애유형별 학생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과 용구 개발도 진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 연구기획조정팀 김권일 팀장 역시 적극적인 체육시설 개방에 동의를 표하는 한편 이와 더불어 보조인력 배치가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팀장은 “생활체육참여는 ‘본인 스스로’,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종목을’ 자유롭게 즐기는 것이 기본전제.”라며 “그러나 장애인의 경우 이러한 전제에 어려움이 있어 의지에 대비해 참여 여건이 불가한 만큼 보조인력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일부에서 장애인에게 시설은 개방하지만 보조인력은 제공할 수 없음을 통보하면서 사실상 이용이 불가능한 실태에 대한 지적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김 팀장은 “공공체육시설은 법적 명시에 의해 장애인의 참여를 제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장애인 할인 개방 등의 문제로 시설이 운영 예산의 한계에 거부감을 나타낼 수 있다.”며 “더불어 보조인력 배치 역시 예산상의 문제로 이어지는 만큼 관련 예산을 어떠한 방식으로 보전해 줄 것인지와 장애인에게 우선 개방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에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방안 중 하나로 장애인 체육 참여와 보조인력 배치 등은 장애인체육이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업무임에도 보건복지부의 복지적 지원과 뗄 수 없는 사항인 만큼 두 부처의 조정으로 협조와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며 “공공기관장 평가에 장애인 대상 시설 개방 실적을 포함시키거나 시설 운영 원칙에 일정 비율 이상의 프로그램을 장애인을 위해 개설하도록 하고, 이용 요금의 감면을 주되 해당 시설에는 추가예산(건강보험금 또는 국민체육진흥기금 등 활용)을 배정해 이용료를 보전 시켜주는 방안도 있다.”고 제언했다.

학교 체육활성화와 관련해서 역시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과학기술부의 부처간 협조로 학교체육활성화 방안 마련을 제시한 김 팀장은 “현재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는 지적발달장애학생으로 매우 편중돼 있다. 이는 뇌병변장애학생 뿐 아니라 다른 유형 장애학생 모두에게 동일한 상황으로 특수학교 및 특수학급의 체육활동 활성화는 지도자 배치와 교규 지원 등을 동시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업팀 창단으로 직업 선수로서 삶의 질 개선 필요

▲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 연구기획조정팀 김권일 팀장ⓒ정두리 기자
▲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 연구기획조정팀 김권일 팀장ⓒ정두리 기자
장애인체육 전반의 욕구이기도 한 실업팀 창단은 뇌병변장애인 스포츠에서도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장치로 강조됐다.

이혜정 교사는 “뇌병변장애인들의 전용 종목인 보치아는 국제대회에서 세계 랭킹 1, 2위를 모두 우리나라 선수들이 차지하는 만큼 강세를 보이는 종목이지만 아직 실업팀이 없다.”며 “모든 장애인체육이 그러하듯 뇌병변장애인들 역시 실업팀이 없어 직업선수로 경제적 자립이 어려운 만큼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 교사에 따르면 올해 들어 모 기업에서 보치아 실업팀을 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된 바 있으며, 지난 9월 발생한 보치아 국가대표 지도자의 폭행 사건으로 논의의 속도가 잠시 늦어지고 있다.

서울뇌병변장애인스포츠 박홍구 단장은 “우리나라에서는 중증장애인이 체육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어렵지만 소질 있는 장애인이 그것을 직업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길 또한 극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뇌병변장애인들의 건강과 일자리 창출 두가지를 해결하며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은 실업팀 창단과 지원.”이라며 “뇌병변장애인을 포함한 중증장애인을 무능한 존재로만 보지 말고 실업팀 참여를 통한 새로운 삶의 길을 열어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권일 팀장은 “실업팀 창단에는 그 필요성을 공감했지만 실업팀 소속으로 직업군으로서 가치는 있으나 은퇴 후 생활보장이 안된다는 데 한정적이라는 점을 꼬집으며 이에 대한 대안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어 실업팀 창단을 촉구하는 방안으로 “공공단체나 지자체, 기업들에게 장애인 실업팀을 단순한 사회공헌과 홍보 차원으로 운영하라고 하는 것은 역차별적 발상.”이라고 지적하며 “장애인실업팀 운영으로 얻을 수 있는 개인적, 사회적, 국가적 이익과 기여를 좀 더 면밀한 논리로 개발해 설득시키는 과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뇌병변장애인스포츠 위원회, 구성과 시기는 어떻게?

이번 토론회에서는 뇌병변장애인 스포츠 활성화와 저변확대 방안으로 뇌병변장애인스포츠 위원회 구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혜정 교사는 “뇌병변장애인들을 위한 스포츠 프로그램 개발 및 제방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기구가 필요하다.”며 “뇌병변장애인이 참여 가능한 종목신설과 더 많은 참여를 확대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위원회 구성을 제시했다.

영남대학교 특수체육교육과 김한철 교수는 이 교사의 제안에 동의를 표하며 “뇌병변장애인 스포츠는 물론 모든 장애유형의 체육에서 신기술 개발과 연구, 지도자 역량강화 교육, 훈련 프로그램 개발 등이 다양하게 요구되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뇌병변장애인 스포츠 위원회로 대한장애인체육회 가맹단체가 생겨 지원을 받게 되면 더욱 활성화가 진행 될 것.”이라며 “스포츠 프로그램 개발 및 제반 관련 업무 수행을 하게 될 것이고, 나아가 활동에 있어 재정적 인적 지원이 이뤄질 수 있다.”고 향후 지원 가능성을 열었다.

뇌병변장애인 스포츠 연맹 배용한 회장 역시 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뇌병변장애인스포츠에서는 참여와 종목 개발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며 “이를 담당하고 전문적으로 지원할 기구가 구성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김권일 팀장은 장애유형별로 구성되는 체육단체가 아닌, 종목별 가맹경기단체 내의 위원회에서부터 발전시켜 나가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장애인체육 기구는 대한장애인체육회를 중심으로 각 시·도체육회와 종목별 가맹경기단체, 장애유형별 체육단체가 소속돼 있다.

김 팀장은 “프로그램 개발 및 종목 신설에 대한 필요성 의견에는 공감하지만, 뇌병변장애인스포츠 위원회 구성과 관련해서는 조직 위상과 업무 영역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며 “생활체육 보급 사업을 위주로 한다면 가맹의 의미가 없고, 전문체육 육성 사업을 위주로 한다면 기존 조직과 충돌이 불가피 하다.”고 말해 그 역할과 방향을 정확히 해야 함을 정의했다.

이어 “종목별 경기력향상위원회에 유형별 위원 1인을 반드시 참여시키는 방안이 적절할 것.”이라고 제안하며 “생활체육 보급 사업은 협회 내 하위조직으로 업무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며 조직기반을 공고히 해 대한장애인체육회 및 시·도장애인체육회의 관련 예산을 지원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는 지난 7일 세종대학교 해금강홀에서 ‘중증뇌병변장애인 스포츠 활성화 방안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참여 활성화와 다양한 종목으로의 저변 확대를 촉구했다. ⓒ정두리 기자
▲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는 지난 7일 세종대학교 해금강홀에서 ‘중증뇌병변장애인 스포츠 활성화 방안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참여 활성화와 다양한 종목으로의 저변 확대를 촉구했다. ⓒ정두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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