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우동민 열사 2주기 추모제… “그가 품었던 ‘장애해방’과 ‘차별받지 않는 세상’의 꿈 이뤄야”

“앞도 보고, 옆도 보고, 뒤도 보고, 그렇게 함께 갑시다.” _ 故 우동민 열사

장애해방운동가 故 우동민 열사의 2주기를 기해 지난 2일 오후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앞에서 추모제가 열렸다.

우 열사는 1968년 태어나 38년 동안 집과 시설에서 지내다가 지난 2005년 자립생활을 시작했다. 2005년 ‘정립회관 민주화투쟁’에 참가를 시작으로 2006년 ‘활동보조인 제도화 투쟁’, 2008년 ‘성람 및 석암 재단 시설비리 척결 투쟁’과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 투쟁’등 수많은 현장에 나와 묵묵히 투쟁해 왔다.

▲ 장애해방운동가 故 우동민 열사의 2주기를 기해 지난 2일 오후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앞에서 추모제가 열렸다. ⓒ정두리 기자
▲ 장애해방운동가 故 우동민 열사의 2주기를 기해 지난 2일 오후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앞에서 추모제가 열렸다. ⓒ정두리 기자
그러던 중 2010년 12월 3일 ‘장애인활동지원법의 올바른 제정과 국가인권위원회 현병철 위원장 사퇴 촉구’를 외치며 인권위 농성 중 폐렴에 걸려 응급실로 호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2011년 1월 2일 급성폐렴으로 사망했다.

장애계는 그를 “언어장애로 말은 많이 없었지만 언제나 호탕한 웃음과 푸근한 모습으로 주위 사람들을 보이지 않게 챙겼고, 때론 엉뚱한 행동과 농담으로 지친이들에게 작은 웃음을 주곤 했다.”며 “현 정부가 사회적인 차별과 양극화의 심화 속에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더욱 비참한 생활로 내몰고, 장애인을 장애라는 철창 속에 가두고 죽음으로 내모는 현실에서 우 열사는 묵묵한 실천으로 현장을 지켰고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위해 투쟁했다.”고 기억했다.

▲ 추모제에 참석한 우동민 열사의 어머니는 “동민이가 그런 추운데서 살고, 사람답게 한번 살아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며 “추운 날에도 아들을 잊지 않고 추모해 줘서 고맙다.”며 인사를 건넸다. ⓒ정두리 기자
▲ 추모제에 참석한 우동민 열사의 어머니는 “동민이가 그런 추운 곳에서 살고, 사람답게 한번 살아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며 “추운 날에도 아들을 잊지 않고 추모해 줘서 고맙다.”며 인사를 건넸다. ⓒ정두리 기자
추모제에 참석한 우 열사의 어머니는 “동민이가 그런 추운 곳에서 살고, 사람답게 한번 살아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며 “추운 날에도 아들을 잊지 않고 추모해 줘서 고맙다.”며 인사를 건넸다. 이어 “자식을 먼저 보낸 어미로 무슨 할 말이 있겠나. 같이 있을 때는 몰랐는데 떠나고 나니 후회가 남는다.”라며 “그러나 이미 떠난 자식 어찌하지도 못한다.”고 한탄을 내려놓았다.

이날 추모제에 모인 장애계 활동가들은 우 열사에 대한 기억을 되새기며 그가 품었던 ‘장애해방’과 ‘차별받지 않는 세상’의 꿈을 이루기 위한 다짐을 이어갔다.

장애해방열사 ‘단’ 박김영희 대표는 “여전히 현병철은 인권위에 있고, 장애인에 대한 차별도 여전하다. 그러나 우동민은 없다”며 우 열사에 대한 그리움을 전했다.

이어 “우리는 우 열사를 기억에 묻고 있다. 덮은 것이 아니라 기억에 묻어 또 하나의 실천으로, 우리의 과제로 그를 기억한다.”며 “우 열사가 원했던 것처럼 장애인들이 당당히 살고 당당히 거리를 활보하며 원하는 것을 필요한 만큼 지원받을 수 있을 때,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지 않고 인권이라는 말 조차 필요 없는 세상이 될 때, 우 열사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 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해 그가 품었던 꿈을 계속 이어가야 함을 강조했다.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원교 소장은 “우 열사가 외쳤던 장애해방, 차별받지 않는 세상, 장애인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 이런 것들을 만들기 위해 가야할 길이 너무나 멀다.”며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인권위 현 위원장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2010년 12월 3일, 당시 장애계 활동가들이 농성을 벌이는 과정에서 인권위가 전기와 난방을 차단하고 승강기 운행을 중지해 사실상 장애인들을 고립되게 만드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우 열사는 폐렴에 걸려 사망했고, 아직도 현 위원장은 ‘사실무근’이라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 소장은 “인권위 현 위원장은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역사는 반드시 우리가 왜 싸워야 했는지, 왜 우 열사가 그렇게 떠나야 했는지를 알게 해 줄 것.”이라며 “인권위라는 기관이 장애인의 인권을 이토록 무참히 짓밟고 진실을 부정하고 있다. 우리 자신과 후배, 그리고 이 사회를 위해 인권을 바로세우는 전진을 계속하자.”고 촉구했다.

국가인권위원회제자리찾기공동행동 명숙 집행위원은 “추운 겨울, 음지와 양지의 차이는 크다. 햇빛 잠깐이 비춰도 온기가 도는 것이 추운 겨울 날씨의 양지다.”라며 “장애인권의 현실이 추운 겨울과 닮아 있다. 햇볕을 가로막은 권력과 자본을 치워야 하는 인권위가 오히려 그들을 가리는 음지 역하을 하고 있다.”며 통탄스러운 현실을 비판했다.

이어 “현 위원장의 연임에 온 국민과 국제사회가 반대와 우려를 나타냈지만 현 정부는 독단적인 ‘연임 결정’을 발표했다.”며 “다음 달이면 박근혜 당선인의 새 정부가 출범한다. 새 정부가 인권에 관심이 있다면 무자격 현 위원장에 대한 입장을 정확하게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대표는 “권력도 인권위도 믿을 수 없는 세상이 됐다.”라며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고 인권을 쟁취하기 위해, 그리고 우 열사가 바라던 사회를 만들기 위해 목소리와 힘을 모아 투쟁하자.”고 다짐했다.

▲ 장애해방운동가 故 우동민 열사의 2주기를 기해 지난 2일 오후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앞에서 추모제가 열렸다. ⓒ정두리 기자
▲ 장애해방운동가 故 우동민 열사의 2주기를 기해 지난 2일 오후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앞에서 추모제가 열렸다. ⓒ정두리 기자
▲ 장애해방운동가 故 우동민 열사의 2주기를 기해 지난 2일 오후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앞에서 추모제가 열렸다. ⓒ정두리 기자
▲ 장애해방운동가 故 우동민 열사의 2주기를 기해 지난 2일 오후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앞에서 추모제가 열렸다. ⓒ정두리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대표 ⓒ정두리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대표 ⓒ정두리 기자
▲ 장애해방운동가 故 우동민 열사의 2주기를 기해 지난 2일 오후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앞에서 추모제가 열렸다. ⓒ정두리 기자
▲ 장애해방운동가 故 우동민 열사의 2주기를 기해 지난 2일 오후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앞에서 추모제가 열렸다. ⓒ정두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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