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차별금지법 상 웹 접근성 보장 방안 세미나 열려

오는 4월 장애인차별금지및권리구제등에관한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의 단계적 시행에 따라 웹 접근성 준수 의무화를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 교육기관을 비롯해 모든 법인, 금융권 및 항공사 등 사용자에게 웹 서비스를 제공하는 웹 사이트가 접근성 준수의 주요 대상이 될 예정이다.

이에 한국웹접근성인증평가원과 (주)블루그리드는 22일 이룸센터에서 ‘장애인차별금지법 상의 웹 접근성 보장 방안 세미나’를 열었다.

이들 단체는 “법인 담당자 도는 웹 사이트 관리자 및 개발자, 기획 및 디자이너 등 웹 접근성 구축에 관심을 가진 관련 관계자 150여명을 대상으로 웹 접근성에 대한 이해를 돕고, 웹 접근성 구축과 제작에 대한 정보제공 및 홍보와 웹 접근성 개발을 위한 대책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이번 세미나의 취지를 밝혔다.

▲ 한국웹접근성인증평가원과 (주)블루그리드가 22일 이룸센터에서 ‘장애인차별금지법 상의 웹 접근성 보장 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 한국웹접근성인증평가원과 (주)블루그리드가 22일 이룸센터에서 ‘장애인차별금지법 상의 웹 접근성 보장 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웹 접근성이란 ‘장애인들이 웹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이야기 한다. 특히 이러한 웹 접근성 준수는 장애인에게 가장 혜택이 많이 돌아가는 것이 사실이지만, 나아가 모든 사람이 정보통신 기기나 서비스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국웹접근성인증평가원은 강조한다.

한국웹접근성인증평가원 김진원 팀장은 “웹 접근 성 준수를 위해 한국형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 2.0에 따라 각종 진단들을 이용해 홈페이지를 제작 또는 개선 작업을 하고 있지만, 실제 사용성이 제일 취약한 지체·시각·청각장애인들의 사용자 평가가 없이 개선완료를 말하고 잇는 실정.”이라며 “실제 홈페이지를 운용하는 사람들이 사용자 평가의 중요성과 필요성, 그리고 누구를 위한 웹 접근성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금융권 웹 접근성 58%… 텍스트 미제공과 키보드 접근 자체 불가

이날 세미나에서는 실제 웹 접근성 준수 현황을 알아보기 위한 금융권 웹 접근성 실태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한국웹접근성인증평가원이 실시한 금융권 실태조사는 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기업·시티·스탠다드차타드·농협·수협·대구·경나·부산·광주·전북·제주·한국·한국산업·한국수출입은행 등 국내 19개 은행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평가방법은 스트린리더를 이용한 시각장애인과 키보드만으로 이용가능한 지체장애인의 접근 가능성을 대상으로 ▲메인페이지 ‘공지사항 찾아 읽어보기’ ▲정보 확인 ‘CEO 이름’, ‘연혁’, ‘본점주소 찾아보기’ ▲게시판이용 ‘게시물 찾아 읽어보기’ ▲자료다운 ‘자료 다운로드 해보기’ ▲검색 ‘콘텐츠 링크, 지정, 통합검색’ 등 부분이 평가 항목으로 설정됐다.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평가 항목 중 실제로 장애인 접근이 가능했던 성공 과업은 58%로 나타났다. 메인페이지 접근성은 61%, 정보 확인 54%, 게시판이용 57%, 자료다운 55%, 정보검색 54% 등으로 성공률이 나타났다.

▲ 금융권 웹 접근성 실태조사. 출처/ 한국웹접근성인증평가원
▲ 금융권 웹 접근성 실태조사. 출처/ 한국웹접근성인증평가원
접근이 불가능 했던 주요 사례로는 시각장애인의 경우 본문 바로가기와 대체 텍스트, 서식 레이블, 플래시, 새창 열기 등에서 웹 사이트 이용에 어려운 항목으로 나타났다. 지체장애인의 경우는 키보드 접근성 제한이 주요 제한 사례로 조사됐다.

김 팀장은 “실태조사로 나타난 은행권 웹 사이트들의 정보접근성의 주요 위반 사례는 대체텍스트 미제공과 키보드 접근 자체가 불가능한 사례.”라며 “또한 반복 영역 건너뛰기가 미제공 되거나 동작 안하는 사례들로 다수 발견돼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실제 장애인들이 여러 금융기관을 웹상에서 이용하는 데 문제가 있다. 빠른 개선이 필요하고, 개선이 끝났다고 하더라도 실제 사용하는 장애인들의 입장에서 사용이 가능한지를 파악해야 하는 만큼 개선 과정에서 장애인의 실질적 참여가 중요하다.”고 촉구했다.

특히 김 팀장은 실제 자신이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겼었던 어려움을 전하기도 했다.

김 팀장은 “웹 사이트 이용에서 가장 싫은 말이 ‘설치를 원하면 여기를 클릭하라’는 말이다. 실제 5분간의 사용을 위해 몇 시간 동안 설치를 찾아다녀야 한다.”며 “홈페이지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사람들이 실 사용자의 입장에서 많은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당부했다.

또한 “웹이란 장애에 구애 없이 모든 사람들이 손쉽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며 “장애인을 비롯한 모든 사람이 손쉽게 웹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웹 접근성 구현 위해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인식 변화 필요”

불르그리드 웹접근성 연구소 심재호 팀장은 웹사이트 제작 및 관리 담당자들에게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인식 변화를 촉구했다.

심 팀장은 “웹 사이트 제작 담당자들은 비장애인의 경험 상 시각에 중심된 웹 사이트를 만들고, 시각적으로 보이는 화면에서 마우스를 동시에 이동해 사용하는 웹 사이트를 제작하게 된다.”며 “하지만 시각장애인들의 경우는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닌 소리로 세상을 듣고 촉각으로 느낀다. 더불어 지체장애인들은 마우스가 아닌 키보드 만으로 웹사이트를 이용하기도 한다.”고 사용방법에서의 차이를 이야기 했다.

이어 “이러한 차이가 웹 접근성에서의 차별을 만드는 것.”이라며 장애인 웹 접근성에 대해 고민하지 않아왔던 그동안의 웹사이트 현실에 문제점을 지적했다.

심 팀장은 “현재 구현되고 있는 웹사이트들의 대부분은 순차적으로 보여지는 것이 아닌, 한 번에 차려져 시각적으로 보여지고 있다.”며 “그동안 웹사이트 제작자들이 가져왔든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시각적으로 보는 것만이 아닌 소리로 듣고, 마우스 이용만이 아닌 키보드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해 모두가 사용가능한 웹 사이트 제작 패러다임으로 웹 접근성을 구현하기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해운대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상훈 팀장은 실제 사례를 통해 웹 접근성 실태를 지적했다.

이 팀장은 금융기관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기 위해 공인인증서를 받는 과정에서 시각장애로 잔존시력이 남아있지 않아 공인인증서 이용 시 타인에게 의존하게 됐다. 하지만 이 경우 ‘개인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사용이 불가하다는 것.

이처럼 금융기관 웹 사이트 접근성이 준수하더라도 공인인증서 이용이 불가능 하거나, 공인인증서가 있더라도 링크에 대체 텍스트(그림이나 사진 등에 내용을 설명하는 글)가 제공되지 않아 웹사이트 이용의 기본이 되는 로그인이 불가능한 경우 등도 있었다.

 표면적으로 웹 접근성이 확보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사용에서는 제한이 많은 상황이라는 것이 이 팀장의 실제 경험을 통해 본 실태다.

이 팀장은 “웹 접근성이란 장애인들이 스크린리더나 키보드, 조이스틱 등을 이용해 웹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해 주는 것.”이라며 “웹 접근성이 준수되지 않는 현실에서 정보 소외계층이 금융 업무상 불이익을 당하는 등 구체적인 사례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웹 접근성 확보를 위한 기술적 연구와 방법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웹 접근성에 대한 인식이 가장 중요하다.”며 “단순한 법적 준수를 위해서 또는 기술적 혁신을 위해서 웹 접근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인터넷 상의 모든 콘텐츠는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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