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옥란 열사 정신 계승 위한 빈민결의대회’ 펼쳐져

▲ ⓒ안서연 기자
▲ ⓒ안서연 기자
장애인이자 도시 빈민으로서 투쟁했던 故 최옥란 열사가 세상을 떠난 지 11년째를 맞이한 지난 26일, 그의 뜻을 이어 받아 ‘빈곤과 차별이 만연한 세상을 바꿔나가겠다’는 결의을 다지기 위해 노점상·철거민·장애인·홈리스 등이 광화문 광장에 모였다.

1987년도 장애인 노동권 쟁취 투쟁을 시작으로 장애운동의 첫 발을 내디뎠던 故 최옥란 열사. 활동 전, 남편을 만나 결혼과 출산 그리고 이혼의 아픔을 겪고, 양육권마저 잃었던 그는 스스로 자립하기 위해 청계천에서 노점상을 하며 생계를 꾸려갔다.

하지만 노점상 수익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병원비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수급권자로 등록했지만, 양육권을 되찾기 위해 빌린 돈을 통장에 넣어둔 것이 문제가 됐고, 수급권자와 노점상 중에 하나만 선택하라는 주민센터의 압력에 열사는 투쟁을 결심하게 됐다.

이에 2001년 12월 3일 겨울,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당시 27만 원에 불과했던 최저생계비의 현실화를 요구하며 수급액을 반납하는 투쟁 등을 전개했으나, 정부의 입장은 ‘요지부동’이었고 이중삼중의 억압에 저항하던 열사는 끝내 2002년 3월 26일 심장마비로 자신의 삶을 정리했다.

▲ ⓒ안서연 기자
▲ ⓒ안서연 기자
마지막 순간까지 장애인·빈민의 열악한 삶을 개선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던 故 최옥란 열사. 하지만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1년이 지나도록 장애인과 빈민의 삶은 여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조직국장은 “사회적 약자가 이 땅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밝히며 ‘복지공약’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에 일침을 가했다.

▲ ⓒ안서연 기자
▲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대표. ⓒ안서연 기자
그는 “대선 시기 내걸었던 화려한 복지공약들이 ‘할 수 없다’, ‘재정이 부족하다’, ‘국민적 합의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물거품이 되고 있다. 노령연금 논란으로 세대간 갈등을 부추기더니, 이제는 담배값 인상과 택시비 인상 등으로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복지 기반을 마련하려고 하고 있다.”고 질책하며 “폭력으로 약자의 돈을 빼앗지 말고 정당하게 부자 증세를 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대표는 “최옥란 열사가 투쟁했던 11년 전이나 지금이나 장애인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무런 권리도 내세우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매한가지다. 하물며 200여일이 넘도록 광화문 지하도에서 농성을 펼치고 있지만, 장애인들의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요구는 메아리로 돌아올 뿐.”이라며 “준비된 여성 대통령은 장애인과 빈민에 대해서는 전혀 준비돼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질책했다.

또한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남한산성 서봉순 준비위원장은 “노점상을 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용역깡패로부터 수차례 위협을 받았고, 지금 내게 지워진 과태료는 1,700만 원이 이른다.”고 밝히며 “공무원들은 계속해서 행정으로 고발하는데, 나는 그들을 괴롭히기 위해 나온 것이 아니라 먹고 살기 위해 나오는 것이다. 차마 도둑질을 못하겠으니까, 떳떳하게 돈 벌기 위해 나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 ⓒ안서연 기자
▲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남한산성 서봉순 준비위원장. ⓒ안서연 기자
서 준비위원장에 따르면, 저임금 일자리와 만연한 정리해고로 인해 거리에 나와 생계를 이어가는 노점상은 용역깡패와 구청의 폭력단속을 피하기 바쁘다. 자신의 힘으로 먹고 살기 위해 나왔지만 국가는 아무런 배려없이 그저 ‘단속’과 ‘처벌’의 대상으로 여길 뿐이다.

이어 홈리스행동 활동가는 “국가는 오갈 데 없어 거리생활을 택한 홈리스들을 서울역 같은 공공장소에서 내쫓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경범죄 처벌법으로 ‘구걸’조차 법으로 금지하겠다고 한다.”고 토로하며 “먹고 살기 위해 거리에 나서지만 ‘도로통행방해’라는 이유로 법적으로조차 멸시하는 세상이 서럽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김 조직국장은 “일하는 노동자 절반 이상이 시급 5,000원도 안되는 최저임금을 겨우 받는 비정규직인 현실에서 박근혜 정부는 ‘일자리’가 문제라며 빈곤의 나락에 빠진 이들에게 ‘열심히 일해서 빈곤을 벗어나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일을 해도 가난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해결책부터 제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결의대회 참석자들은 투쟁결의문을 통해 “박근혜 정부가 말하는 희망의 새 시대란 1,000만 빈민의 요구와 삶의 현실에 기반하지 않고서는 결코 이뤄질 수 없을 것.”이라고 질책하며 “故최옥란 열사가 돌아가신 지 11년이 지난 지금에도 생활고에 못 이겨 숨져가는 제2, 제3의 최옥란이 생겨나지 않도록 연대를 통해 투쟁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한편, 이날 결의대회를 마친 뒤 오후 7시에는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의 주최 아래 故 최옥란 열사 11주기 및 장애해방열사를 기리기 위한 합동추모제가 진행됐다.

 

▲ ⓒ안서연 기자
▲ 홈리스행동 활동가. ⓒ안서연 기자
▲ ⓒ안서연 기자
▲ ⓒ안서연 기자

 

 

 

 

 

 

 

 

 

 

 

 

▲ ⓒ안서연 기자
▲ ⓒ안서연 기자

▲ ⓒ안서연 기자
▲ ⓒ안서연 기자

▲ ⓒ안서연 기자
▲ ⓒ안서연 기자
▲ ⓒ안서연 기자
▲ ⓒ안서연 기자

 

 

 

 

 

 

 

 

 

 

 

▲ ⓒ안서연 기자
▲ ⓒ안서연 기자

▲ ⓒ안서연 기자
▲ ⓒ안서연 기자

▲ ⓒ안서연 기자
▲ ⓒ안서연 기자

▲ ⓒ안서연 기자
▲ ⓒ안서연 기자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