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노동자의날 ‘420공투단 해단식’, ‘123주년 노동자 대회’ 진행

▲ 420공투단 해단식에 참여한 한 장애인 활동가의 모습. ⓒ안서연 기자

100여개의 장애·인권·노동·사회단체로 구성된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하 420공투단)’이 두 달여 간의 장애차별철폐투쟁 운동을 마치며 지난 1일 오후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해단식을 가졌다.

420공투단은 장애인을 시혜와 동정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을 거부하고, 정당한 권리로서 삶을 보장받기 위해 지난 3월 8일 투쟁 선포식을 시작으로 ▲장애등급제 장애인계 토론회 ▲형제복지원 사건 관련 토론회 ▲제9회 전국장애인대회 ▲장애해방열사 추모제 ▲전국탈시설욕구조사 발표 및 대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420장애인차별철폐문화제 ▲수화언어 및 농교육개선촉구 기자회견 ▲탈시설 대토론회 ▲장애인차별철폐투쟁의 날 행사 등의 운동을 펼쳐왔다.

이 과정에서 지난 달 15일에는 보건복지부 진영 장관과의 면담을 통해 ‘장애등급제를 폐지하겠다’는 확답을 얻어낸 바 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던 △발달장애인법 제정 △장애인활동보조 24시간 보장 △부양의무제 폐지 등은 여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태로, 420공투단은 이날 해단식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외치며 다시금 요구안을 관철시키기 위한 투쟁을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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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0공투단 해단식에 참여한 장애인 활동가의 모습. ⓒ안서연 기자

장애인·성소수자·빈민 등 사회적 약자 ‘연대’로 권리 쟁취해야

123번재 노동자의 날을 맞이한 이날, 420공투단은 “정부가 장애인을 차별하면서 벌금 등으로 장애인운동을 악질적으로 탄압하고 있는 실태와 비정규직 노동자를 차별하고 쌍용자동차노동자와 재능교육노동자들의 농성을 폭력으로 탄압하는 것은 결코 다른 문제가 아니다.”고 설명하며 “억압받는 국민들이 함께 차별에 맞서 투쟁을 할 때에만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대표는 “근로자의 날은 단순히 정규직 조합원만의 기념행사가 아니라 수많은 차별받는 노동자들이 권리를 주장하는 날.”이라고 주장하며 “권력자들에만 맞춰진 맞춤형 복지를 깨부수기 위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인권운동사랑방 훈창 활동가는 민주통합당 김한길·최한식 의원이 발의한 차별금지법이 보수 세력에 의해 좌초될 위기에 처한 상황을 보고하며 ‘많은 소수자 단체들이 연대해 각자의 차별에 저항할 때 비로소 우리의 뜻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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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권운동사랑방 훈창 활동가. ⓒ안서연 기자

‘장애인’을 ‘노동자’로 인식하지 않는 사회… 장애인 노동권 보장 정책 마련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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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현영 활동가. ⓒ안서연 기자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현영 활동가는 앞서 비장애인으로부터 ‘장애인이 왜 근로자의 날에 함께하느냐’는 질문을 들었다고 밝히며, 장애인의 노동권에 대해 설명했다.

현 활동가에 따르면, 장애인은 일을 한다고 할지라도 대부분 당사자의 욕구를 반영하지 않은 채 사회가 규정해 놓은 틀 속에서만 노동을 할 수 있도록 마련돼 있으며, 사회는 장애인에게 사회참여 기회를 줬다는 이유만으로 최소한의 임금조차 지급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사회는 ‘장애인은 생산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당연한 처사’라고 말하지만, 노동의 양과 노동의 흐름은 자본주의 사회가 정해놓은 선입견에 불과하므로 장애인의 속도를 고려한 노동을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현 활동가의 의견이다.

노란들판 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밝힌 김상희 씨는 직접 겪은 차별에 대해 토로하며 장애인 노동자를 바라보는 비장애인의 따가운 시선에 대해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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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란들판 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상희 씨. ⓒ안서연 기자
“저는 이 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받을 수 있다는 정규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너무나 명확했습니다. 중증장애인인 제가 교육을 받아도 노동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가족과 사회로부터 차별의 낙인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 낙인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침 일찍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할 때면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느낍니다. 바쁜 출근길에 할 일 없어보이는 중증장애인이 커다란 전동휠체어로 좁은 지하철 공간을 차지하고 있으니깐요. 엘리베이터라도 탈 때면 대놓고 말합니다. 바쁜시간에 돌아다니지 말고 낮에 한가할 때 돌아다니라고 말이죠. 아마도 사람들 눈에는 제가 노동자로 보이지 않았나봅니다.”

김 씨는 “비장애인들의 선입견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장애인이 노동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보다 보편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국가가 장애인 노동에 대한 실질적인 정책을 마련할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단언했다.

한편, 123주년 세계노동절맞이 기자회견을 마친 420공투단은 오후 3시부터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노동절 대회에 함께 참석했다.

하지만 대한문에서 시청 쪽으로 이동하던 중 경찰이 횡단보도 통행을 제지하고나서 1시간여 동안 대치상황이 벌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민들레장애인야학 김명문 동지가 중구경찰서에 연행된 뒤 1시간여만에 풀려났다.

노동절 대회에서 장애계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단상에 오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대표는 “가난하고 장애가 있는 이들이 외치는 것은 오직 하나다. 장애와 가난이 개인의 죄라고 탓하며 그 책임을 오롯이 개인과 가족에게만 전가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쌍차와 재능, 용산, 강정, 그리고 전국의 투쟁하는 모든 외침이 결국 맞닿아 있다. 우리는 더 강하게 연대하고 더 넓게 저항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밖에도 청소년노동자와 성수자 노동권모임, 영세빈민 및 용산범대위의 대표가 자리에 함께하며 차별받는 소수자의 권리에 대해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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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0공투단이 123주년 노동절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경찰로부터 제지를 당하고 있다. ⓒ안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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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0공투단이 123주년 노동절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경찰로부터 제지를 당하고 있다. ⓒ안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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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0공투단이 123주년 노동절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안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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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0공투단이 123주년 노동절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경찰로부터 제지를 당하고 있다. ⓒ안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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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0공투단이 123주년 노동절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경찰로부터 제지를 당하고 있다. ⓒ안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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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0공투단이 123주년 노동절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경찰로부터 제지를 당하고 있다. ⓒ안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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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0공투단이 123주년 노동절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경찰로부터 제지를 당하고 있다. ⓒ안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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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정보문화누리 김세식 이사가 경찰과 몸싸움 도중 상처를 입었다. ⓒ안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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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0공투단 장애인활동가들이 투쟁을 외치고 있다. ⓒ안서연 기자
▲ 420공투단 장애인활동가들이 투쟁을 외치고 있다. ⓒ안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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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문에서 시청 앞에 오는 횡단보도를 경찰버스가 막아서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했다. ⓒ안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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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3주년 노동절 대회에서 철탑 위에서 싸우고 있는 쌍용자동차 동지를 위한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안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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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3주년 세계 노동절 기념대회에서 소수자단체 대표들이 나와 연대발언을 하고 있다. ⓒ안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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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대표가 장애계의 입장을 발언하고 있다. ⓒ안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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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0공투단 이형숙 집행위원장이 123주년 노동절대회에서 투쟁을 외치고 있다. ⓒ안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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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탑에서 투쟁하고 있는 쌍용자동차 동지의 모습을 재연하고 있다. ⓒ안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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