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것도 그려지지 않은 흰색 종잇장. 책을 한 번 쓰다듬고 나니- 알파벳이 그려집니다.

또 한 번 쓱쓱 - 이번에는 과일이 잔뜩 그려진 그림책으로 변신.

재치 있는 말솜씨로 마술을 선보이는 그는 누구일까요?

바로 에이피플의 주인공 마술사 김병휘 씨입니다.

그럼 그의 이야기를 함께 만나보시죠

박고운 아나운서 : 선생님 안녕하세요.
김병휘 마술사 INT) 네 안녕하세요.
박고운 아나운서 : 네 먼저 선생님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김병휘 마술사 : 저는 우리나라 최초의 시각장애인 마술사 김병휘입니다. 반갑습니다.

박고운 아나운서 : 마술을 처음에 어떻게 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김병휘 마술사 : 2007년도에 경기도의 한 복지관에서 제의가 들어왔기에 시각장애인이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없거든요. 그래서 한 번 해보겠다고 도전을 했는데 배우는 사람 중 시각장애인은 저 혼자이고요. 지적장애인 9명과 두 달 동안 연습을 했었고, 그 마술을 가르쳐 주신 분은 전문마술사가 아닌 아름다운 여대생이었습니다. 그래서 배우게 됐습니다.

박고운 아나운서 : 마술을 배우고 난 뒤 마술사로 활동하고 계시잖아요. 그렇게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를 했고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김병휘 마술사 : 제가 부천에 있는 한 마술학원을 찾아갔어요. 인터넷 검색을 해서 그곳 선생님이 시각장애인이 마술을 하는 것을 본 적도 없고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도 몰라서 저 나름대로 어떤 책에서는 점자스티커도 붙여놓고 저만 살짝 알아볼 수 있게 구멍을 뚫어놓기도 했고요. 매번 반복하고 연습해서 남들 두세 번에 할 것을 저는 25번, 50번 정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나의 마술을 배우기까지 몇 번을 반복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따르지만 마술에 대한 열정은 꺾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는 왜 마술을 시작했을까요?

그는 자신을 통해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이 좋아 배우게 됐다고 말합니다.

김병휘 마술사 INT)
제가 지금 마술공연 말고 안마사로서 안마봉사를 하고 있거든요. 소록도 가보셨어요? (아니요.) 소록도 12년 째 어르신들 계신 곳에 매번 여름이면 거기 가서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안마를 배웠던 이유 중 하나는 봉사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배워서 직장도 갖게 됐고 봉사도 다니게 됐고, 저도 불편하지만 다른 분들이 저를 보면서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봉사하고 있어요.

그는 2011년도 유명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얼굴이 알려지기 시작했는데요.

가끔 그를 알아보는 사람들의 응원은 마술을 할 때, 그리고 안마봉사를 할 때 더 큰 기쁨으로 다가온다고 합니다.

김병휘 마술사 INT)
공연과 안마를 했을 때 너무 즐거워하시고 기뻐하시고 또 잘 봤다고 응원도 해주시고 TV에 한 번 씩 나오니까 봤다고 아는 척 하는 분들도 있어요. 그래서 제가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병휘 씨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하는 활동보조인 김동월 씨,

그녀는 김병휘 씨의 열렬한 팬이자 친구인데요. 그의 봉사하는 마음을 배우고 싶다고 전합니다.

김동월 / ‘김병휘’ 씨 활동보조인 INT)
김병휘 씨는 봉사활동을 지금 소록도에서 10년째 하고 있고 주말에도 개인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도 그런 점을 좀 배워서 봉사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아직 총각이시거든요. 좋은 배필을 만나서 가정을 행복하게 꾸려봤음 좋겠고요.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주변의 시선에 도전하고 나와의 싸움을 즐긴다는데요.

김병휘 마술사 INT)
앞으로의 꿈은 더 많은 마술을 접해서 더 소외된 분들이나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어디라도 가서 공연을 하고 그분들과 즐겁게 함께하는 것이고요. 세계 일주를 해서 그것을 완성시켰을 때 누군가는 또 도전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게 하고 싶은 목표입니다.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가 아니라 나는 지금도 하고 있다, 여러분도 지금 무엇인가를 배우고 싶은 것이 있다면 저에게 요청을 하시면 될 것 같고요. 마술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나 배우고 싶은 분이 있다면 그분들에게 이 비법을 다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자신이 배운 마술까지도 나누겠다고 말하는 김병휘 마술사.

그의 마술이 나눔 가득한 사회를 만드는 마술로 이어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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