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대한민국 장애인 문학상·미술대전 시상식 열려

대한민국 장애인 문학상·미술대전 시상식이 6일 오후 3시 서울시립 경희궁미술관 제1전시실에서 진행됐다.

올해로 23회째를 맞이하는 대회에는 문학상 부분에 548편이, 미술대전 부분에 215점이 접수됐다.

문학상 산문부(단·중편소설, 동화, 수필) 대상에는 ‘수탉(동화)’을 쓴 이상엽 씨가, 운문부(시, 동시) 대상에는 ‘길(시)’를 쓴 최강현 씨가 당선됐다. 미술대전 1부(한국화, 서양화, 공예·조각) 대상은 ‘심포니 오케스트라(서양화)’의 류영일 씨가, 2부(서예, 문인화, 전각, 서각) 대상은 ‘사천목수처(서예)’의 하정길 씨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더불어 미술대전 특별상에는 최해석 씨의 ‘오래된 편지(서양화)’가 문체육관광부장관상에 선정됐으며, 임용순 씨의 ‘행초서(서예)’가 보건복지부장관상에 선정됐다.

미술대전 1부 대상작 ‘심포니 오케스트라(서양화)’의 류영일(54, 시각장애 6급) 씨는 생동감 넘치는 표정과 섬세한 구도의 표현은 작가의 개성이 잘 담긴 작품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폭우 속에 정박된 선박이 춤을 추듯 리듬을 타고 박자를 맞추는 듯 한 느낌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은, 시상식에서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류 씨는 “장애에 대해 크게 불편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며 “한 쪽 눈이 안보이다 보니 거리감 등을 표현할 때 실수를 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실수의 일부분일 뿐, 미술에 대한 나의 열정은 비장애인 예술가와 비교했을 때 떨어지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류 씨는 본업 외에 복지관에서 장애인을 대상으로 미술을 지도하고 있다. 그는 “다른 장애인들에게 그림을 통해 즐거움을 주면서 장애인들이 그림을 그리고 완성시킬 때, 굉장히 큰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낀다.”며 “장애인들에게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를 줄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전했다.

이어 “미술이 자신의 동반자”라며 “앞으로 장애인들의 미술 지도를 통해 즐거움을 주고 희망을 전하는 활동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술대전 2부 대상을 차지한 하정길(73, 지체장애 2급)씨의 ‘사천목수처(서예)’는 기초가 탄탄한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 씨는 “처음 출품한 작품이 대상을 차지해 천상을 거니는 기분.”이라며 “취미생활로 시작한 서예가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기쁨을 전했다.

이어 “서예를 하다보면 잡념이 사라지고 정신수양도 된다.”며 “힘이 닿을 때 까지 서예를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산문부 대상 작품 ‘수탉’은 환상적 기법보다 사실주의 기법을 통해 아이의 심리변화를 생동감 있게 표현됐으며, 더불어 어릴적 경험담을 사실적으로 그렸다는 점에서 좋은 평을 얻었다.

이상엽(34,지체장애 2급) 씨는 “체육시간이 되면 혼자 교실을 지켰고 그럴 때마다 자신을 지킨 것은 책이었다.”며 작가의 꿈을 키워온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어릴 시절 경험담을 담은 ‘수탉’은 소통과 화해를 통해 따뜻한 이야기를 작품 속에 담고 싶었다.” 고 전했다.

이어 “글을 통해 또 하나의 세상을 만나고, 상처받은 사람들의 아픔을 헤아리는 소통의 작가가 되고 싶다.”며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고 따뜻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계획했다.

운문부에서 대상을 받은 최광현(52, 지체장애 4급)씨의 작품 ‘길(시)’은 삶에 관한 깊이 있는 성찰을 예술적인 표현으로 형상화한 좋은 작품이라는 평을 얻었다.

20대에 사고로 장애를 입은 최 씨는 어린시절 외항 선원이셨던 아버지께 편지를 보내면서 문학에 대한 꿈을 키웠다.

그는 “가족들과 헤어지게 되면서 시작된 고민이 자아성찰로 이어져 ‘길’이라는 시를 쓰게 됐다.”며 “글쓰기의 길은 항상 혼자였지만 외롭지는 않았다. 나와 내 글을 보며 외로운 사람들이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문학상과 미술대전 수상작은 각각 모음집과 화집으로 발간되며, 문학상 수상작 모음집은 서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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