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c. “1951년, 정월 4일 그 날 아이가?”
“뭔 날인데요?”
“이 날 모르나? 거창사건 있었던 날 아이가?”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의 사진들 속에서 어린 소녀의 사진을 발견하는 지윤.

사진 뒷면에 적힌 메모를 따라 경상남도 거창으로 향합니다.

지윤은 그곳에서 한국전쟁 중 벌어진 ‘거창 양민학살사건’을 알게 되고, 자신의 할아버지가 당시 국군으로 학살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직감하는데요.

6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1951년 2월의 ‘거창 사건’.

지난해 말 개봉한 이 영화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후손이 우연히 거창에서 만나 진실을 알게 되면서 화해하고 용서하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거창사건’이 영화로 제작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INT 김재수 감독/ 영화 ‘청야’ 연출
“4.3사건이나 광주민주화운동이나 이런 부분들은 거의 (언급이) 많이 됐는데 거창 사건 같은 경우는 더 참혹했거든요. 자기들도 스스로 잊고 있었던 부분들에 대해서 좀 각성을 하자, 되새김을 하자 그런 차원에서 이 영화를 연출하게 된 겁니다”

이처럼 실제 사건을 다룬 한국영화들이 지난해 연말을 시작으로 극장가에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지구반대편 외딴 섬에 수감된 한국인의 실화를 그린 ‘집으로 가는 길’은 입소문을 타고 꾸준한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고, 1981년 ‘부림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변호인’ 또한 600만을 넘기며 순항 중입니다.

그렇다면 왜 실화를 다룬 작품들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일까.

우리의 삶과 결코 무관하지 않은 영화 속 현실세계가 극의 몰입감을 높였다는 분석입니다.

INT 옥선희/ 영화칼럼니스트
“어떤 소재는 정치적인 것이나 역사적인 사건에서 따올 수 있다고 하더라도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과 유리되지 않는 그런 당위성을 잘 입혔기 때문에 아마 많은 관객들이 좋아하면서 또 지나간 인물에 대해서 생각하고 지나간 사건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현재의 내 삶도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아하신다고 생각합니다”

새해 극장가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현실 소재의 작품들.

잔잔한 울림과 뜨거운 감동으로 극장가를 물들이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김대희 카메라감독/ 편집: 김선영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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