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모가 양육을 맡는 게 당연하다’는 사회적 인식이 한몫

전업주부가 직장에 다니는 기혼여성에 비해 양육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고, 우울증의 정도도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정책연구소는 ‘어머니의 취업유형에 따른 영아의 기질, 어머니의 심리적 특성, 양육방식의 차이 연구’라는 논문을 10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09년 ‘한국아동패널 2차년도’ 자료를 바탕으로 생후 18개월 미만의 자녀를 둔 여성 1,863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며 일하는 엄마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정규직 엄마와 전업주부의 심리상태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전업주부는 정규직 엄마보다 부정적 심리지표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일정한 직업을 가진 정규직 엄마의 경우 양육 스트레스가 전업주부보다 더 낮았다. 정규직 엄마의 양육 스트레스 지표는 2.67점이었으며 전업주부는 2.77점이었다. 우울감의 경우에도 정규직 엄마(1.82점)보다 전업주부(1.95점)가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과제 수행능력에 대한 신념이나 기대인 ‘자기효능감’과 자신에 대한 평가적 측면을 담고 있는 ‘자아존중감’은 정규직 엄마가 5점 만점에 3.78점, 3.58점이었고 전업주부인 엄마는 3.66점, 3.46점에 그쳤다. 전업모는 자기효능감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양육 과정에서 남편과 사회의 지원이 다른 집단에 비해 절실히 필요함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직업을 가졌다고 해서 모든 면에서 정서적인 안정감을 보이는 것은 아니었다. 비정규직 엄마의 자기효능감(3.66점)과 우울감(1.95점) 분야는 전업주부와 평균점수가 같은 것으로 나타난 것. 이는 직업의 ‘질’도 자녀가 있는 여성의 심리에 영향을 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논문을 집필한 배재대학교 유아교육과 임현주 강사는 “전업주부가 정규직 어머니보다 양육 스트레스 점수가 높은 것은 전업모가 양육을 맡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회적 인식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했다.

임 강사는 “현재 사회적 분위기에서 전업모는 취업모에 비해 인적 지원을 제대로 받을 수 없다.”며 “전업모의 자기효능감과 자아 존중감을 높이기 위해 양육과정에서 남편과 사회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취업모에게 긍정적인 심리 상태를 만들어 주려면 일자리 수의 증대에만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 급여나 노동기간의 안정성이 보장된 정규직 제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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