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슬퍼할 시간 좀 가지면 안 되는 거야?”
“이사벨, 다들 털어버린 거야 이제 당신도 그래야 해”
“무슨 뜻이야?”
“다들 끝났다고 얘기하잖아 근데 아버님은 돌아가셨어 더이상 가족이 아니야”

애인인 어윈과 함께 작은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며 살아가는 이사벨.

아버지가 죽었다는 소식에 정치가인 언니 마리온과 성공한 기업가인 형부 톰이 집으로 돌아옵니다.

한편 아버지의 새 아내 캐서린은 언니 마리온과 번번이 부딪치면서 갈등이 시작되는데요.

가벼운 작품이 대학로의 대세가 되고 있는 요즘, 묵직한 정통 연극 한 편이 무대에 오릅니다.

영국 최고의 극작가 데이빗 헤어의 대표작인 '은밀한 기쁨'이 국내 첫 선을 보이는 건데요.

작품은 한 가족을 중심으로, 서로의 가치관이 충돌하는 과정과 그 안에서 갈등하다 결국 파멸에 이르는 인물들 간의 심리를 생생하게 그려냈습니다.

소극장 연극 '그게 아닌데'로 각종 연극상을 휩쓸었던 연출가 김광보 씨의 세련된 연출력과 절제감이 돋보입니다.

INT 김광보/ 연극 '은밀한 기쁨' 연출
“특히 이 작품을 어떻게 풀 것인가를 상당히 많이 고민을 했는데요 가족 관계에 중심을 두고서 배우의 연기에 중점을 두자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한편 5년 만에 무대로 복귀한 배우 추상미는 정통 연극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INT 추상미/ 연극 '은밀한 기쁨' 주연배우
인간의 삶을 진지하게 성찰하게 하는 연극, 그리고 뭔가 물음을 던질 수 있는 그런 작품들이 저는 좋은 것 같아요 그런 작품이 좀 많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의 축적'과 '사회적 성공'이 아무런 의심 없이 추구돼야 할 것인가를 날카롭게 파고든 연극 한 편.

세대 간의 갈등과 가치관의 혼란을 겪고 있는 현재의 대한민국 사회에 화두를 던집니다.

<영상취재: 양국진 카메라감독/ 편집: 정제원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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