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 양적 확대 아닌 ‘전문성’ 길러야
사회복지사, 양적 확대 아닌 ‘전문성’ 길러야
  • 김지환 기자
  • 승인 2014.06.13 19:38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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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교협 등 복지단체, ‘사회복지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을 위한 공청회’ 열어

한국사회복지교육협의회는(이하 한사교협) 사회복지사에 대한 낮은 처우와 열악한 환경 해결을 위해 사회복지사의 역량 강화 및 예비 사회복지사 교육 확대 등의 ‘사회복지전문가 양성’에 대한 법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복지단체 및 사회복지 전문가들은 일정 부분 동의하는 반면, 조금 더 현실적이고 근본적인 문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13일 국회도서관 지하1층 소회의실에서는 한사교협과 새누리당 유재중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 의원,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한국사회복지학회 등이 주최한 ‘사회복지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토론자들은 현재 사회복지사의 열악한 환경과 직업의 안전성이 훼손돼 가는 현상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사회복지교육의 과제와 사회복지 교과목 개편 방향을 논의했다.

먼저 사회복지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해 발표한 삼육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정종화 교수는 현재 사회복지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개선안을 제시했다.

사회복지사의 열악한 환경, 전문성으로 극복해야

정 교수는 “현재 사회복지사들은 전통적으로 낮은 보수 등의 열악한 처우와 지위 속에서도 사회복지실천현장을 지키고 사회복지를 발전시켜 왔으며, 수요자의 욕구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며 “그러나 사회복지의 정체성 혼란과 업무의 비효율성이 잠재하고 있으며, 같은 사회복지영역이라도 사회복지사의 업무 내용과 요구하는 직무역량 수준은 많은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대부분의 사회복지사들은 새로운 지식과 기술 등을 배우기 위해 대학원을 진학하기도 했지만 상당수의 사회복지사들이 사회복지환경의 급변하는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사회복지노동시장을 완전히 떠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복지계는 이에 대한 뚜렷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바라봤다.

정 교수는 현재 문제되고 있는 사회복지사 체계의 원인으로 ▲사회복지교육이 실천현장에서 사회복지전문직으로서 충분하게 업무를 한 수준에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 ▲인력공급체계에서 수요를 염두 하지 않은 채 인력을 과잉 공급했다는 점 ▲사회복지사 제도를 합리적으로 운영하는 데 필요한 관련 교육정책 및 자격제도가 불일치하거나 개별적 측면에서 내용적으로 부재했다는 점 ▲시대 변화에 따른 사회복지 교과과정 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 등을 제시했다.

특히 4년제 혹은 2년제 대학교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형식적이며 폭 좁은 교과목으로는 사회복지사의 전문성을 기대하기 힘들며, 대학교에서 사회복지 전공을 하지 않은 ‘비전공’ 학생들도 쉽게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것은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의 전문성과 정체성 모두를 잃게 만든다는 것.

정 교수는 “한사교협은 이와 같은 문제점 해결을 위해 지난 2005년부터 약 10년 동안 사회복지 교과목에 관련된 설문조사와 교과목 개편에 대해 논의해 왔다. 그 결과 ‘사회복지학 전공교과목과 사회복지관련 교과목에 대한 개정안’과 ‘사회복지사업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내놓게 됐다.”고 전했다.

▲ 사회복지학 전공교과목과 사회복지관련 교과목 개정안 내용.
▲ 사회복지학 전공교과목과 사회복지관련 교과목 개정안 내용.
개정안의 내용으로는 ▲필수 이수교과목을 현행 ‘10과목 30학점’에서 ‘13과목 39학점’으로 상향조정을 제안하고, 기존의 선택교과목 4과목 12학점을 합쳐 기존의 42학점 이수에서 51학점 필수 이수로 규정 제안 ▲현행 3학점 120시간의 사회복지현장실습 교육을 3학점 160시간 이상 필수 이수로 규정하고 실습기관의 ‘슈퍼바이저’를 1급 사회복지사 5년 이상의 실습지도 경력자, 2급 사회복지사의 경우 7년 이상의 사회복지 실습기관 경력자로 규정하는 등 사회복지현장실습 강화 ▲사회복지교육기관의 실습지도교수 자격기준을 사회복지학과 및 사회복지관련 교육기관 전임교수로서 사회복지 1급 자격을 취득한 자 또는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자로 사회복지 교육경력이 3년 이상인 자‘로 제안해 사회복지 교육자에 대한 기준 상향 등이다.

‘사회복지사 자격증’ 아닌 ‘사회복지학’이 우선돼야

▲ 그리스도대학교 전석균 교수.
▲ 그리스도대학교 전석균 교수.
그리스도대학교 전석균 교수는 이번 개정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동의하고, 무분별한 사회복지사 양산을 비판하며 사회복지사의 전문성을 강조했다.

전 교수는 “올해 3월,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교부 받은 사람은 총 67만7,641인이며 이 중에서 7만5,000인 정도만이 사회복지 관련 기관에서 활동하고 있다.” 며“사회복지사의 공급확대는 복지 사각지대를 위한 인적 자원 활용이라는 측면도 있겠지만 자격증 홍보성 광고에서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방법을 알리고,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배출하는 교육기관의 지나친 양적 공급 팽창은 사회복지서비스의 질적 저하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의 교육 자체가 질적인 문제에서 등한시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회복지학 역시 그러한 측면에서 ‘상실대로’에 놓여 있다. 현재 ‘사회복지사 자격증’만 있지 ‘사회복지학’은 없다. 우리는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정안에는 일부 동의, 현실성은 “글쎄”

▲ 대구보건대학교 이기량 교수.
▲ 대구보건대학교 이기량 교수.
반면에 개정안에 대해 일정부분 동의하지만, 개정안에 대한 설문조사와 논의에 대한 신뢰성과 개정안의 일부내용 등을 지적하며 폭 넓은 사전 조사와 복지교과목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대구보건대학교 이기량 교수는 이번 개정안의 사전 설문 조사에서 ‘전문대학교’에 대한 질문지가 전혀 없었고, 개정안 내용에서조차 전문대학교에 대한 배려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사교협은 공청회에 앞서 79개 한사교협 회원대학 및 개인회원을 대상으로 사회복지 교과과정에서 필수교과목 및 선택교과목 확대방안에 대한 의견과 실습개편 방향에 대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 사회복지 필수교과목 및 선택교과목 확대방안(위 쪽)과 사회복지현장실습 개편방향 설문지(아래 쪽) 내용.
▲ 사회복지 필수교과목 및 선택교과목 확대방안(위 쪽)과 사회복지현장실습 개편방향 설문지(아래 쪽) 내용.
▲ 한양사이버대학교 박경수 교수.
▲ 한양사이버대학교 박경수 교수.
이 교수는 “앞서 한사교협 79개 회원대학 및 개인회원을 대상으로 한 필수교과목과 실습개편 방안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전문대학교는 단 세 곳만 포함됐다.”며 “이렇다보니 선택과목에 대해서 전문대학을 고려한 내용은 단 한곳도 없다. 전문대학교의 예비사회복지사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생활 시설 족으로 취업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개정안에서는 노인·장애인 돌봄 등 미시적 서비스 대한 교과목 언급은 전혀 돼있지 않다.”고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했다.

한영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부 박경수 교수 역시 “교과목개편과 관련된 폭넓은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앞서 설명한 설문조사에서 한사교협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는 지극히 배타적.”이라며 “이는 이번 논의가 기득권 문제가 아닌가하는 오해까지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하며 관련 조사의 신뢰성을 질타했다.

또한 일부 토론자들은 전적으로 샤회복지 교과목 개편에 대해 동의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현실성과 거리가 먼 안건들이 다수 포함돼있다고 지적했다.

▲ 강남대학교 이홍직 교수
▲ 강남대학교 이홍직 교수
강남대학교 사회복지학부 이홍직 교수는 사회복지 교과목에 대해서 관련 당사자들의 의견을 듣고 학교에서의 실현가능성을 이해 해야 하며, 실습에서도 양적인 개선도 좋지만 현실적인 구조와 방식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사회복지 교과목의 학점을 추가하는 경우에 사회복지 전공 학생들의 영역의 자유가 축소 될 수 있다. 기본적으로 필수과목은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 없이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부분.”이라며 “사회복지학과는 어떤 이에게는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취업을 하고자 하는 기관이 될 수도 있다. 필수과목으로 이수가 진행이 된다면 이러한 여지들이 줄어들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타 전공의 전문직 양성 교육프로그램의 경우 동종의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사전·사후 안전장치 마련의 노력을 진행했는지를 참고해 어떠한 맥락에서 어떻게 전공들이 개설되고 강조될 것인지 명분을 만들어 가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 한국학점은행평생교육협의회 문양순 학장.
▲ 한국학점은행평생교육협의회 문양순 학장.
한국학점은행평생교육협의회 문양순 부이사장은 이번 사회복지사업법 개정 법률안에 대해 “아직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도 통과되지 않은 현시점에서 공청회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의문.”이라며 이번 개정안을 부정하고 현행법의 유지를 주장했다.

문 부이사장은 “한국학점은행평생교육협의회에서는 전국 567개 학점은행기관들의 의견을 존중해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 중인사회복지사업법 개정 내용 중 2급 사회복지사에게도 국가시험을 새롭게 부과하겠다는 사항에 대해 지속적으로 불가하다는 의견을 제시해 왔다.”며 “하지만 오늘 공청회의 관련 자료에서도 2급 국가시험제도 도입을 주장하는 내용들이 있어 매우 유감스럽다.”고 전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으로 ▲현재 학점은행제기관을 통해 2급 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하는 학습자들은 대다수가 ‘만학도’이거나 경력단절가정주부 등 교육소외계층인데, 국가시험을 통해 2급 사회복지사 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이들의 평생학습 의지를 저하시킬 수 있는 점▲열악한 현재의 교육환경에서 2급 사회복지사 시험 신설은 2급사회복지사를 인성 함양이나 능력증진이 아닌 ‘국가시험’으로 치중돼 비교육적 결과를 초래할 우려 등을 제시했다.

문 부이사장은 사회복지사업법 개정법률안에 대한 절충안으로 ▲사회복지 필수과목 추가는 동의하지만 시행시기를 2015년 4월1일~2017년 4월 1일로 연장 조정 ▲사회복지현장실습 인증기관에서의 실습은 찬성하되 인증기관의 부족으로 인한 현장실습 관련 학생과 성인학습자 등 민원 야기 사태 방지책 수립 필요 ▲실습지도자의 경우 개정안대로 시행할 경우 신규 양성과 진입이 불가능하게 되는 사태가 발생하므로 현행 유지 등을 제시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의 사회를 맡은 부산대학교 이규형 교수는 “사회복지사들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예비 사회복지사를 위한 교과목을 강화하는 것에는 큰 이견이 없었지만 이를 현실화시키고 법제화 하는 부분에 있어서 현실적 부분에서 이견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어 “사회복지 교과목 개편에 관한 논의는 협의회장이 말해줬고 위원들도 설명 했듯이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고 복지사의 욕구와 바람을 반영해서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이번 공청회는 이러한 논의를 정리하고 결정을 내리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사회복지사협회 류시문 회장은 “지금의 교과목으로는 급변하는 사회에 적응 될 수 없다. 전통 복지에서 저출산과 정통가족의 해체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신사회적 위협에 대해 개인의 적응능력을 길러주는 사회복지학이 다뤄야 할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를 대처할 수 있는 사회복지사의 전문성을 확보하려면 업무의 명칭과 독점이 이뤄져야 하는데 사회복지사는 그렇지 못하다. 의과에 나온 사람은 의사가 되듯이, 사회복지사에 나온사람이 사회복지사 업무를 봐야 하는데, 사회복지 업무를 보지 않는 사람이 사회복지업무를 보고 있어 사회복지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하며 이번 개정안에 대한 자신의 뜻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