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 “혼자 답할 수 있는 부분 아니다… 충분히 검토 뒤에 답변하겠다”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인천장차연)은 28일 인천시청 앞에서 인천시장에게 7대 요구안 중 24시간 활동보조와 저상버스 추가 도입 즉각 시행 등을 요구했다.

이에 유정복 인천시장과 인천장자연의 만남이 이뤄졌지만, 유정복 인천시장은 “혼자서 답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설명하며 즉각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날 인천장차연은 “지난 4월 3일 ‘420장애인차별철폐 인천공동투쟁단’을 결성하며 인천시에 전달한 ‘7대요구안’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이 중 저상버스 추가 도입과 활동지원서비스 24시간 보장에 대한 요구에는 예산 등을 이유로 부정적 답변을 내놓고 있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7대요구안에는 ▲탈시설 전환센터 설치 등을 통한 탈시설 권리 보장 ▲장애인활동보조 24시간 지원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지원 확대 ▲장애인활동지원을 위한 활동보조인 처우 개선 ▲저상버스 확충 등 장애인 이동권 보장 ▲장애성인 평생교육권 보장 ▲발달장애인 전환지원체계수립 등이 포함돼있었다.

하지만 인천장차연에 따르면 지난 24일 인천시 보건복지국장과 인천장차연이 진행한 간담회에서 인천시는 저상버스와 활동지원서비스에 대한 요구안에 대해 ‘예산 부족으로 불가능하다’라는 답변을 내놓았다는 것.

어울림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는 송영근 씨는 “나는 최근 화재로 목숨을 잃을 뻔했다.”며 “다행히 그날은 친구가 함께 있어 목숨을 구할 수 있었지만, 활동보조인이 없으면 혼자 움직일 수 없는 내게 언제 또 다시 위험이 닥칠지 모르는 일.”이라고 끔찍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정부와 지자체는 장애인들의 위험에 대해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며 “단지 휠체어를 타고 있을 뿐 똑같은 사람인 우리에게도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여 활동지원서비스 24시간 보장을 촉구했다.

특히 저상버스 도입에 대한 촉구도 이어졌다.

인천장차연과 기자회견에 참가한 이들에 따르면 저상버스를 타려면 30분은 기본, 저상버스가 오더라도 그냥 지나쳐 버스 앞을 가로막아야만 탑승할 수 있는 경우도 다반사다.

더불어 전국 저상버스 도입 비율은 15%로 굉장히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인천시는 이에도 못 미치는 10%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인천시에서 장애인이 저상버스를 타는 것은 ‘하늘에 별 따기 수준’ 이라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천시는 현재 올해 저상버스 도입 목표였던 174대 도입에 미치지 못한 40대 도입 예산을 수립했으며, 이는 2016년 저상버스 924대 수준으로 확대라는 목표와는 전혀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이에 대해 서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경임 소장은 “인천시가 저상버스 확대 목표까지 불과 2년을 남겨두고 계획을 사실상 백지화 시키는 ‘자충수’를 둔 것.”이라며 “차별받는 장애인에게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와 저상버스 도입은 예산에 맞춰 선택하는 선택지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기본적 권리.”라며 이행을 촉구했다.

한편 기자회견을 마친 뒤 오후 4시경 인천장차연은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답변을 요구했고, 20분 뒤 유정복 인천시장이 직접 나와 면담이 성사됐다.

▲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날 장차연의 요구에 대해 “자신 혼자 결정할 수 없는 일.”이라며 실무진과 충분한 협의 뒤 답변을 주겠다고 전했다.
▲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날 장차연의 요구에 대해 “자신 혼자 결정할 수 없는 일.”이라며 실무진과 충분한 협의 뒤 답변을 주겠다고 전했다.
유 인천시장은 “어려움을 갖고 온 것은 백 번 이해를 한다. 하지만 시장은 책임을 갖고 이야기해야하기 때문에 실무진들과 충분한 이야기를 나눠 방향을 잡아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요구에 대해서 (검토 없이) 들어준다고 하면 나는 무책임한 시장이 되기 때문에 그 점을 이해해주고, 충분히 검토 뒤에 답변하겠다.”고 즉각적인 답변을 피했다.

이에 인천장차연은 “인천시장이 실질적인 답변을 내놓을 때까지 농성을 계속하겠다.”며 인천시청에서 무기한 농성을 진행했다.

▲ 인청장차연이 인천시장에게 즉각적인 답변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가로막아 충돌했다.
▲ 인청장차연이 인천시장에게 즉각적인 답변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가로막아 충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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