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치아의 라이벌이자 든든한 동료인 정호원(28, 속초시장애인체육회) 선수와 김한수(22, 경기도장애인보치아연맹) 선수의 각오는 대회 시작 전부터 단단하다.
보치아 세계랭킹 1·2위인 두 선수는 BC3 2인조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는 한편,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사이기도 하다.
보치아는 뇌병변장애인이 참가하는 경기로, 그 중 BC3는 최중증 뇌병변장애인이 보조자가 함께 경기에 임한다.
지난 6년 동안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정호원 선수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깊다. 자신보다 실력이 뒤쳐진다고 무시하지 않고, 이기기 위해 편법을 쓰는 경우는 더더욱 없다.
때문에 정호원 선수와 같이 경기를 해 본 선수들은 그의 실력에 감탄하고 예절에 또 한 번 놀란다.
정호원 선수의 보조자인 권철현(41) 코치는 그의 강점으로 오랜 경력에서 나오는 안정적인 경기력을 꼽았다. 또 몸을 좌우로 움직일 수 있어 조준할 수 있는 각이 넓고, 침착하며 노련하다는 평가다.
2012런던장애인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는 데 그쳤을 땐 은퇴까지 고민했을 정도로 선수로서의 자부심도 강하다.
김한수 선수는 특수학교인 주몽학교에서 보치아를 접했다.
운동에 재능을 보이진 않았지만, 그의 보조자이자 어머니인 윤추자(54) 코치는 아들이 세상과 소통하고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BC3는 선수가 보조자에게 지시하며 경기를 풀어가야 하지만, 김한수 선수의 경우 언어장애가 있어 직접 만든 숫자판을 통해 윤 코치와 소통한다.
끈질긴 노력과 성실함으로 김한수 선수는 중학교 2학년 때 전국대회에서 1위를 하며 주위를 놀라게 했고, 2010광저우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고교 2년부터 태극문양을 달고 각종 국제대회에 나서고 있는 김한수 선수를 비롯해 탄탄한 실력을 갖춘 정홍원 선수가 2인조 경기에 나서 금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지난 2009년부터 BC3 2인조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한수·정호원 선수는 지난 런던장애인올림픽에서 부진한 성적으로 현재 2인조 세계 4위의 기록에 멈춰있다. 이때문에 금메달을 되찾아 자존심 회복은 물론, 대한민국 보치아의 위상을 세계에 떨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정호원 선수는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분들께 항상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다.”며 “이번에도 금메달을 목에 걸어 꼭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한수 선수 역시 “장애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선배들을 보며 지금까지 꿈을 키워왔다.”며 “호원이 형과 호흡을 잘 맞춰 아시아 최고, 세계 최고에 오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