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정보문화누리 성명서

서울시의 주최로 오늘(10일)부터 ‘2014년 전통사찰 WEEK’ 행사를 진행한다. 행사에 앞서 오늘 2시에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서울시 박원순 시장과 대한불교조계종(이하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등 서울시와 불교계의 인사를 비롯한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행사를 알리는 ‘전통사찰 WEEK’ 선포식이 있었다.

‘전통사찰 WEEK’는 12일까지 3일간 진행하며, 청소년 등 서울시민과 외국인들이 전통사찰을 탐방하고, 사찰의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등 전통사찰과 전통문화 체험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하는 진행하는 것이다. 행사의 주요 장소와 프로그램이 불교와 관련한 것이 많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등 불교계가 행사를 주관하고 있다.

문제는 행사의 장소나 진행과정에 장애인, 노인 등 사찰에 접근이 어려운 이들에 대한 고려가 없다는 것이다. 오늘 진행한 ‘전통사찰 WEEK’ 선포식에도 장애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미흡했다. 이는 ‘전통사찰 WEEK’ 행사 기간 중에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행사를 주최한 서울시나 행사를 주관한 불교계가 장애인의 접근과 이용에 대한 준비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애인들이 사찰에 접근하기 어려운 문제는 어제 오늘의 것이 아니다. 이는 지난 4월 한 기관이 서울과 경기지역 전통형과 도심형 사찰의 장애인 편의시설의 조사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조사의 내용을 보면, 조사대상 사찰 가운데 전통사찰의 경우 경사로나 점자유도블럭 등 장애인 접근 시설이 거의 없는 것이다.

이는 물리적인 접근만이 아니다. 지난 달 우리 단체가 조계종단에 청각장애인 차별의 문제를 제기했던 것과 같이 불교계 행사에 장애인을 초청하면서 감각장애인의 참여를 도외시했던 것이 그러한 예이다. 그리고 불교계의 최대 행사인 ‘부처님 오신 날’ 등 공개된 불교 행사장에 수화통역 등 정보제공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 것들도 그러하다.

전통사찰이나 전통프로그램을 시민이나 외국인들에게 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행사를 준비하면서 장애인의 문제를 파악조차 하지 않고 뒷전으로 밀어버리는 것은 문제가 크다. 더욱이 이 행사는 즉흥적인 것이 아니라 박원순 서울시장의 취임이후 불교계와 여러 차례 논의를 통하여 진행했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따라서 우리 단체는 사찰의 접근을 포함한 장애인의 종교의 자유를 가로막는 서울시나 불교계에 각성을 촉구한다. 또한 각성을 통하여 서울시는 앞으로 이런 행사를 준비함에 있어서 장애인들의 접근 방안을 불교계와 논의할 수 있도록 요구한다. 불교계도 지금의 행사만이 아니라 사찰에 장애인의 참여를 가로막는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세워나갈 것을 요구한다.

즉, 전통사찰을 비롯한 대중에게 개방된 불교 공간이나 공개 프로그램에는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참여를 할 수 있도록 물리적 환경을 해선할 수 있도록 요구한다. 더 나아가 대중에게 공개되는 행사에 있어서는 점자 등 안내서를 마련하고, 수화통역인을 비롯한 안내인을 배치하는 등 시각, 청각장애인 등에 대한 대책도 마련할 것을 조계종을 비롯한 불교계에 요구한다.

2014년 10월 10일

장애인정보문화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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