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2015년은 이현준 열사가 우리의 곁을 떠난 지 10년째 되는 해이다.

그는 이 땅에 장애운동 이라는 말이 낯설던 십 수 년 전부터 지역사회 자립생활 쟁취와 활동보조인 제도의 도입, 성년후견인제도, 장애인차별금지법의 도입 등 시대를 앞서가는 혜안을 가지고 장애인의 탈시설 쟁취와 지역사회 자립생활을 실현하기 위한 많은 대안을 이야기 하고 억압과 차별에 저항했던 인물이다.

오늘은 그가 하늘로 간지 10년 째 되는 날이다.

물론 그가 뿌린 장애인 인권 활동의 씨앗들로 인해 그가 주장했던 많은 정책들이 현실로 우리 앞에 놓여있고 많은 후배 장애인들은 그 혜택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하늘에서 지금의 우리 장애인들의 현실을 바라보며 열사는 웃을 수 있을까?

그가 우리의 곁을 떠난 지 10년이 되었건만 광화문 농성장에는 억울한 죽음의 영정들이 계속해서 늘어만 간다.

정부는 자본의 논리를 앞세워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살려는 우리의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인권적인 사회란 무엇인가? 사회의 구성원들이 선택의 폭이 넓어질수록 인권적인 사회가 아닌가? 과연 2015년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장애인들이 선택 할 수 있는 것은 얼마나 되는가?

대한민국은 이미 2009년부터 「UN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협약」 이 발효되었고 장애인의 이동권, 문화접근권 보장, 교육권과 일할 권리 등 전 생활영역에서의 장애인의 권익보장을 받는 협약문에 동의하였다. 그러나 현실은 요원하기만 하다. 정부는 언제까지 자본의 논리만을 앞세워 장애인의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의 구현과 염원을 막으려 하는가?

우리는 분노하여야 한다. 우리는 이 땅에 억울한 죽음을 외면하는 정부에 분노하며 시대의 아픔에 분노할 수 있는 힘을 잃은 이 땅에 분노한다. 우리는 그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시대의 정의와 분노의 힘, 그리고 참여의 기회를 영영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모든 시민에게, 그들이 노동을 통해 스스로 살길을 확보할 수 없는 어떤 경우에도 인간다운 생존방도를 보장해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회, 늙고 병든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삶을 마칠 수 있는 사회‘ 이런 세상을 고 이현준 열사는 꿈꾸고 있지 않았을까? 우리는 이런 세상을 꿈꾸며 오늘도 분노하고 참여하고 연대 할 것이다.

2015년 3월 16일 

서울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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