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전국장애아통합어린이집협의회 컨퍼런스 ‘사회통합과 장애아통합보육’개최

ⓒ이솔잎 기자
‘장애아통합보육 정책’의 현재를 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전국장애아통합어린이집협의회와 새누리당 김정록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의원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제1회 전국장애아통합어린이집협의회 컨퍼런스 ‘사회통합과 장애아통합보육’를 열고 장애어린이 통합보육프로그램의 질적 향상과 종사자들의 권익옹호, 정책적 지원 등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토론은 장애통합 현황과 과제, 유·보통합과 장애통합 이라는 주제로 각각 진행됐으며 장애아통합보육과 관련한 학부모, 현장 종사자, 연구·정책 전문가들이 참여해 장애아통합보육의 문제점과 해결과제, 그리고 유·보통합과 장애통합보육과 관련 정책적 방향 등을 제시했다.

장애아 보육 질적 내실화 위해 전문적 자질 갖춘 교사 배치

한국성서대학교 영유아보육학과 조윤경 교수는 장애어린이 보육 어린이집의 양적 확충과 무상 보육 수혜율을 증가시키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국가 지원 체계에 대해 설명하며 장애어린이 보육의 질이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는 장애어린이를 보육하는 상당수의 어린이집이 시설 여건 등의 미비로 양질의 서비스 제공이 어려우며 이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장애 전문 인력 부족과 교사 대 아동 비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조 교수는 꼬집었다.

▲ 성서대학교 영유아보육학과 조윤경 교수
▲ 성서대학교 영유아보육학과 조윤경 교수 ⓒ이솔잎 기자
조 교수는 “장애어린이 보육의 질적인 내실화는 담당 인력의 전문성 강화를 통해서 이뤄진다.”며 “장애어린이 9인당 1인의 치료사 지원이 이뤄지는 현 상황에서 정원수가 많은 장애아전문어린이집은 다양한 보육서비스와 장애관련치료 등을 시행할 수 있지만, 정원이 9인 미만이 대부분인 통합 어린이집은 치료 지원 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보조인력 지원 역시 현재 서울시에서만 장애아보육도우미를 지원하고 있다.”며 “질적인 장애어린이 보육을 위해서는 장애어린이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자질을 갖춘 전문교사의 배치 등이 뒷받침 돼야 하며 이러한 환경 속에서 장애어린이와 그 가족구성원들의 요구 및 특성에 적합한 교육과 지원이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조 교수는 장애어린이 통합 보육의 해결 과제로 ▲저출산에 따른 어린이집 유아 학급 감소에 따른 장애통합 서비스 공급 부족 현상 ▲무상보육 확대로 장애 진단 없이 일반 학급에 재원하는 장애영유아 증가 ▲장애 출현률에 못 미치는 영유아의 보육과 교육 서비스 제공률 ▲치료사와 같은 전문·보조 인력 등의 부족 ▲외부 순회지원과 진단 평가 등 지원 체계의 미비 등을 꼽았다.

특히 조 교수는 지난 2006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장애아순회지원사업을 더 발전시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통합보육의 질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육아종합지원센터, 장애아통합보육지원센터, 장애인종합복지관 등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는 장애아순회지원사업은 통합보육의 질을 일정 수준 끌어올릴 수 있는 효과적인 체계이며, 전반적인 통합보육 운영능력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서비스임이 입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장애 선별진단, 가족지원 서비스 시행 등 여러 지원 요구에 비해 서비스 공급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장애아통합과 관련된 유관기관의 협력을 도모해 장애아 통합보육에 대해 지침서가 될 수 있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프로그램의 연구와 보급을 통해 통합보육의 질적 향상 등 긍정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전국장애아통합어린이집 교사협의회 정회정 총무는 통합 어린이집 간의 서비스 질을 일정한 수준으로 높이려면 지자체 센터에서 근무하는 특수교사의 순회지원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총무는 “3학급당 치료사 지원(서울, 인천), 2학급당 보조인력 지원(서울) 등 2~3학급을 운영하는 어린이집의 경우 비교적 안정적인 서비스 질을 유지하고 있지만, 1학급으로 운영되는 통합 어린이집에서는 근무 교사의 역량과 자질에 따라 또는 그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원장에 따라 통합보육의 질이 많은 차이를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성동구에서는 순회 치료사 지원제도를 만들어 언어와 작업 치료사를 어린이집에 파견하는 등 서비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러한 지원은 앞으로 더 확산돼야 통합 어린이집 간의 격차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장애아보육 특성 무시한 유보통합 다시 의논돼야

이야기원격평생교육원 장애인복지 이계윤 주임교수는 지난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 유보통합은 장애아보육의 특수·특별성 등에 대한 고려는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이야기원격평생교육원 장애인복지 이계윤 주임교수
▲ 이야기원격평생교육원 장애인복지 이계윤 주임교수 ⓒ이솔잎 기자
이 주임교수는 “국가 차원의 교육·보육 비전에 따라 종합적이고 효율적인 유보 지원 체계 확립 등 유보통합의 정책방향은 장애아보육현장의 목소리를 간과한 채 일반영유아보육현장을 주도로 한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장애영유아를 배제하거나 고려하지 않은 유보통합의 논의는 잠시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리나 운영의 편의성에 따른 유보통합이 아니라 영유아의 이익 특히 장애영유아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유보통합이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유보통합을 추진하는 위원회는 반드시 장애영유아 보육을 일선에서 책임지고 감당하는 현장전문가들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 장애인서비스과 한상균 과장은 유보통합과 장애통합보육의 문제점에 대한 정책적 방향으로 ▲이용대상의 통합 범위에 대한 논의 반영 ▲교육과정 측면에서 3~5세 통합과정(누리과정)외의 교육과정 마련 ▲장애담당 교사의 처우 격차 해소 추진 ▲아동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진단·평가체계 통합 등을 제시했다.

한 과장은 “장애 관련 서비스의 진입단계에 있는 아동의 특성을 고려해 통합적인 논의가 유보통합 과정에서 검토될 필요가 있다.”며 “또한 유보통합 과정에서 교사 대 아동비율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교사의 실질적인 업무부담을 고려해 이에 대한 통합적 조정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에 참석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에게 어린이집 관계자와 학부모들이 장애아통합보육과 관련 현재 문제점들에 대한 내용을 손 팻말로 만들어 표현했다.

▲ 컨퍼런스에 참석한 사람들이 장애아통합보육 관련 피켓을 들고 있다.
▲ 컨퍼런스에 참석한 사람들이 장애아통합보육 관련 피켓을 들고 있다. ⓒ이솔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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