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회복지계 팟케스트 방송, 새로운 전기 마련할 수 있을까
[칼럼] 사회복지계 팟케스트 방송, 새로운 전기 마련할 수 있을까
  • 전진호 논설위원
  • 승인 2015.10.20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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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사사모 주최 ‘와랑와랑 사사모 수다방’ 팟케스트 방송 녹음을 위해 참가한 제주특별자치도 임태봉, 서울특별시사회복지사협회 장재구 회장과 회원들 모습.
▲ 지난 17일 사사모 주최 ‘와랑와랑 사사모 수다방’ 팟케스트 방송 녹음을 위해 참가한 제주특별자치도 임태봉, 서울특별시사회복지사협회 장재구 회장과 회원들 모습.
빠르게 변하는 세상이다.

전화선을 연결해 피씨통신에 접속하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케이블 채널을 통해 게임을 관람하다 이제는 자신들이 직접 게임하는 영상을 유튜브 등 영상공유 사이트에 올리고 ‘그들만의 스타’가 돼 돈도 번다. 인기 BJ들이 탄생하고, 열광하는 대중들이 늘어나자 1인 미디어를 활용한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 관련 신사업자들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넘사벽’일 것만 같던 방송영역도 MBC TV ‘마리텔’의 탄생에 이어 ‘신 서유기’ 등 웹을 기반으로 한 방송들이 속속 등장하며 웹과 방송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추세다.

‘나꼼수’로 상징되던 팟케스트 방송도 한동안 침체기를 겪더니 최근 들어 활황세로 돌아섰다.

값싸고 손쉬운 장비사용과 유통경로의 다변화 등 변화한 시대상황은 어필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를 갖고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손쉽게 일반 대중들을 만날 수 있으며, 다양한 형태로 여러 접점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게 해줬다.

예를 들어 사회복지 영역서 일반적인 홍보라 함은 기관지를 찍어 지역주민 등에게 배포하거나 어필하고 싶은 행사소식 등을 보도자료로 만들어 기자들에게 돌리고, 관계유지 등을 통해 최대한 많이 보도되는 것을 최선으로 삼았으나 지금은 다르다.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처럼 기관의 이야기를 직접 영상으로 만들고 공유사이트에 올려 넓고 깊게 일반 대중들과 소통한다.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 지역사회지원팀처럼 현장에서 만나고 실천하는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담아 공유하기도 한다. 거칠고 투박하지만 이를 본 대중들은 판에 박힌 보도자료 기사나 영상보다 더 큰 울림과 감동이 있다고 말한다. 자문위원을 위촉하고, 식을 준비해서는 식사까지 대접하며 듣는 일상적인 덕담의 이야기보다 더 빠르고 정확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으며, 영향력 또한 크다.

사회복지계의 팟케스트 활용도 도드라진다.

푸른복지사무소 양원석 대표가 운영 중인 ‘양원석의 복지생각’은 사회복지계 팟케스트 방송의 효시라 할 수 있다. 2012년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한동안 개점휴업이다 최근 ‘사회사업 생태체계 개념’ 시험판을 업데이트 하며 새로운 소통방법을 제시했다.

대중적으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팟케스트 방송을 꼽으라면 서울복지시민연대가 운영 중인 ‘서울복지학개론’을 들 수 있다. 2013년 첫 방송을 내보낸 ‘서울복지학개론’은 강제입원 실태를 짚어본 것을 비롯해 ‘시소와 그네’ 사태로 대변되는 영유아 복지 현장, 사회복지사들의 정치참여, 형제복지원 등 사회복지계의 다양한 이슈를 다뤄왔으며, 얼마 전에는 새로운 모델로 회자되고 있는 사회복지노동자협동조합 등을 소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5월부터 방송을 시작한 광주 지역 사회복지 운동단체인 광주복지공감플러스의 ‘복지팟빙수’는 광주지역 사회복지계 현안을 중심으로 대중들과 만나고 있으며,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의 ‘사회복지사가 대세다’, 대구사회복지사협회의 ‘머꼬 이건?’ 등 지방 사협회도 팟케스트 제작에 가세하고 있다.

단체나 기관 등에 속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모여 직접 제작하고 운영 중인 팟케스트 방송도 있다. ‘사회복지사들의 소진 환경을 연구하고 개선하겠다’며 모인 ‘사소환 연구소’는 지난해 6월부터 사회복지계의 아픈 단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으며, 가장 최근 송출을 시작한 사비털어사회사업의가치를실천하는사람들의모임(이하 사사모)의 ‘와랑 와랑 사사모 수다방’도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이밖에 서울시복지재단 산하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돈이 궁금해?), 내가만드는복지국가(만복라디오)도 운영 중에 있으며, 정신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제작과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한아름방송국 등도 운영 중이다.

서울복지학개론의 성공을 계기로 사회복지계의 팟케스트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진건 사실이지만 많은 채널이 생길 수 있었던 건 무엇 때문일까. 아마 낮아진 진입장벽과 투자 대비 효용효과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예전엔 높은 제작비용과 준비과정 때문에 엄두내기 힘들었던게 사실이지만 이제는 다르다. 100만 원 내외의 간단한 장비만 갖춰도 어느 정도 깨끗한 음질의 방송을 녹음할 수 있고, 조금만 익히면 간단히 편집할 수 있는 무료 소프트웨어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없으면 스마트폰으로도 충분하다. 실제로 사소환연구소나 사사모 등은 스마트폰 이외의 장비 없이 방송을 제작해오고 있다.

투자대비 기대 효과도 크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통해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누구나, 어디에서든 손쉽게 팟케스트 방송을 찾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청취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양질의 콘텐츠를 갖고 있는 방송이라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고, 예전과 비할 수 없는 영향력도 가질 수 있다.

지역주민의 목소리, 이제는 팟케스트로

이렇듯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팟케스트 방송의 활용빈도는 높아졌으나, 대부분의 방송이 현장 사회복지종사자의 눈높이에 맞춰진 점은 다소 아쉽다.

지금 제주에서는 재밌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다양한 유형에서 종사하는 사회복지사들이 자신의 사회복지 이야기, 생활시설에서 겪은 경험 등을 엮어 책으로 엮고 있다. 장애인당사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만들고 여기에 그림을 얹어 동화책으로 제작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책이 갖고 있는 가치야 말할 필요 없이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적은 비용과 시간, 노력만으로도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팟케스트를 적용해 보는 건 어떨까.

동네에서 만난 분들의 소소한 이야기, 현장을 누비며 겪는 기막힌 사연들, 내 주변사람들이 생각하는 사회복지, 현장에서 묵묵히 맡은 일을 하고 계시는 분들의 목소리를 모아 팟케스트 채널을 통해 대중들과 소통해자. 소박하지만 울림 있는 이야기들을 이동 중 차량이나 지하철, 버스 안에서 듣거나 밭에서 일하며 들을 수 있는 채널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새롭게 무엇인가를 배우고 적용하는 게 힘들다고? 포토샵 배우고 색상 값에 맞춰 배열하고 편집하는 일보다 훨씬 쉽다.

사업에 잡혀있지 않아서 실행해보기 어렵다고? 기관의 생각이 아닌 자신의 의지대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기회이니 즐겁다 생각할 수는 없을까. 일로써가 아니라 사회복지 전문가로서 새로운 역량을 키워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으면 한다. 언젠가는 기관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해줄 것이라 확신한다.

세상은 활자에서 이미지로, 영상으로 빠르게 변해간다. 꼭 시대의 흐름에 편승할 필요는 없으나 보다 간편하면서도 적은 비용으로 보다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면 시도해볼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보수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사회복지계가 팟케스트 방송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되찾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