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행동하는 사회복지사들을 응원한다
[칼럼] 행동하는 사회복지사들을 응원한다
  • 전진호 논설위원
  • 승인 2016.02.16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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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올라온 한 사연이 눈길을 끌었다.

홀로 두 자녀를 키우고 있으며, 우울증을 앓고 있는 어머님이 산부인과적인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간병비 때문에 고민을 하던 중 지역 사회복지사와 동 주민센터, 어린이재단 관계자가 연계해 간병비를 후원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글을 읽으며 문득 3년 전 내 모습이 떠올랐다.

웰페어뉴스, 장애인신문 편집장 생활을 접고 제주살이를 시작한지 1년여. 이제 적응도 하고 새 직장도 구해 새로운 꿈에 부풀어 있을 즈음 아버지가 암으로 쓰러져 의식불명이라는 소식을 듣고 허겁지겁 서울로 올라갔다.

중환자실에서 만난 아버지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식도를 타고 올라간 암세포는 뚫기 어렵다는, 그래서 걷어내기도 힘들다는 뇌까지 전이돼 가족들도 못 알아보셨다.

급하게 식도에 있는 암은 제거했으나 뇌수술까지 해야 하나 심한 갈등에 빠졌다. 지푸라기라도 잡고픈 심정에 차트를 들고 다른 병원을 찾았더니 ‘수술하면 완치도 기대해볼 수 있겠다’는 말에 가족들과 상의해 수술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시작서부터 난관이었다.

입원실을 예약하려면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고, 우여곡절 끝에 병원 관계자와 연이 닿았으나 하루 기백만 원이 넘는 VVIP실이라도 입원하지 않으면 예정된 날짜에 수술 받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에 일주일 입원비만 천여만 원이 넘는 돈을 들인 후에야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수술 후 의식은 돌아오셨으나 기대와 달리 완치는 어려운 상황이었고, 장기입원으로 인해 쌓여가는 병원료와 간병비 때문에 전세자금으로 모아놓은 몇 푼 안 되는 돈까지 탈탈 털어도 턱없는, 앞으로가 두려울 무렵이었다.

하늘이 도왔는지, 서울의료원에서 시범사업으로 운영하던 간호사가 간병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실에 입원하게 돼 한시름 돌릴 수 있었다.

언제 치료가 끝날지 모르는 환자를 둔 가족들은 공감할 것이다. 없는 이에게 병원비와 간병비는 살아있음이 서로에게 고통스러울 수 있는, 인간의 존엄성을 무너뜨리게 만드는 비용이라는 것을.

앞서 페이스북의 사례는 부지런히 지역사회를 누비던 사회복지사의 열정과 천운과도 같이 나타난 민간 자본이 있었기에 가능한 ‘희귀사례’다. 언제까지 내 목숨을 ‘천운’에 맡겨야 하고, 운이 따르지 않으면 죽음으로 내몰려야 하나.

귀한 일을 실천한 것에 대한 축하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어야 하건만 언제까지 생명이 달린 일조차 민간자원 연결에만 매달려야 하는지, 옛 생각이 떠올라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

사회복지사의 역할이 자원과 자원간의 연계에만 있지 않건만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민간이 아닌 사회적 비용으로 지출돼야 한다고 목소리 높이는 ‘사회 속의 복지사’는 찾아보기 힘들까.

세밧사, ‘사회 속의 복지사’ 실천 단체로 성장하길

세밧사(세상을 바꾸는 사회복지사)라는 단체가 있다.

사회복지사 선서에 명시된 ‘인권 옹호자’, ‘사회정의 심판관’, ‘공익 수호자’라는 정체성과 사회적 책무를 외면하지 않는, 사회복지사답게 사회복지를 하고 싶은 사람들의 모임이란다.

그동안 세밧사는 사회복지세 도입, 기초연금 개혁운동, 어린이 병원이 국가보장 활동 등을 진행해왔으며 매달 마지막 주에는 촛불집회를 열고 보편적 복지국가 건설의 목소리를 높이는 등 사회를 향한 목소리 내기 꺼려하는 사회복지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는 단체다.

이들이 본격적인 활동을 위한 상근활동가 인건비 마련을 위해 300인 후원자를 모집 중이다. 오는 26일 홍대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세밧사 후원 콘서트도 개최한다.

대학원까지 졸업해 거리를 쏘다니며 도시락 배달을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하는 청년 사회복지사들에게 도시락 배달이 갖는 의미를 설명해줄 더 많은 선배 조직이 필요하다. 부족한 자원으로 인한 한계에 부딪혀 좌절할게 아니라 국가가 책임과 의무를 다하라고 목소리 내는 사회복지 전문가 그룹이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서 세밧사의 본격적인 활동을 위한 몸짓에 박수를 보낸다.

세밧사가 소극적 활동에만 그쳤던 사회복지사들의 관행에 경종을 울리고, 부조리한 일들에 맞서 싸우며 전문가들의 목소리로 제대로 된 사회복지 제도를 만들어 나가는 단체로 성장하길 빈다.

세밧사 후원 CMS: http://bit.ly/1QBY0VP

세밧사 후원 콘서트: 2월 26일 저녁 7시 30분 홍대전철역 근방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

문의: 세밧사 신철민 서부장애인복지관 사무국장 (www.facebook.com/dolmin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