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나는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사회적 소수집단 대표성 뒤로 밀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후보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장애계를 대변하기 위한 후보들의 순위가 뒤로 밀려나며 ‘사회약자가 배제된 정치권의 권력 독점’이라는 질타가 나오고 있다.

비례대표는 특정분야의 전문성 또는 사회적 약자의 대표성을 갖고 목소리를 내야 하지만, 속속 공개되는 비례대표 순번에서는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는 후보가 소수라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

새누리당은 22일 오후 비례대표 후보 45인 명단을 공개, 당선안정권으로 점쳐지는 20번 대에는 장애계 관련 대표성을 가진 인물이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번 발표에서 장애계 관련 활동 이력을 가진 후보로 제주특별자치도 신체장애인복지회 한정효 회장이 명단에 포함됐지만, 41번으로 당선권에서는 밀려난 상황.

관련 이력은 없지만 장애인당사자로 DMZ에서 수색작전 중 지뢰 폭발로 두 다리를 잃은 이종명 전 육군대령이 2번으로 지목됐지만, 장애계 대표성을 가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장애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사회적 약자의 비례대표 공천에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비례대표 순번 확정과 관련해 내홍을 겪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전략지목으로 당선권 내 일부 후보 확정을 예정하고 있다.

이 외에 후보들은 중앙위원들의 투표를 거친 가운데 장애인당사자로는 15위에 더불어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회 김영웅 대변인·18위에 국가인권위원회 최경숙 전 상임위원·20위에 총신대학교 이재서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20번 대를 당선안정권으로 내다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전략지목이 앞 순위를 선점하고 나면 장애계 인사들은 당선권 진입이 불투명하다는 예측이다.

“장애계는 물론 사회약자 외면한 정치권… 실망스러워”

속속 드러나는 비례대표 윤곽을 지켜보는 장애계의 입장은 답답할 뿐이다.

장애계는 10여 년이 넘게 꾸준히 비례대표 의원을 배출해 왔다. 이는 장애계를 대변하는 것은 물론, 현안을 정치권과 사회의 관심으로 이끌어내 해결의 물꼬를 트기 위한 하나의 작업이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도 장애계는 장애인 비례대표의 당선안정권 내 배치를 꾸준히 요구해 왔지만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그 요구가 외면당하고 말았고, 20대 국회에서는 장애계 비례대표의 ‘맥’이 끊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단순히 장애계 의원이 국회에 입성하지 못한다는 것이 아닌, 사회적 약자가 배제당했다는 분노로 이어지고 있다.

2016총선장애인연대 관계자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많은 장애계 인사들이 비례대표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다. 이는 장애인의 절박함을 보여주는 것이었다.”며 “하지만 정치권은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약자를 희생양으로 비례대표를 기득권 세력의 자리 나누기로 이용하고 있는 꼴.”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선거 때가 되면 정당들은 표를 얻고 생색을 내기 위해 장애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처럼 행동했지만, 결과는 우리가 얼마나 절실한 문제를 안고 있는 지에는 공감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이 관계자는 “비례대표는 단순한 정치가가 아닌 사회약자를 대변해야 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한 전문적 식견을 바탕으로 한 대표성을 지니는 자리.”라며 “사회를 외면한 그들의 모습은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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