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모연대·서울특협,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열고 농성 시작

“지난 4일, 부산에서 경찰관 아버지가 발달장애가 있는 스무살 아들을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 유서에는 홀로 자녀를 키우다 그만 지쳐버렸다고, 지쳤다고 쓰여 있었습니다. 지쳤다는 절규를 들으며 우리는 자녀의 얼굴을 쳐다보기가 미안합니다. 부모가 자식의 목숨을 거두는 일은 지탄받아야 마땅하지만 그 아버지의 사연을 듣고는 누구나 눈물 지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땅에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으로 살아가는 게 얼마나 힘겨운 억척스럽게 견뎌내고 싸워야 하는지 알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 자리에 선 것은 자녀에게 지쳤다는 마지막 인사를 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내 자식에게 ‘너 때문에 너와 내가 함께 이 세상을 버려야겠다’는 그 모진 말을 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 기자회견에 참석한 사람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 기자회견에 참석한 사람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이하 서울부모연대)와 서울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이하 서울특협)는 서울특별시 발달장애인 정책수립 촉구를 위해 18일, 파란 손수건을 둘러매고 서울시청 앞으로 모였다.

서울부모연대 등에 따르면 이들은 매년 서울시에 성인이 된 발달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거주권과 소득권 지원 등이 보장된 ‘서울시 발달장애인 정책’수립을 요구해왔다.

이들이 요구하는 정책은 총 6대 정책 16개 세부과제로 ▲발달장애인을 위한 지역사회 중심의 주거 모델 개발 및 시범 사업 운영 ▲발달장애인 소득 보장을 위한 자산 형성 지원 사업 실시 ▲현장 중심의 발달장애인 직업교육 지원 체계 도입 ▲발달장애인 자조단체 육성‧발굴 및 피플퍼스트서울지원센터 설치‧운영 ▲발달장애인을 위한 평생교육센터 확충 밀 관련 조례 개정 ▲발달장애인 가족지원 체계 구축 및 발달장애인 가족의 참여 보당 등 내용이 담겨있다.

서울부모연대 등은 이러한 요구사항을 담은 ‘서울시 발달장애인 정책’을 지난 9일 서울시에 서면으로 제안하고 서울부모연대 대표단이 면담 요청과 더불어 정책 수립을 요구했지만 서울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

▲ 서울부모연대 정희경 부대표
▲ 서울부모연대 정희경 부대표

이날 서울부모연대 정희경 부대표는 서울시 발달장애인 정책을 왜 수립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정 부대표는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에 따라 서울형 발달자앵인 권익 보호 및 복지지원에 관한 구체화된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며 “또한 서울부모연대와 서울특협, 그리고 서울시가 협의한 발달장애인 권역별 평생교육센터와 장애인가족지원센터, 발달장애인지원센터의 설치와 운영 예산 확보 등에 대한 후속 조치 마련이 필요하기에 정책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부모연대 김남연 대표는 발달장애인 정책에 무관심 서울시를 비판했다.

서울부모연대 김남연 대표는 “외국의 경우 발달장애인은 특별법을 만들어 우선조치하고 보호하는 체계가 갖춰져 있다. 그런데 한국은 어떠한가? 발달장애인법이 만들어져도 제대로된 예산과 정책이 없어 무용지물이 아닌가.”라며 “특히 성인이 된 발달장애인들은 제대로 교육받을 곳도 갈 곳도 없는 상황에서 지역의 님비현상으로 인해 직업교육센터 설립도 늦춰지고 있지 않은가. 이곳은 지역주민의 님비가 발달장애인의 교육권보다 더 중요한가보다.”고 개탄했다.

이어 “또한 서울시 탈시설 정책을 살펴보면 시설에서 거주하는 장애인만 생각하지 재가장애인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재가장애인은 죽을 때까지 지역사회에 나오지 말고 집안에서만 살아야 한단 말인가.”라며 “서울시는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정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서울부모연대와 서울특협은 서울시장과의 면담을 촉구하기 위해 서울시청으로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에 막혀 무산됐다.

김 대표는 “면담약속이 잡힐 때까지 서울시에서 1인 시위를 비롯해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서울시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때까지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의지를 전했다.

▲ 서울부모연대와 서울특협이 서울시청 앞에서 대치하고 있다.
▲ 서울부모연대와 서울특협이 서울시청 앞에서 대치하고 있다.
▲ 서울부모연대와 서울특협이 서울시청으로 진입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 서울부모연대와 서울특협이 서울시청으로 진입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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