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모·부성권 보장 촉구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다.’

▲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은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다. 장애인 모·부성권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은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다. 장애인 모·부성권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나는 아이를 낳고 싶다. 그러나 내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다. 나는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아이를 낳으면 안되는 것인가? 터무니 없는 지원만 해주는 정부가 원망스럽다.”

인천에 거주하는 오 모씨와 신 모 씨 부부는 지난해 11월 27일 남자아이를 출산했다. 중증 장애인인 부부는 양육에 있어 활동보조인의 지원이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출산 이후 정부에서 지원받고 있는 출산가구 추가급여 80시간은 이번달로 서비스가 종료된다. 당장 다음달이 되는 며칠 뒤 부터는 양육에 있어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부부는 정부의 육아 정책에 따라 아이 돌봄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양육수당 20만 원을 포기해야 한다. 중복지원불가 방침으로 둘 중 한 개의 서비스만 받아야 하는 것이다. 특히 야간에 아이돌봄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60만 원에 해당하는 자부담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이에 대해 관할 주민센터·구청·협의체 등에 문의했지만 공식 지원책이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

이런 사례는 장애인 부부가 자녀를 키울 때 빈번하게 발생하는 상황이다. 장애인부부의 출산·양육에 대해 정부가 구체화된 대책, 제도를 마련하고 있지 않기 때문.

이에 대해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은 28일 광화문 광장에서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다. 장애인 모·부성권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현재 정부는 장애인 모·부성권과 관련해서 ▲여성장애인 출산비용 지원(1인당 100만 원) ▲활동지원 출산가구 추가급여(6개월 80시간) ▲여성장애인 가사도우미 파견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계 단체는 현재 정부의 제도는 수급에 비해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판’ 모경훈 활동가는 “정부가 지원하는 활동지원 추가급여는 6개월 뿐.”이라며 “아이들은 6개월이 되면 뒤집고, 기어다니기 시작한다. 정작 부모의 손길이 제일 필요한 시기는 6개월 이후인 데, 그땐 활동지원 추가 급여도 종료되고, 부모들은 아이들이 위험한 상황에 놓여도 속수무책 쳐다볼 수 밖에 없다.”고 정부의 실효성 없는 정책을 꼬집었다.

▲ 새벽지기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민정 소장.
▲ 새벽지기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민정 소장.

아울러 새벽지기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민정 소장은 활동지원 ‘아이가 있는 여성장애인’ 당사자 상황에 맞지 않는 정부 지원을 비판했다.

김 소장은 “맞벌이를 하고 있는 우리 부부는 어쩔 수 없이 부모님께 아이를 맞겼다.”며 “출산에 대한 활동지원 추가 급여는 종료된지 오래고, 나에게 지원되는 활동보조인은 내가 없는 상황에서 아이를 돌보게 되면 부정수급이기 때문에 이 또한 불가능해 결국 아이와 떨어져 사는 선택을 했다.”고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돌봄서비스를 이용하려고 했지만, 부부가 소득이 있다보니 자부담이 한달에 60~70만 원이더라. 최저임금에 밑도는 수준의 돈을 받는 상황에서는 돌봄서비스 비용을 낼 형편이 안된다.”고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더욱이 김 소장은 친정어머니가 건강상의 문제로 휴식을 취해야 해 당장 자녀를 돌봐줄 사람이 없다.

이러한 냉혹한 현실과 지원은 그를 더 좌절 시킬 뿐이다. 그리고 이런 답답함은 대부분의 장애인 부모들이 겪는 상황.

장애계는 ‘엄마’가 될 당연한 권리 앞에서 수없이 고민하고 망설이는 장애인 당사자들의 현실을 꼬집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대표는 “장애 유무를 떠나 남성과 여성은 모두 부모가 될 권리가 있다. 따라서 당사자 스스로 어떤 삶을 살 것인지 선택함에 있어 정부와 국가는 지원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며 “우리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왜 우리는 아이를 낳고 싶어도 낳을 수 없게 만드냐. 임신의 기로에서 낙태와 출산을 고민하게 만드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요구한다. 국가는 활동보조인 뿐만 아니라 육아 전문가 지원 등 부모가 자녀를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장애계 단체는 앞으로 장애인 모·부성권이 보장될 때까지 계속해서 투쟁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 기자회견 참각자들이 장애인 모부성권 확보를 위한 돌잡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기자회견 참각자들이 장애인 모부성권 확보를 위한 돌잡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돌잡이 퍼포먼스를 하며 참가자가 실효성 없는 정부의 모부성권 관련 정책과 서비스를 짓밟고 있다.  
▲ 돌잡이 퍼포먼스를 하며 참가자가 실효성 없는 정부의 모부성권 관련 정책과 서비스를 짓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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