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장애인 사용 용이하도록 기존 보완대체의사소통보조기기 보완
안드로이드 기반 보완대체의사소통 전용 애플리케이션, 이동·입력 접근장치 등 제작돼

▲ 지난 9일 이룸센터에서 열린 차세대 의사소통 보조기기 시연회 및 지원사업 안내.
▲ 지난 9일 이룸센터에서 열린 차세대 의사소통 보조기기 시연회 및 지원사업 안내.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중증 장애인들의 대화가 한층 더 자유로워질 예정이다.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이하 경기재활공학센터)와 삼성전자가 중증 장애인의 의사소통을 돕는 차세대 보완대체의사소통보조기기를 개발했다.

보완대체의사소통보조기기(이하 AAC기구)란 사용자가 기기에서 제공되는 그림이나 문장을 선택하면 이를 음성으로 출력해주는 장치로서 중증 뇌병변 장애인이나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장애인이 주로 사용하는 의사소통 보조기기다.

하지만 기존 국내에 유통되거나 개발된 AAC기구는 성인보다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성인 중증 장애인들은 모음과 자음, 숫자 등이 적힌 문자판을 통해 소통을 했다.

이에 경기재활공학센터와 삼성전자는 기존 AAC기구에 있던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접근성 향상을 위한 기기를 개발했다.

개발에 참여한 삼성전자 이진학 선임연구원은 “주 사용자인 중증 장애인에게 꼭 필요한 AAC를 개발하자는 생각으로 개발에 착수했다. 장애를 가로막는 많은 벽을 허물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됐다.”며 “이번 개발은 전문가 인터뷰뿐만 아니라 실제 사용하는 장애인 당사자 조사, 자문위원회 등 많은 대상에서 참여하고 연구해 전문성을 높였다.”고 개발 소감을 밝혔다.

애플리케이션 베타버전 제작에 앞서 개발진은 100여 명의 장애인 당사자에게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했고, 일주일 간의 사용기를 바탕으로 차세대 AAC기구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는 차세대 AAC기구인 보완대체의사소통 전용 ‘애플리케이션’과 직접 터치가 어려운 경우에도 다양한 입력 방식과 접근 방식을 활용할 수 있는 ‘이동·입력 접근장치’가 시연회와 함께 공개됐다.

이날 공개된 3가지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국립국어원과 문헌학술연구의 빈도 높은 어휘를 기초로 제작됐다.

상징으로 말해요, ‘그림형 애플리케이션’

그림형 애플리케이션은 말로 의사표현을 하기 어려운 장애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상징(이미지)를 선택하면 이를 음성으로 출력해주는 기능을 한다.

경기재활공학센터에 따르면 상징을 통한 의사소통의 경우 성장기에 있는 장애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그림을 통해 쉽게 ‘어휘’를 접근하고 익히며, 성장기 의사소통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형 애플리케이션의 소통에 사용되는 상징(이미지)은 연동된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공유할 수 있다.

▲ 개발 이야기를 발표하고 있는 삼성전자 이진학 선임연구원.
▲ 개발 이야기를 발표하고 있는 삼성전자 이진학 선임연구원.

 

또한 그 외 그림형 애플리케이션의 기능으로 ▲대회 개시 기능 ▲즐겨찾기 ▲끼어들기 ▲이모티콘 ▲전체상징 ▲개인 기초선 평가를 통한 맞춤 설정 ▲상징저장 등이 있는 것으로 발표됐다.

애플리케이션 사용에 앞서 필요한 ‘기초선 평가’는 간단한 게임·질문을 통해 적합한 설정이 제안되는 기능으로, 사용자에 적합한 설정(상징구성·화면분할 등)이 자동으로 설정된다.

더불어 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원하는 상징을 찍어 본인의 상징으로 저장 가능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경기재활공학센터 안재완 과장은 “그림형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경우 사용자가 좀 더 빠르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주로 글자(텍스트)를 이해하기 어려운 사용자를 위해 제작했다.”며 “모든 상징들은 손쉽게 수정·편집이 가능하다. 사용자를 최대한 고려했다.”고 전했다.

 

▲ 차세대 보완대체의사소통보조기기 그림형 애플리케이션 설명.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
▲ 차세대 보완대체의사소통보조기기 그림형 애플리케이션 설명.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

접근성 향상된 ‘문자형·키보드 애플리케이션’

이외에도 경기재활공학센터는 문자형, 키보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하도록 제작했다.

기존의 AAC 기구에서는 주로 직접 손으로 터치해야 가능했던 기능들이 이번 차세대 AAC기구 애플리케이션에서는 키보드, 조이스틱 등 외부입력장치가 연결된 상태에서 선택 영역을 상·하, 좌·우로 방향을 이동시켜 원하는 위치로 조작하는 셀 이동기능과 순차적 이동이 가능한 스캐닝 기능이 탑재됐다.

특히 문자형의 경우 나만의 문서에 미리 작성한 글자(텍스트)를 저장해 셀 이동과 스캐닝 기능으로 필요한 상황에서 제때 꺼내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문자형 애플리케이션은 사용자에 따라 글자크기를 선택 가능하고, 사용자 연령과 성별에 따른 다양한 음성지원(13가지 유형)이 가능하다. 여기에 기본형 키보드뿐만 아니라 기존에 사용하던 단말기 키보드 등 여러 장치가 사용가능하다.

더불어 최근 사용한 문장과 대화 상대의 이름을 넣어 직접 부르는 기능도 탑재됐다. 예를 들어 “철수야”라는 이름을 미리 입력해놓으면 대화 시 혹은 상대를 부를 시에 언제든지 정확한 대상 지칭이 가능하다.

특히 토론에서나 사용자의 의견을 말할 때 미리 작성하지 않아도 빠르게 선택하고 말할 수 있도록 입력속도 또한 향상됐다.

▲ 차세대 보완대체의사소통보조기기 문자형 애플리케이션 설명.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
▲ 차세대 보완대체의사소통보조기기 문자형 애플리케이션 설명.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

키보드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빠른 입력을 가능하게 한 ‘장애인전용소프트웨어키보드’가 개발됐다.

사용자가 음력 출력 전 글자를 작성할 때 키보드 내에서 복사와 붙여넣기 등 다양한 도구가 사용 가능하도록 제작했고, 특히 ‘예측 단어’를 통해 다음에 나올 단어를 미리 예상해 보여주는 기능도 탑재됐다.

특히 새로운 형태의 소프트웨어 접근성 기능을 개발해 다양한 환경과 외부장치와 연동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장애인 당사자를 고려한 편리한 키 구성과 다양한 연동성으로 대부분의 기기·애플리케이션에서 자유로운 사용이 가능한 것이 키보드 애플리케이션의 큰 특징이다.

▲ 차세대 보완대체의사소통보조기기 키보드 애플리케이션 설명.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
▲ 차세대 보완대체의사소통보조기기 키보드 애플리케이션 설명.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

애플리케이션과 더불어 사용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기들도 공개됐다.

특히 보장구를 사용하는 장애인에게 스마트기기를 고정할 수 있는 ‘거치대’는 장애인의 보장구와 특성에 따라 사용기기가 달라 골칫거리였다.

장애인이 사용하는 거치대는 각도 조절, 고정 정도, 거치대 결합면 상태 등 세세한 요소가 고려된 제품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 차세대 의사소통보조기기 애플리케이션이 공개되고 있다.
▲ 경기도재활공학서비수연구지원센터 안재완 과장의 소개로 차세대 의사소통보조기기가 공개되고 있다.

이에 경기재활공학센터는 어떤 환경에서도 사용 가능한 ‘태블릿 PC 거치대’를 개발하고 공개했다.

관절고정형과 각도조절형으로 나뉜 거치대는 고정과 각도조절, 거치대 결합을 침대나 책상 휠체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 개발된 태블릿 PC 거치대 고정 모습.
▲ 개발된 태블릿 PC 거치대 고정 모습.

개발에 참여한 경기재활공학센터 안재완 과장은 “그동안의 보완대체의사소통기기는 중증의 장애, 지체, 뇌병변 장애인분들이 사용하기에는 조금 어려움이 있었다. 거치대뿐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접근성 장치 등에 많은 제한점이 있었다. 이런 제한점을 보완하기 위해 애플레리케이션과 장치들을 개발했다. 베타버전 사용자 분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앞으로 중증 장애인과 지체, 뇌병변장애인 구분없이 모든 장애인의 의사소통에 더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개발소감을 밝혔다.

경기재활공학센터는 앞으로 차세대 의사소통 보조기기 지원사업을 통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장애인에게 태블릿 PC와 애플리케이션, 이동·입력 접근성 장치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차세대 AAC기기 애플리케이션은 내년 1월 구글 안드로이드 앱 스토어에 무료로 배포될 예정이다.

▲ 태블릿 PC 거치대 설명.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
▲ 태블릿 PC 거치대 설명.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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