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담은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발의 돼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담은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발의 돼
  • 황현희 기자
  • 승인 2017.02.24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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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와 수급권자 권리 확보 등의 내용을 담은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24일 ‘부양의무자기준 폐지와 빈곤해결을 위한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소하 의원은 “지난 2014년 기초생활급여체계 개편으로 수급자가 134만 명에서 21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며 “그러나 2016년 7월 기준 수급자는 166만 명으로 22만 명 증가에 그쳤다. 제도를 개편했지만, 수급자가 기대만큼 증가하지 않는 것은 개편된 제도가 여전히 문제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개정안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국회의사중계시스템 화면.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기초생활보장법 운영에 대한 국민과 수급권자의 민주적 참여 보장 ▲집이 없는 수급신청자의 신청권 보장 ▲수급권자 이의신청(수급권 탈락 혹은 수급 삭감 등) 시 종료까지 수급권 유지 ▲수급 신청 후 완료기간 60일→30일 등이다.

현행 기초생활보장제도는 기초생활 수급권자의 1촌 직계혈족을 부양의무자로 정의하고 있다. 부양의무자의 재산과 소득수준이 제도가 정한 수준(2016년 기준 484만7,468원 이상)에 미달해야만 수급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부양의무자’기준 때문에 수급신청자가 부양 받지 않고 있음에도 법률상 1촌 직계혈족의재산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수급권 신청에서 탈락되는 등 수급 받지 못하는 빈곤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개정안은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 선정기준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제외했다.

또한 현행 기초생활보장제도 제19조에 의하면 기초생활 급여는노숙인 등 주소지가 일정하지 않은 경우 수급권자 또는 수급자가 실제 거주하는 지역을 관할하는 시장·군수·구청장이 실시해야 한다.

이럴 경우 노숙인 등 주거지가 일정하지 않은 사람은 수급신청 자체가 어렵다. 이에 개정안은 ‘실제 거주하는 지역 관할’을 ‘수급신청자가 수급실시를 원하는 지역’으로 변경했다.

윤 의원은 “기초생활수급은 국민의 생존권과 밀접하게 연관돼있다. 긴급성‧안전성을 필요로 하는 부분이므로 개정안이 조속하게 실행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빈곤사회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 연대 등의 단체가 포함된 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도 개정안 발의를 환영했다.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 공동행동 이형숙 대표는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한 광화문 농성이 1647일째.”라며 “가난한 사람과 장애인은 본인의 장애와 가난에 대해 끊임없이 증명해야 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증명을 하지 못하면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빈곤의 사슬인 부양의무자 기준이 꼭 폐지돼서, 더 이상 가난과 장애 때문에 사람들이 고통받지 않길 원한다.”고 전했다.

한편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개정안이 발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8대, 19대 국회에서도 법안이 발의됐지만, 정부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배진수 변호사는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를 지적했다.

배 변호사는 “정부는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법안이 발의 될 때마다 ‘사회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부정수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등의 핑계를 대면서 번번히 법의 통과를 무산시켰다.”며 “그러나 정부의 부정수급 우려는 실체 없는 유령에 불과하다. 오히려 정부는 이러한 부정적인 메시지를 끊임없이 던지면서 사회적 합의가 지연되게 하는 지대한 공을 세웠다고 볼 수 있다.”고 정부의 태도를 꼬집었다.

이어 “정부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부정수급을 막기 위한 방도를 마련해야 한다. 그러면 사회적 합의는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이제라도 정부가 전국민을 잠재적인 부정수급자로 생각하는 사회인식을 변화시키고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임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