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사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하라!”
“죽음의 사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하라!”
  • 이명하 기자
  • 승인 2017.03.03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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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촉구 결의대회 열려
충정로역-광화문역 까지 행진하며 시민에게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알려
  • 2010년 10월, 장애 판정을 받게 된 아들이 건설 일용직으로 일하던 아버지의 소득으로 인해 기초생활수급권을 받기 어려워, 아버지 자살.
  • 2011년 4월,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에 기초생활 수급권을 받지 못한 김 씨는 폐결핵 치료를 받지 못해 거리에서 사망.
  • 2011년 7월, 남해 노인요양시설에서 생활하던 70대 노인의 부양의무자 소득으로 인해 수급탈락 통보를받고 자녀에게 부담이 되기 싫어 자살.
  • 2012년 2월, 양산의 신체장애 남성은 자녀의 소득으로 수급에서 탈락되자 자살.
  • 2012년 7월, 거제의 한 노인 사위의 소득증가로 수급에서 탈락하자 음독자살.
  • 2013년 9월, 신부전증 50대 남성 딸의 소득으로 수급권 박탈, 의료비 고민 뒤 자살.
▲ 공동행동이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공동행동이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2015년 한국복지패널 기초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 신청자 중 67.59%가 부양의무자의 소득과 재산이 기준보다 많다는 이유로 탈락했다.

이처럼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수급을 받을 수 없게 된 사람이 빈곤한 상황에서 좌절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 광화문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3일, 충정로역에 위치한 사회보장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부양의무제 폐지하‘길’, 가난한 사람들이 존엄하‘길’’을 주제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공동행동은 부양의무자 기준이 수급요건을 충족하지만 가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수급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각지대 빈곤층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 노들장애인자립센터 추경진 활동가가 발언을 하고 있다.
▲ 노들장애인자립센터 추경진 활동가가 발언을 하고 있다.

부양의무자는 기초수급 신청자의 배우자나 부모, 1촌 직계 혈족 등 수급권자를 부양할 책임이 있는 사람으로 기초생활 수급 신청자의 소득이나 재산이 적더라도 부양의무자에게 일정 기준 이상의 소득이 있으면 신청자는 기초수급을 받지 못한다.

노들장애인자립센터 추경진 활동가는 “사고 후 시설에서 15년을 살다가 지난해 1월 탈시설해 지역사회에서 생활하고 있다. 어느 날, 나는 정부로부터 두 명의 자녀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수급비가 삭감될 것이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추 활동가는 “탈시설하면서 제일 걱정이 된 것은 부양의무자 기준이다. 아무것도 해준 게 없는 아이들에게 짐이 되지 않을까 걱정돼 시설에서 나오는 게 고민이었다.”며 “이제 와서 아이들에게 부양의무의 책임을 지우고 싶지 않다. 가족관계를 단절시키고 불행하게 만드는 부양의무자 기준이 꼭 없어져야한다.”고 심정을 전했다.

정부, ‘폐지’ 아닌 ‘소득기준 완화’ 꼼수

빈곤사회연대 정성철 활동가는 “지난 2003년, 정부·보건사회연구원 공동 발간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는 사각지대 해소 효과가 적을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며 “하지만 정부는 폐지가 아닌 소득기준 일부완화를 시도했다.”고 부양의무자 기준을 유지하고 있는 정부의 태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정부는 지난 2015년 7월, 12만 명의 복지사각지대가 해소될 것을 예상하며 ▲부양의무자 소득기준 완화 ▲교육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등의 내용이 담긴 개정기초생활보장제도를 시행했다.

▲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 광화문공동행동 이형숙 공동대표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위해 활동을 멈추지 않겠다고 발언하고 있다.
▲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 광화문공동행동 이형숙 공동대표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위해 활동을 멈추지 않겠다고 발언하고 있다.

하지만 공동행동은 “12만 명이라는 숫자는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해 수급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사각지대 117만 명의 3분의 2수준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시행 1년이 지난 현재에도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로 인한 신규수급자 수는 발표되지 않고 있다.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가 없는 기초생활보장제도는 결국 실패한 개정안."이라고 주장했다.

공동행동 이형숙 공동대표는 “사람의 생존과 존엄성을 위해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돼야 한다.”며 “정부가 계속해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될 때까지 앞으로도 계속해서 싸울 것.”이라고 의지를 전했다.

한편, 공동행동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촉구결의대회를 시작으로 ‘장애인도 가난한 사람도 함께 살기위해 없어져야할 나쁜 정책 3가지 폐지 주간’을 선포하며 탈시설-자립생활 쟁취, 장애등급제폐지를 위한 결의대회를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이후, 공동행동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알리며 충정로역에 위치한 사회보장위원회 앞에서 광화문까지 약 1시간 동안 행진을 진행한뒤 결의대회를 마쳤다.

▲ 공동행동이 광화문까지 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 공동행동이 광화문까지 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손팻말을 든 참가자가 광화문에 도착해 행진을 마쳤다.
▲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손팻말을 든 참가자가 광화문에 도착해 행진을 마쳤다.
▲ 참가자가 현수막에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적고 있다.
▲ 참가자가 현수막에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적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