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인의 ‘독립된 삶’ 보장… 중앙과 지자체가 함께 해야
정신장애인의 ‘독립된 삶’ 보장… 중앙과 지자체가 함께 해야
  • 황현희 기자
  • 승인 2017.06.28 09:1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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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일본, 주거와 사회서비스 분리 통한 정신장애인 독립된 삶 보장
한국, 정신건강복지체계 마련돼야

지난달 30일 기존 정신보건법을 전면 개정한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신건강복지법)이 시행됐다.

특히 정신건강복지법은 비자의입원 요건이 강화됐는데, 기존 정신보건법은 강제입원 기준을 ‘치료를 필요로 할 정도의 정신질환이 있으며’, ‘자해나 타해의 위험성이 있는 심각한 경우’로 정했다. 두 가지 가운데 한 가지만 충족하면 강제입원이 가능했지만, 정신건강복지법은 두 가지 기준 모두 충족해야 한다.

또한, 정신의료기관의 장이 계속 입원 등이 필요하다고 진단할 경우, 서로 다른 정신의료기관 소속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 2명 이상(국립·공립 정신의료기관 또는 보건복지부장관 지정 정신의료기관 소속 1명 필수)은 의 일치된 소견이 있는 경우에만 계속 입원이 가능하다.

강화된 비자의입원 요건에 따라 그동안 비자의입원을 당했던 당사자들이 탈원화를 앞두고 있다. 이에 당사자들이 지역사회에 살기 위해서 필요한 지원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정신장애인복지지원법 추진 공동행동 등 정신장애인 관련 단체는 지난 27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정신장애인을 위한 지역사회 복지체계 마련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정신장애인복지지원법 추진 공동행동 등 정신장애인 관련 단체는 지난 27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정신장애인을 위한 지역사회 복지체계 마련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정신장애인복지지원법 추진 공동행동 등 정신장애인 관련 단체는 지난 27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정신장애인을 위한 지역사회 복지체계 마련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서울·인천 정신보건전문요원협회 이용표 대표는 탈원화와 당사자의 원활한 지역사회 정착을 위해서는 먼저 정신장애인의 주거가 보장돼야 하고, 특히 지방자치단체가 주거지원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거와 사회서비스 분리한 영국‧일본… 독립된 삶 보장에 초점

▲ 서울·인천 정신보건전문요원협회 이용표 대표.
▲ 서울·인천 정신보건전문요원협회 이용표 대표.

이 대표에 따르면 현재 미국, 영국, 일본 등 해외 여러 나라는 지방자치단체 주도 아래 탈원화와 함께 주거정책이 맞물려 이뤄졌다.

일본의 경우, 지난 2005년 제정된 장애인자립지원법과 2007년 주택 요확보 배려자에 대한 임대주택의 공급촉진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정신장애인의 주거지원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법에 따라 일본의 주거지원체계는 크게 안심임대지원사업과 지역생활지원사업의 상담지원제도로 구성된다.

안심임대지원사업은 민간의 주택을 양질의 임대투잭으로 정비하는 것을 지원해 장애인과 같은 주거취약계층에 주택을 임대하도록 함으로써 주택임대를 용이하게 한 것이다.

사업 참여 주체는 지방자치단체, 생활규칙·시장관행에 대한 설명, 전화상담, 분쟁시 대응, 의료기관의 연락 등을 담당하는 사회복지법인 등과 같은 지원단체, 안심임대주택을 제공하는 민간사업자 등이 있다.

지역생활지원사업의 상담지원제도는 케어홈·그룹홈·복지홈의 거주자는 물론 안심임대주택 입주자에게도 24시간 지원, 지역 지원체계에 관한 정비, 입주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상담지원사업자는 지방자치단체가 직접운영하기도 하고 민간에 위탁될 수 있다.

영국의 경우 주거지원은 지방정부가 담당하고 있다. 민간 비영리 조직은 주택공급, 주택운영관리, 정보·관련서비스 제공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사회주택이라 불리는 영국의 공공임대주택은 저렴한 비용으로 사회 취약계층의 주거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에 마련됐다.  방정부는 배분기준을 정하고 사회주택을 원하는 사람의 신청을 받고 자격심사를 수행한다.

또한 영국의 주거 지원 프로그램(supporting people)은 주거와 독립생활, 일상생활서비스를 분리하는 형태로 모델을 확장해 독립생활을 촐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즉, 사람들이 주택을 찾는 과정에 대한 지원에서부터 그것을 유지하고 주거상실을 예방하는 과정까지 지원함으로써 보다 독립된 생활을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소요되는 예산은 중앙정부에서 제공하고 지방정부는 계획과 배분을 담당한다.

이 대표는 일본과 영국의 사례를 통해 ▲정신장애인의 대규모 시설 수용정책이 지역사회 소규모 주거로, 독립 생활을 지원하는 정책으로 이동 ▲주거우선정책 실시 ▲주거우선정책의 실행전략으로 주거와 지원서비스 분리 ▲정신장에인에 대한 정신보건 및 사회서비스체계와 별도의 주거생활지원체계 운영 ▲정신장애인에 대한 통합, 체계화된 서비스 구조 형성 등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전통 방식의 주거서비스는 시설내에서 의식주는 물론 보호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러한 방식은 정신장애인의 의존성을 강화함으로써 지역사회에서 독립적 생존을 저해하는 요인이 됐다. 특히 병원이나 시설에서만 치료와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이는 곧 시설에서 나가면 서비스를 받지 못함을 의미하고, 당사자를 시설에 의존하게 만든다. 따라서 주거와 서비스를 분리해 최대한 독립된 삶을 장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지원주택프로그램을 한국의 정신건강복지체계에 도입하기 위해서 △탈원화를 위한 별도의 주거지원체계 구축 △대상자 사정, 의뢰체계 마련 △주거지원프로그램 운영기관의 설정 △주거지원서비스 확충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절한 역할분담이 필수 과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앙정부는 체계의 구축과 재원조달, 지방자치단체는 주택공급과 체계운영에 대한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 정신질환자 주거지원제도 구축의 핵심은 양질의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는 문제.”라며 “중앙정부는 주거지원 전달체계를 어떻게 구축하고 그에 소요되는 기본 비용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에 대한 정책대안을 제시할 책무가 있다. 이후 정신질환자들에게 얼마만큼의 공공주택을 어떤 조건으로 배분하는가는 지방정부가 해야 될 일.”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토론회에서는 정신장애인의 복지 서비스 증진을 위해 ▲정신장애인 주거제원 제도화를 위한 조례 개정 ▲정신장애인활동보조인 서비스 제도화 ▲정신장애인 소득 보장 제도화 ▲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동료상담 제도화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