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권리증진 국제학술대회’ 한국·일본·미국 당사자의 자기권리 옹호 및 자립생활 강연

▲ 발달장애인 권리증진 국제학술대회에서 좌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 발달장애인 권리증진 국제학술대회에서 좌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 일본, 미국의 피플퍼스트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각국의 발달장애인 권익 옹호와 자립생활 방향에 이야기를 하는 자리를 가졌다.

지난 26일 서울 누리꿈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발달장애인 권리증진 국제학술대회’에서 발달장애인의 자기권리옹호와 지역사회 자립생활과 관련된 분야의 학문성과를 공유하고, 자기권리옹호운동과 지역사회 자립생활이 현황, 미래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피플퍼스트는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의 자조 모임으로, 사회 환경과 인식을 변화시키고 이를 통한 권리를 찾아가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서로의 활동을 공유하는 이날 자리는 발달장애인의 권리와 그들의 목소리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 날 미국 SABE(Self Advocates Becoming Empowered: 미국 자기권리옹호운동) 티아 대표, 일본 피플퍼스트 나카야마 대표, 한국 피플퍼스트 김정훈 대표가 ‘발달장애인 자기권리옹호 운동의 어제, 오늘 그리고 미래’에 대해 강연했다.

권리를 위해 당사자 자기결정권과 사회인식개선 필요

이 날 발언대에 나선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은 국적과 살아온 환경은 모두 다르지만, 발달장애인의 권리를 직접 목소리를 내 이야기하는 활동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같은 기대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권리를 이야기 하는 데 있어, 당사자의 목소리는 그만큼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것.

▲ 한국피플퍼스트 김정훈 대표
▲ 한국피플퍼스트 김정훈 대표

김정훈 대표는 “한국피플퍼스트는 피플퍼스트를 비롯한 활동에 부모는 참여할 수 없고, 조력자는 당사자의 동의 없이 나서지 않고 있다.”며 “당사자의 의견을 충분히 전달 할 수 있게 보조인이나 부모가 선생과 학생의 관계가 아닌 동등한 입장으로 대해 당사자가 하고 싶은 말이나 행동을 할 권리를 함부로 침해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한국피플퍼스트의 활동을 설명했다.

이어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이지만, 국내 발달장애인의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그 속에서 발달장애인도 결정권이 있다는 인식이 변화해 함께 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것이 우리의 활동.”이라며 당사자 활동의 의미를 정의했다.

그 의미를 담아 한국에서는 발달장애인 참정권 확보를 위한 이들의 목소리가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앞에서 울려 퍼졌다.

한국보다 먼저 활동이 시작된 미국과 일본에서 역시 주제는 다를지라도, ‘권리’와 ‘스스로의 목소리’라는 데서 담긴 메시지는 같았다.

▲ 일본 피플퍼스트 나카야마 대표
▲ 일본 피플퍼스트 나카야마 대표

일본에서는 당사자의 탈시설과 장애인인식개선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나카야마 대표는 “해외에서 피플퍼스트 운동이 시작될 때, 반대로 일본은 장애인을 ‘보호’, ‘수용’ 한다는 이유로 시설을 만들고 사회에서 격리시켰다.”며 “시설에서 학대 또는 권리 침해를 당해도 지역사회에서 서비스 기반이 부족해 자립을 할 수 없던 상황이었다.”며 피플퍼스트 운동이 시작되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피플퍼스트 운동을 진행했지만, 사회에 관심이 부족했었다. 지난해 장애인 혐오범죄 이후 피플퍼스트가 전국적으로 학습회를 열리는 등 차별·학대가 없어져야 한다는 인식이 퍼져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탈시설 관련해서 당사자가 어려움이 있어도 당연하게 지역에서 살 수 있게 정부에 생활시설을 없애고 당사자가 자립생활을 하기 위해 지역의 서비스를 확대를 요구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며 “일본 내 사회 인식이 아직 부족하고 차별이 존재하지만, 인간으로 인정받고 당당하게 살기위해 목소리를 더 크게 낼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활동 영역을 좀 더 다양한 곳으로 열어 생활 영역 깊숙이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 미국 SABE  티아 대표.
▲ 미국 SABE 티아 대표.

당사자의 결혼 권리, 최저임금 등 고용 문제, 교통·기술접근성, 투표권 등 권리운동이 그 활동의 영역이 되고 있다.

티아 대표는  “미국도 시설이 많았고, 그 곳에서 무시당하고 방치당하며 권리를 보장받지 못했다.”며 “장애인의 의견을 알리기 위해 음반 제작, 문닫기 선전전(시설폐쇄운동) 등의 활동을 했고, 당사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SABE를 만들고, 권리를 보장받게 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SABE가 진행하고 있는 과제에 대해 “현재는 자기권리옹호의 계속된 지원 계획을 발전시키기 위해 ‘얼굴 맞대고(Face To Face)모임’을 진행하고 있고, 참정권 단체들과 협력해, 투표과정, 투표지역에서의 접근성과 장애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등 권리옹호에 대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미국 사회에서 장애인이 결혼을 하면 이전에 받던 생활보조금이 줄어들어 당사자에게 결혼이 불리하게 된다.”며 “이것은 당사자의 결혼할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제도 개선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비장애인과 동일한 임금을 받을 수 있게 최저임금 이하 제도 폐지 요구,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기술에 대한 접근성 요구, 당사자가 이동할 때 교통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접근 가능한 교통수단을 사용하도록 요청, 분리시설과 수용시설 폐쇄 요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당사자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고, 비장애인과 같이 지역사회에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운동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발달장애인 권리증진 국제 학술대회는 27~28일 진행되는 제5회 한국피플퍼스트의 사전행사이며, 한국피플퍼스트대회는 국내·외 발달장애인 자조단체와 당사자, 가족, 전문가 등 자기권리 옹호 활동 성과와 발달장애인 권리 증진의 필요성을 홍보하기 위해 매년 개최하는 전국 규모의 발달장애인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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