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거주시설 인권 조사 ‘어려움’과 ‘개선 방안’은?
장애인거주시설 인권 조사 ‘어려움’과 ‘개선 방안’은?
  • 하세인 기자
  • 승인 2017.12.0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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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총련 ‘거주시설 장애인의 권익옹호 방안마련을 위한 토론회’
안정실, 대응지침, 인권지킴이단, 자립 지원 등 놓고 ‘의견 분분’
▲ 지난 1일 거주시설 장애인 권익옹호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 지난 1일 거주시설 장애인 권익옹호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장애인거주시설 장애인 인권실태 조사 시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장애인총연합회(이하 장총련),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 지자체는 지난 2011년~2017년까지 장애인거주시설인권실태조사를 매년 실시하고 있다.

장총련은 지난 1일 서울시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거주시설 장애인의 권익옹호 방안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시설종사자, 거주인 인권에 ‘딜레마’ 빠진다”

이날 참석한 마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용준 교수는 인권실태 조사 시 발생하는 어려운 점을 사례와 함께 제시했다. 그는 ▲생존권으로 시설 입장에서 적극 대처가 어려움 ▲자유권으로 장애인의 사적인 삶 보장차원과 타인과 관계조성이 어려움 ▲거주인과 시설종사자 사이에 균형 보장이 어려움 ▲사회적 규범 유지 ▲물리적 환경으로 인한 인권 문제 등을 곤란한 상황으로 꼽았다.

시설 거주인 ㄱ씨는 프라더-윌리 증후군으로 인해 먹는 것이 조절되지 않는다.

초고도비만으로 인해 생활재활교사가 운동을 시키려고 했지만, 밀어 넘어뜨리고 도망가고, 새벽에 잦은 가출로 인해 종사자가 보살피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김 교수는 “‘생명권, 자유권, 인신의 안전’은 인권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며 “하지만 시설에서는 종사자가 보살피는 데 거주인의 생존권, 자유권, 주권이 대립각을 세우는 복잡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설 거주인 ㄴ씨는 휴대전화를 요청해 개설했지만, 밤새 음악을 틀거나 동영상을 시청해 다른 거주인에게 방해를 주고 있다.

또한 휴대전화 요금이 80만 원 정도가 청구돼, 이에 대한 자제를 요청했지만, ㄴ씨는 ‘본인의 권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거주인 자유권에 대한 대처의 어려움으로 예를 들어 ‘계절에 맞지 않는 의복’을 입으려 하는 상황에서 거주인의 의견을 허용하면 신체적 위험이 초래되며, 사회적 규범에 어긋나는 경우 등이 발생한다.”며 “또한 ‘장애인이 원하는 일상적 행위를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는가’라는 고민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ㄷ시설의 경우, 거주인 8~9명을 교사 1명이 맡고 있다.

이에 거주인이 모두 옷을 벗고 장시간 노출되거나, 원외 주변 산책을 원할 시, 사고의 위험으로 인해 산책을 자제 시킬 때 어려움이 있다.

이어 “거주인과 종사자 사이 관계를 형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축은 도움을 받는 거주인과 도움을 주는 직원.”이라며 “다수는 도움을 원하고 있지만, 도움을 주는 인적자원의 한계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또 “거주인과 종사자 사이 균형을 갖는 것은 직원 개인의 역량이나 개인의 실천 행위에만 달려있는 것이 아니다.”며 “시설 전체의 지향이나 철학, 거주인에 대한 관점, 운영의 방식이 더 큰 영향이 된다.”고 언급했다.

도벽이 있는 거주인이 종사자의 소지품을 훔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거주인의 사물함을 확인하고자 할 때, 인권의 문제를 주장해 난처한 상황이 발생한다.

그는 “시설은 생활공간을 공유하는 특성을 갖고 있어, 사회규범과 관련된 문제가 다수 발생한다.”며 “사회규범에 대한 인권의 문제는 타인의 소유권을 존중하지 않을 경우,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폐교를 이용해 단기보호시설로 인가받아 운영하고 있는 ㄹ시설은 교육청의 허가 없이는 시설개보수를 할 수 없어, 안전에 대한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김 교수는 “시설은 거주인이 일상생활을 하는 곳으로 가능한 개인 공간이 제공하는 많은 것을 주는 물리적 환경이 이뤄져야 한다.”며 “또한 이 물리적 환경이 시설 유형과 거주인 특성에 따라 거주인을 보호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김용준 교수, ‘인력구조 개선, 안정실 설치 등’ 거주인 권익옹호 개선 방안 제시

▲ 마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용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 마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용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김용준 교수는 ▲거주시설 인력구조 개선 ▲인권지킴이단 내 외부인력 증원 ▲장애인거주시설 내 안정실 설치 ▲퇴소지원전환시스템 등이다.

거주인 인권침해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으로 거주시설 인력구조 개선을 제시했다.

그는 “장애인복지시설 사업안내의 4.7명당 2명이 아닌, 거주인 3명당 최소 2명의 종사자가 배치돼야 한다.”며 “또한 1실당 거주인원을 축소하고 1인당 돌봄 서비스 인력확대 등 생활환경 개선과 돌봄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인권지킴이단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제시했다. 외부단원의 인력 정원(변호사, 공공후견인, 인권전문가, 지역주민, 이용인보호자 등)이 충분하지 않고, 외부단원에 대한 활동비를 시설이 지원하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그는 “인권지킴이단 내 시설 내부 인원을 최소화하고, 외부단원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인력 정원 구성, 교육, 양성, 보수교육 등 정책적 뒷받침이 이뤄져야 한다.”며 “또한 인권지킴이단으로 활동하는 외부 단원은 본인의 역할을 충분히 인지하고, 시설과 거주인 사이 중재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노숙인 시설, 정신요양원 등에 설치된 ‘안정실’이 장애인거주시설에도 설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에 의하면 거주인 사이 폭행 등과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일시 분리를 통해 어느 정도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거주인이 위의 사례와 같은 문제행동을 보일 시, 시설입장에서 대처해야 할 지침이 없어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거주인의 ‘문제행동’이 발생할 시, 시설에서의 적정한 대응과 관련한 매뉴얼의 제작과 보급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퇴소 후 자립에 실패해 시설로 다시 돌아오는 상황에 대한 방안을 모색해야 된다며 ‘퇴소지원전환시스템’을 제시했다.

이밖에도 거주인과 종사자를 대상으로 인권교육을 실시하며, 돌봄서비스의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문순 사무국장, ‘안정실 설치, 문제행동 대응 지침 등’ 발제자 주장은 잘못…

인권침해 감시 역할은 ‘독립성’ 갖추고, 퇴소지원전환시스템은 ‘자립’이어야

▲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조문순 사무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조문순 사무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에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조문순 사무국장은 김 교수가 제시한 사례에서 종사자가 거주인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단순히 ‘문제행동’으로 판단해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반문했다.

조 사무국장은 “도전행동은 장애인의 또 다른 의사표현이며, 그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는 인력과 환경에 대한 도전일 뿐.”이라며 “도전행동에 대한 접근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종사자의 서비스 제공의 질은 나아지지 않을 것이며, 인권침해에 대한 대립각으로만 존재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어 시설의 인권지킴이단이 독립적이지 않아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한계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권지킴이단에게 인권침해 해결의 역할을 부여하고, 예산을 할당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이용인위원회 등을 운영해 자기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하거나 독립된 조사역량이 갖춰진 기관이 점검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한 “감금방, 생각의 방 등 별도의 공간이 마련된 시설도 있다. 그 안에서 인권 침해적 요소, 정신적학대 등이 빈번하게 이뤄진 바 있다.”며 “시설 내 안정실은 합법적으로 인권침해를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설치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가 제시한 퇴소지원전환시스템은 ‘마치 다시 시설로 돌아가기 위한 방안’으로 보일 우려가 있다며, 퇴소지원전환시스템은 퇴소 후 자립을 지원하는 곳으로 규정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상영 팀장, 인권지킴이단 내 외부인력 증원은 동의“지역인권 NGO 추천 구성 등 고민해봐야”

▲ 국가인권위원회 장애차별 조사2과 정상영 팀장이 발언하고 있다.
▲ 국가인권위원회 장애차별 조사2과 정상영 팀장이 발언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장애차별 조사2과 정상영 팀장은 “폭력상황 발생 시 일시적 분리로 인권침해를 예방할 수도 있지만 그 상황에 대한 적용기준이 무엇인지, 이를 판단하는 권한은 누구에게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실제 정신요양시설과 장애인거주시설을 함께 운영하는 일부 법인시설에서 법적근거 없이 거주인의 행동 통제와 징벌을 목적으로 안정실을 운영해 강제로 감금하는 인권침해사례가 발생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장애인거주시설에 안정실이 제외돼 있는 이유는 ‘장애는 치료대상이 아니며, 장애인복지법에 의한 법적근거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김 교수의 시설 내 안정실 설치 제안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어 인권지킴이단 운영 예산지원과 내실화에 관해 형식적 인권지킴이단 설치와 운영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인권지킴이단 운영예산을 보조금으로 지원하도록 하고, 인권지킴이단의 외부위원 확대 등이 필요하다며 김용준 교수의 의견에 동의했다.

다만 “외부위원을 시설에서만 추천해 구성하지 말고, 지역인권 NGO의 추천을 받도록 제도(지침, 시행규칙 등)를 개선할 필요하다.”며 “시설 내 인권침해가 발생할 경우 시설장이 인권지킴이단에 의뢰해 처리하지 않고 묵인하거나 축소처리 한 경우에 이에 대한 벌칙 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장애인 문제행동에 대한 대응 지침은 거주인이 ‘공동거주시설’이라는 생활영역에서 실행되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기본권을 제한한다는 한계가 존재한다.”며 “현실적으로 발생하는 문제가 장애유형, 사정,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판례와 법리에 따라 개별적으로 적용하고 해석 해야한다.”고 전했다.

이에 단순 반복적으로 유형화 할 수 있는 사례를 종합하고 분석해 자의적 판단에 의해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지침서를 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한편, 장총련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시설 거주인의 권익옹호 방안에 대한 논의를 활성화시키고, 계속해서 인권상황 점검과 사전예방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인권침해에 대한 근본적인 인권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것이며, 논의된 내용은 보건복지부에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