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4개 부처 장관 면담 요청에 '묵묵부답'… 면담, 정책요구안 재요구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9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장애인에 대한 소외와 배제가 아닌 평등의 가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9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장애인에 대한 소외와 배제가 아닌 평등의 가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장애가 있는 이들도 소외받지 않는 올림픽이 돼야 한다."

‘하나 된 열정, 하나 된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을 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한국사회 장애인의 삶은 하나 되지 못한 채 많은 영역에서 차별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지난 2일 “평창·평화·그리고 ‘평등올림픽’을 위해 지난 2015년 UN총회에서 채택한 ‘지속가능발전목표’의 기본정신인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것’을 이행해야한다.”며 장애인이 배제되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함꼐 살기 위해 ▲노동 ▲이동 ▲문화예술 ▲사회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정책 요구사항을 발표하고,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등 4개 부처 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한 바 있다.

이들은 “하지만 ‘조속히 약속 날짜를 주겠다’는 답변을 뒤로 일주일이 지났지만, 관계부처 장관과의 면담은 진행되지도 않았으며, 정책요구사항에는 뚜렷한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전장연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인 9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이 배제되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함꼐 살아가기위한 ‘평등올림픽’을 기원하며, 개회식을 향하는 시민들과 전 세계인들을 향해 우리의 요구를 알리겠다.”고 밝혔다.

장애인 포함한 사회 약자에 대한 불평등 해소없는 ‘평화’는 공허

▲ 경기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권달주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 경기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권달주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경기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권달주 회장은 “(평창 동계올림픽인)오늘은 누구의 축제인 것이냐. 모두의 축제이며, 세계의 축제이지만, 왜 장애인은 거기에 포함되지 않느냐.”며 “장애인도 올림픽 구경하고 싶고, 패럴림픽에서 주인공이 되고 싶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라고 토로했다.

그는 “장애인들은 10년 이상 대한민국에서 늘 소외됐고, 배제됐다. 이런 평등 없이 평화 올림픽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권 회장은 “오늘은 30년만에 다시 열리는 대한민국의 축제다. 우리는 지난해 12월 전부터 평창 올림픽과 패럴림픽 이동권을 위해 국토교동부에 ‘장애인이 올림픽에 같이 동참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그럴 때마다 국토교통부는 ‘연구하고 있다. 노력 중이다’라는 답변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 이동권에 대해 “우리는 명절 때마다 이동권을 위해 ‘장애인도 버스타고 고향에 가고 싶다’고 목소리를 냈지만, 국토교통부는 연구 중이라는 답변만 내놓고 있다.”며 “언제까지 연구만 할 것이냐.”며 지적했다.

아울러 권 회장은 “대한민국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무수한 공약과 약속을 쏟아내기만 한다. 오늘 올림픽이 개막하는데 모든 국민이 한 마음으로, 즐거운 축제 분위기로 가려면, 이제는 그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며 4개 부처 장관과의 면담을 촉구했다.

장애인문화예술 판 좌동엽 대표는 “그 동안 세상을 바꾸자고 주장했었고,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이야기 했었다.”며 “최소한의 권리, 인간다운 권리,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 이동할 수 있는 권리, 노동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해 주장했었지만, 변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좌 대표는 “하지만 세상이 바뀐다 하더라도 우리의 일상이 바뀌지 않으면 세상이 바뀌지 않은 것이라 생각한다.”며 “가고 싶은 곳을 못가고, 하고 싶은 것을 못하고, 보고 싶은 것을 못 보는데, 제도가 바뀐다 해서, 사회체제가 바뀐다 해서 세상이 바뀐 것이냐.”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의 일상이 바뀌고 삶이 바뀌어야만 세상이 바뀐 것이다. 또 우리의 문화생활, 문화권이 획득되고, 이뤄져야 진정한 세상이 바뀌는 것.”이라며 “평등을 보장하는 장애인의 삶, 문화적 권리, 문화적 삶이 바뀔 때, 진정한 평등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전장연은 기자회견을 갖고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으로 향하는 경강선 KTX(케이티엑스) 탑승자에 유인물 배포와 선전전을 진행했고, 문화·예술 퍼포먼스로 현수막을 꾸미는 시간을 마련했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기자회견 뒤 문화예술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9일 기자회견 뒤 문화예술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9일 기자회견 뒤 문화예술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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