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7월 시작인 장애등급제 폐지, 잘 이뤄질 수 있을까
내년 7월 시작인 장애등급제 폐지, 잘 이뤄질 수 있을까
  • 하세인 기자
  • 승인 2018.07.25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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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전국장애인운동 활동가 대회서 장애등급제 폐지 풍자… "맞춤형 서비스 제공위해 논의와 예산수립 거쳐야"
'장애등급제 폐지 민관협의체' 상황극을 진행하고 있는 전장연 조현수 정책실장(왼쪽)과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오른쪽).
'장애등급제 폐지 민관협의체' 상황극을 진행하고 있는 전장연 조현수 정책실장(왼쪽)과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오른쪽).

 

복지부 역- 장애등급제 폐지 할 겁니다. 대통령 공약 사항인데 왜 등급제를 폐지 안하겠습니까.

장애계 역- 처음부터 예산 계획을 확실하게 세우고 추진하면 되는데, 법만 바꿔 놓고 마치 폐지되는 것처럼 이야기 하면 굉장히 곤란합니다. 그렇다면 장애등급제 폐지 논의사항인 장애연금대상 확대와 활동지원서비스 24시간 제공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세요.

복지부 역- 이미 발표가 됐듯 고용과 소득 부분은 2022년에 할 것입니다. 천천히 가시죠, 천천히.

 

-제13회 전국장애인운동 활동가 대회 ‘장애등급제 폐지 민관협의체’ 상황극 중

전국의 장애계 활동가들이 모인 자리에서 선보인 장애등급제 폐지 민ㆍ관협의체 상황극.

25일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일산직업능력개발원에서 진행된 ‘제13회 전국장애인운동 활동가 대회’에는 정부와 장애계 등이 참여하고 있는 민·관협의체 논의 과정에 대한 상황극이 진행, 장애계와 온도 차이를 보이는 정부에 대한 ‘풍자’가 담겼다.

충분한 논의 통한 정책 추진 촉구…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서비스 위해 예산 확대는 필수”

25일 열린 제13회 전국자앵인운동 활동가 대회에서 장애등급제 폐지 민관협의체 경과 등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25일 열린 제13회 전국자앵인운동 활동가 대회에서 장애등급제 폐지 민관협의체 경과 등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들은 장애등급제 폐지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일까.

정부는 지난해 12월 장애인복지법을 개정해 장애 '등급'을 '정도'로 바꾸는 내용을 담아 장애등급제 폐지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그 뒤 지난 3월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장애인 정책 조정위원회가 열려  '제5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을 심의ㆍ확정하고 장애등급제 폐지 추진방향에 대해 논의가 진행됐다. 이날 정부는 내년 7월 장애등급제를 폐지한다고 밝혔으며, 이를 위해 올해 상반기까지 장애등급제 폐지와 종합판정도구 단계적 도입의 구체적 이행 방안 마련 등을 계획했다.

지난 5월에도 정부는 장애등급제 폐지의 차질없는 시행을 위해 20개 부처가 참여ㆍ협력하는 '장애등급제 폐지 시행준비단'을 구성하고 첫 회의를 개최했으며, 현재 '장애등급제 폐지 시행준비단' 회의는 격월로 진행하고 있다.

이와 앞서 정부는 장애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장애등급제 폐지 민ㆍ관협의체'를 구성, 지금까지 10여 차례의 논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정작 장애계는 법률 개정부터 실제 논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지난해 12월 개정된 장애인복지법은 장애등급제 폐지와 관련해 굉장히 중요한 사항이었지만, 정부는 민ㆍ관협의체에서 법률 개정 등에 실제 논의가 없었고 일방적으로 법을 추진했다."며 "당시 '장애등급제ㆍ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 공동행동'은 성명을 통해 ▲장애등급제 폐지에 대한 전체적인 청사진과 시기에 대한 논의와 합의 ▲장애등급제 폐지에 따른 예산 확대와 방안 ▲장애등급 재심사 중단 등을 합의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준비되지 않은 예산에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내년 7월을 장애등급제 폐지 시점으로 내다보며 이를 대체할 새로운 기준을 마련을 준비 중이며, 각 영역의 새로운 기준은 일상생활지원(2019년 7월), 이동지원(2020년), 소득·고용지원(2022년) 등으로 나눠 단계적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계는 예산 반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정부에 문제를 제기한다.

장애인연금과 관련한 사안을 예로 보면, 대상 확대를 요구하는 장애계에 정부는 예산 문제로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다는 것이 민·관협의체 참석자들의 설명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필요한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에게 권리로서 보장되기 위해 예산 확대는 필수적이고, 정부의 ‘장애등급제 폐지 추진방향’은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장애인 복지 예산의 대폭 확대를 전제하지 않고는 불가능 하다.”며 “(지금대로 라면)‘등급’을 ‘정도’로만 바꾸는 폐지에 그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예산계획을 확실하게 세우고 추진해야 하는데, 법만 바꿔놓고 마치 폐지된 것처럼 이야기 하면 곤란하다. 그건 진짜 장애등급제 폐지가 아니다.”라며 “정부가 장애인연금 기준 대상의 변화로 제시한 시기는 2022년이다. 그런데 5년 뒤면 정부 임기 말이다. 정부의 끝자락에서 과연 예산을 반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문제도 있지만 민관협의체를 통한 성과도 있다."며 "앞으로 예산 수립 과정 등을 포함한 장애등급제 폐지 과정에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