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유소년 하계 스포츠캠프’ 찾은 홍석만 선수… 즐기는 운동 당부
훈련육성부 “다양한 경험으로 꿈나무들 적성 발굴하는 기초 중요해”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패럴림픽 스타 홍석만 선수(왼쪽)가 꿈나무 선수들을 트랙 위에서 만났다. 이종구 선수(오른쪽)에게 경기 주의 사항을 알려주고 있다.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패럴림픽 스타 홍석만 선수가 꿈나무 선수들을 트랙 위에서 만났다.

지난 8일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 홍 선수는 약속시간보다 한두 시간을 먼저 도착해 경기용 휠체어를 손보고 몸을 풀었다.

그리고 잠시 뒤 운동장으로 나온 이종구(남·15)·박형규(남·12) 학생.

홍 선수를 이천훈련원까지 찾아오게 한 두 주인공은, 장애인 체육 꿈나무 육성을 위해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진행 중인 ‘2018년 유소년 하계 스포츠 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이다.

홍 선수는 캠프에 참가자 중 휠체어육상에 관심과 두각을 나타내는 학생들이 있다는 연락에 단번에 이천훈련원을 찾았다.

“가능성과 잠재력 담긴 꿈나무… 장애인 체육 즐길 수 있길”

2008베이징패럴림픽 휠체어육상 T53 400m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패럴림픽 스타 홍석만 선수.

그는 지난해 시작한 IPC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 활동으로 국내·외에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국체육대학교 박사 학위를 받은 뒤에도 논문과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고, 최근 IOC 국제올림픽위원회 유승민 선수위원이 시작한 사단법인에서 장애인체육 분야를 담당하며 나눔 활동을 하고 있다.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홍 선수이지만, 이번 만남에는 흔쾌히 시간을 냈다. 장애인 체육의 꿈나무가 될 선수들을 만나는 일에는 빠질 수 없었다.

홍 선수는 “그동안은 다른 역할로 캠프에 도움을 주다 휠체어육상에 관심이 있는 선수들이 있다는 연락에 만나러 왔다.”며 “지도자이자 형님, 선배 이런 역할로 도움을 주러 왔지만, 사실 학생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내게 큰 기쁨.”이라고 만남을 설명했다.

8일간 예정돼 있은 캠프 일정 동안 세 번의 약속을 잡았다. 학생들의 일정이 비는 시간을 맞춰 한 시간 반 정도의 훈련을 지도했다.

홍석만 선수는 캠프에 참가자 중 휠체어육상에 관심과 두각을 나타내는 학생들이 있다는 연락에 이천훈련원을 찾았다.

아직은 어린 선수들인 점을 감안해 기술이나 훈련에 집중하기 보다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휠체어육상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놨다. 물론 경기 중 자세와 체력 관리방법 등도 세심하지만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꼼꼼하게 챙겼다.

홍 선수는 “아직은 어리고 시작한지 얼마 안 된 학생들이기에 기술이나 기량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운동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는 것 자체가 충분한 가능성.”이라고 이야기 하며 “꿈나무 학생들은 당장 2년 뒤 도쿄가 아니라도 그 다음, 또 다음 대회를 내다볼 수 있는 잠재력이 담긴 친구들.”이라고 소개했다.

사실 이런 훈련 체계가 생겼다는 것 자체가 부럽기도 하다.

스물 한 살의 나이로 늦게 휠체어육상에 입문한 홍 선수는, 당시 배우는 것도 훈련할 곳도 마땅치 않아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지원도 있고 번듯한 훈련원도 생겼다. 그리고 무엇보다 캠프 등을 통해 학생들이 재미를 느끼며 운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있다는 것이 부럽다는 홍 선수.

그는 “이 친구들은 앞으로 어떤 재능을 더 보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육상을 하다 사격을 할 수도 있고, 사격을 하다 수영을 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운동을 재밌어 하고 즐겼으면 좋겠다.”며 “운동이 자신의 삶을 더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느꼈으면 좋겠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경험들을 만나며 생각이 깊어지고, 깊어진 생각만큼 더 넓은 기회를 만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행히 학생들도 운동을 즐기며 선수로써의 첫 단계를 시작하고 있다.

이종구 학생은 휠체어 육상이 주는 매력에 푹 빠졌다. 

매주 잠실운동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이종구 학생은 아직 짧은 경력이지만  분명한 목표가 생겼다.

“트랙 위에서 신나게 달릴 수 있는 휠체어 육상이 마음에 들었다.”고 설명한 이종구 학생은 “체력을 더 키워 홍석만 선수처럼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는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종구 선수(왼쪽)와 박형규 학생(오른쪽)이 홍석만 선수의 설명에 집중하고 있다.

박형규 학생은 상처와 물집들이 자리 잡은 손을 자랑처럼 들어 보였다.

휠체어농구로 시작해 휠체어 육상에 재미를 붙였고, 당장은 어떤 종목을 정하기보다 여러 경험 할 수 있는 기회를 즐기고 있다.

박형규 학생은 “사실 한참 운동한 다음날이면 여기 저기 몸이 아프기는 하지만, 그래도 운동 하는 동안은 좋다.”며 “포기 하지 않고, 쉬지 않는 선수가 꿈.”이라고 말했다.

“기초부터 탄탄히”… 꿈나무에서 신인, 후보, 국가대표로 성장하는 체계 중요

이처럼 성장하는 단계의 꿈나무들을 발굴해 기초부터 탄탄하게 잡아주겠다는 것이 대한장애인체육회가 계획하는 선수 발굴 체계다. 

이번에 진행된 유소년 스포츠 캠프는 장애인체육 기초종목 육성 사업을 통해 발굴된 20세 미만의 장애 유소년 19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지난 6일~13일까지 신체계측과 기초체력 측정, 등급분류 등을 통해 운동능력과 신체발달 및 체력을 점검한다.

세부 프로그램으로는 수영, 육상, 탁구, 태권도, 사격, 파라아이스하키,양궁 등 12 종목 체험이 진행된다.

특히 이번 캠프의 가장 중점 적인 부분은 다양한 종목 경험으로 더 적합한 종목으로 육성한다는 것. 더불어 기초 체력을 키워 탄탄한 선수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도 담겼다.

대한장애인체육회 훈련육성부 전선주 부장

대한장애인체육회 훈련육성부 전선주 부장은 엘리트 선수로의 성장에 앞서 기초를 다지는 캠프의 역할을 강조했다.

전 부장에 따르면 기초종목 육성 사업을 위해 배치된 종목별 시·도 전담지도자가 활동을 하고, 여기서 발굴된 선수와 학생체전 등 대회를 통해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을 선발한다.

이들을 꿈나무로 장애인 체육에 가까이 다가오는 기회와 환경을 제공하고, 이어서 신인선수와 후보 선수를 거쳐 국가대표까지 성장시키는 과정을 육성체계로 잡고 있다.

전 부장은 “홍석만 선수는 스무살이 넘어 휠체어 육상을 시작했고, 2018평창동계패럴림픽 아이스하키 국가대표로 동메달을 목에 건 정승환 선수 역시 대학을 진학 한 뒤 운동을 시작했다.”며 “이들이 좀 더 빠른 나이에 체계적으로 운동을 시작했다면, 얼마나 더 성장했을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문 체육 선수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과정에서 꿈나무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는 캠프 등을 통해 기초를 잡고 입문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며 “앞으로 더 많은 종목에서 전담지도자가 활동해 꿈나무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체계를 잡겠다.”고 계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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