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인도네시아APG 동메달 이어 겹경사… “실업팀 생겨 꾸준히 성장할 수 있기를”

사이클 김종빈 선수(왼쪽)와 공민우 파일럿의 모습.
사이클 김정빈 선수(왼쪽)와 공민우 파일럿의 모습.

제38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텐덤사이클에 출전한 김정빈 선수(27, 경기도장애인사이클연맹)와 공민우 파일럿(38,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5일 오전 11시 15분 전북 경륜장에서 진행된 남자 트랙 스프린트 200m에서 김정빈 선수와 공민우 파일럿은 10초767을 기록하며 새로운 기록을 만들었다. 지난 대회에 이은 2연패다.

김정빈 선수는 2018인도네시아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서 텐덤사이클 1km 동메달을 목에 건 바 있어 기분 좋은 소식을 연이어 가고 있다 .

김정빈 선수는 “결승점을 통과한 뒤 형님(공민우 파일럿)이 뒤를 쳐서 1등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트랙에서 내려오니 주변에서 함성을 질러줬고, 뭔가 해냈다는 것을 느꼈다.”며 한국신기록을 경신하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사실 아시아경기대회에는 200m 경기가 없어 단거리 경기를 준비하지 못했는데, 대회를 준비하며 60일 간 합숙훈련이 도움이 됐다.”며 “믿고 의지할 수 있었던 공민우 파일럿 덕분.”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공민우 파일럿은 “김정빈 선수와는 2년 정도 호흡을 맞춰오고있는데 빠른 습득으로 성장하는 좋은 선수.”라며 “10여 년 동안 파일럿으로 만났던 선수 중에 최고.”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텐덤 사이클은 비장애인 파일럿이 앞에서 방향을 잡고, 시각장애인 선수가 뒤에서 함께 경기하는 2인용 사이클 경기다.

기타 치던 김종빈에서 사이클 선수로… “활기 찾고 싶었다”

첫 아시아경기대회의 동메달과 전국장애인체육대회 한국 신기록으로 이름을 알린 김정빈 선수는 이제 3년차 사이클 선수다. 빠른 적응력으로 선수로써의 이제 막 출발했다.

어릴 적 태권도와 축구를 즐기던 학생은 망막색소변형증으로 시력을 잃으며 음악에 목표를 세웠었다. 추계예술대학으로 진학해 음악을 전공하고 최근까지 학원에서 기타를 가르치고 개인레슨도 제법 했었다.

하지만 정적인 생활을 하는 삶에 활력소가 필요했고, 때마침 복지관을 통해 사이클을 추천받았다.

이전에도 운동을 접해보기도 했다. 지난 2015년 서울에서 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가 열리며 쇼다운 선수로 참가했었지만 본인과는 잘 맞지 않았다. 동계종목인 크로스컨트리 스키에도 도전해 봤지만, 삶에 필요했던 활력소를 얻기 위한 기회보다는 힘든 훈련에 지쳤다.

그러다 운명같이 만난 사이클에 매료되고 말았다.

텐덤사이클 경기를 진행하고 있는 공민우 파일럿(앞쪽)과 김종빈 선수. ⓒ대한장애인체육회
텐덤사이클 경기를 진행하고 있는 공민우 파일럿(앞쪽)과 김정빈 선수. ⓒ대한장애인체육회

김정빈 선수는 “처음 사이클 경기장에서 탔을 때는 말 그대로 ‘살살’ 재미를 느끼게 해줬던 것 같다.”며 “어릴 적 자전거를 타며 느끼던 바람을 다시 느낄 수 있었고, 본격적으로 사이클을 시작하면서 활력소가 어떤 의미인지 다시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성적도 빠르게 올랐다. 2016년에 처음 사이클에 입문하고 단기간에 경기도 대표로 선발됐다. 그리고 그해 첫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스프린트 3위에 올랐다.

김정빈 선수에게 사이클은 ‘심장을 뛰게하는 익사이팅한 경기’ 였다. 그는 “내 삶의 질을 높여줬다.”며 “기타만 치고 걷는 것이 운동의 전부였던 내게 사이클이 찾아 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도쿄 바라보는 ‘신예’… 지속적인 훈련 할 수 있길 기대

이제 막 성장을 시작한 신예 김종빈 선수는 연맹 측에도 국제 대회에 많이 나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선수라면 한번 쯤 올라서고 싶은 패럴림픽 무대에 대한 꿈도 있지만, 국제대회에서의 경험이 기대됐다. 그 과정 속에서 실력을 성장시켜 패럴림픽 무대에 나서고 싶은 계획을 세웠기 떄문.

선수로의 성장 과정에 김정빈 선수와 공민우 파일럿 둘 모두 기대하는 것은 실업팀이다.

선수에게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훈련이 필요하고, 선배 입장에서 파일럿에게는 기량을 끌어올려줄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바람이 모아졌다.

공민우 파일럿은 “부산에서 실업팀에 소속돼 훈련하고 있는 텐덤사이클 김종규 선수 역시 어린나이에 만나 지금의 김종빈 선수와 같았다. 이후 빠르게 성장했고, 실업팀에 들어가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며 “(김)정빈이에게도 이런 기회가 와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김정빈 선수 역시 실업팀에 대한 욕심이 없지 않다. “음악으로 꿈을 일찍 잡았던 내게 친구들이 부러움을 보냈지만, 지금 와 생각해 보니 이제 막 신인 선수가 된 나와 사회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친구들이 비교가 된다.”고 말한 그는 “음악을 하던 김종빈이 선수로 생활 하는김종빈으로 삶의 리듬이 바뀌었다. 선수로의 삶에 만족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우고, 그 계획에 다가설 수 있는 환경이 있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경기에 나갈 수 있게 해준 '배려'와 마음을 모아준 '지원' …"감사를 꼭 전하고 싶다"

한편 김정빈 선수와 공민우 파일럿은 이번 인터뷰를 통해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이 함께 훈련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지원해준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먼저 입을 연 김정빈 선수는 “아내의 출산을 앞둔 상황에서도 나와의 경기를 선택해 함께해준 형님(공민우 파일럿)이 가장 큰 고마움이 있고, 형님이 나와 사이클 경기를 함께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국민체육진흥공단 관계자들에게도 꼭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인사를 전했다.

공민우 파이럿은 “현역 경륜 선수로 활동하다 보니 배려해주는 국민체육진흥공단에 가장 먼저 고마움을 전한다.”며 “파일럿 활동에 대한 이해와 의미에 동감해 주는 관계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더불어 두 사람이 함께 훈련한다는 소식에 선뜻 도움을 더해준 기업들에 대한 고마움도 덧붙였다.

공민우 파일럿은 “옥타미노스, 에코이, 허니프플러스, 코메트 등에서 건강보조제와 훈련에 필요한 헬멧과 사이클 바퀴 등을 지원을 해주고 있다. 얼굴도 본적없는 선수들이 훈련에 나선다는 소식에 선뜻 힘을 더해준 분들.”이라며 “선수들의 노력 뒤에 든든한 지원자들이있다. 이렇게 꼭 인사를 전하고 싶었고, 그 응원에 힘입어 언제나 노력하는 선수들이 되겠다.”고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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