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도발 부상 하재헌 중사 "패럴림픽 金도전"
지뢰도발 부상 하재헌 중사 "패럴림픽 金도전"
  • 손자희 기자
  • 승인 2019.02.0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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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31일 군 전역… 장애인 조정 선수로 새로운 도전

지난 2015년 8월 4일, 서부전선 DMZ에 포성이 울려 퍼졌다.

수색 작전 중 북한군이 수색로 통문 인근에 매설한 목함지뢰가 터진 것.

이 사고로 하재헌 중사는 양쪽 다리를 잃고, 쓰러진 하 중사를 구하러 간 김정원 중사도 2차 지뢰 폭발로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당시 전신마취 수술 19번을 포함해 수술만 21번을 받고 힘든 재활을 거친 후 국군수도병원에서 근무하던 하 중사가 지난달 말 전역했다.

새로운 꿈인 '조정 선수'를 향한 도전에 나서기 위해서다. 

인터뷰중인 하재헌 중사(오른쪽)

“2015년 8월 4일날 새벽 4시경에 작전 준비를 시작했어요. 저희가 사고가 난 지역이 지뢰가 떠내려올 가능성이 전혀 없는 지형이었는데, 작전에 들어가서 문을 통과하려는 순간 뭔가 폭발음이 일어나면서 그때 잠깐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보니 다리부터 고통이 찾아오더라고요. 다리가 다 터져있었죠. 뼈밖에 안남아있었고.. 그 상태에서 김정원 중사랑 정교성 상사가 응급처치를 하고, 김정원 중사가 저를 데리고 나오는 과정에서 또 지뢰 하나가 폭발했죠.”

그날의 기억을 되새기는 하 중사는 애써 담담하려 했다. 이후 4년 여의 시간이 지나고 그는 군복을 벗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13일 자신의 SNS에 "장애인 조정 선수로서 패럴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 목표이자 꿈이어서 군 생활을 그만두게 됐다."고 밝혔다.

어린 시절에도 운동을 좋아하는 소년이었다. 초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야구에 빠져 야구밖에 모르던 그는, 고등학생 때 개인적 사정으로 야구를 포기해야만해 운동선수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이후 다시 운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성남시에서 먼저 조정 선수 제의가 왔고, 군 생활을 하며 틈틈이 도전을 시작했다. 

“실내 로잉머신만 하다 지난해 2월에 처음으로 미사리 조정 훈련장가서 수상조정을 접했다. 적성을 찾은 듯, 즐거웠다. 사고 이후 수도병원에서는 행정을 맡아 생활하다 역동적인 운동을 하니 적성을 찾은 듯 했다. 운동선수로 전향을 결심하게 됐다.”

조정 훈련중인 하재헌 중사 ⓒ대한장애인체육회
 하 중사는 이제 패럴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매일매일 체력단련에 힘쓰고 있다.

실력도 인정을 받아왔다. 지난해 10월 전북에서 열린 제38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남자 조정 개인전 1000m PR1(선수부) 경기에 참가해 5분 56초 64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땄다. 지난해 충주국제장애인조정대회에서는 1위를 차지 하는 등 대회에 출전해 자신을 점차 알려나가고 있다. 

하 중사는 "목함지뢰 사건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은데 천안함, 연평도 포격뿐 아니라 목함지뢰 사건도 많이 기억해줬으면 좋겠다."며 “올해 2020도쿄패럴림픽 나가는 쿼터따는 대회가 있어 출전권 획득이 목표다. 기회가 되는대로 모든 대회에 다 나가 실전경험을 쌓고, 아시안게임과 패럴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걸겠다.”며 눈빛을 밝혔다.

인터뷰를 마치던 그는 끝으로 장애에 대한 사회의 인식에 대한 당부를 남기기도 했다.

“장애인구에 비해 사회에서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장애인 비율이 적은 것이 현실이다. 외부의 시선에 신경써서 움츠러들기보다는, 더욱 자신을 당당하게 드러내 다름을 친근하게 받아들이는 사회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18 충주국제장애인조정대회에서 1등을 거머쥔 하재헌 중사 ⓒ대한장애인조정연맹
2018 충주국제장애인조정대회에서 1등을 거머쥔 하재헌 중사 ⓒ대한장애인조정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