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를 향한 외침 “장애인 정책은 가짜, 허위, 조작”
정부를 향한 외침 “장애인 정책은 가짜, 허위, 조작”
  • 정두리 기자
  • 승인 2019.04.19 20: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20공투단, 장애인의 날 앞두고 전국 집중 투쟁
장애등급제 ‘가짜’ 폐지와 UN장애인권리협약 ‘허위’ 국가보고서 등 질타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서울정부청사 앞에서는 정부의 장애인 관련 정책을 ‘가짜’, ‘허위’, ‘조작’ 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서울정부청사에서 세종로 사거리로 행진이 시작되고 있다.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서울정부청사 앞에서는 정부의 장애인 관련 정책을 ‘가짜’, ‘허위’, ‘조작’ 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들은 현 정부가 추진 중인 장애등급제는 ‘가짜’이며, 이후 적용될 서비스 종합 조사표는 ‘조작’이라고 질타했다. 또한 UN장애인권리협약 국가보고서는 ‘허위’이며, ‘가짜’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가 장애인 당사자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140여 개 장애계단체로 구성된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하 420공투단)은 이날 1박2일 전국 집중 투쟁을 선포하고 규탄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정부의 장애인 정책을 비판하기 위한 자리로 “정부의 장애인 정책은 ‘가짜, 허위, 조작’.”이라고 질타하며 “지역사회에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할 것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OECD 평균 4분의 1에 불과한 장애인복지예산을 평균 수준으로 확대하라.”며 “장애인거주시설 폐쇄와 탈시설 계획을 수립하고, 장애인 개개인의 필요와 욕구에 맞게 서비스를 다양화하는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420공투단은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한 뒤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박경석 이사장이 유언장을 낭독하고 관에 들어가는 퍼포먼스를 펼치며 정부를 규탄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장애등급제 폐지는 '가짜'라는 질타가 나오고 있다.

이후 세종로 사거리로 행진해 장애등급제와 부족한 활동지원 서비스 등 잘못된 정부 정책으로 죽음에 이른 장애인들을 기리는 노제를 지내고 마로니에 공원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이어 1박2일 노숙 투쟁을 진행할 예정이다.

빈 휠체어 그리고 관에 누운 장애인… “장애인도 살고 싶습니다”

“송국현, 김주영, 지우·지훈 남매, 김순석, 최정환, 이덕인, 최옥란, 박기연, 우동민, 이재진, 권오진. 중증 장애인들이 죽어갔습니다. 시설에서 맞아 죽었습니다. 장애등급제 때문에 자살했습니다. 활동지원 24시간을 보장하지 않아서 불타 죽었습니다.

살려주십시오. 살고 싶습니다. 장애인도 마땅히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야 할 소중한 생명입니다.

정부의 가짜, 허위, 조작 앞에서 죽어간 동료들의 외롭고 억울한 그 길에 잠깐이나마 함께하려 관에 들어갑니다. 정부의 가짜, 허위, 조작의 짓거리들을 함께 들고 들어가려 합니다.“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박경석 이사장은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현수막과 함께 관에 들어가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박경석 이사장의 유언장을 읽는 사이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나왔다.

박 이사장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의무를 회피한 결과라고 질타하며 장애인을 위한 진정한 정책을 촉구했다.

이후 박 이사장은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현수막과 함께 관에 들어갔고, 서울정부청사에서부터 세종로 사거리까지 이동했다.

이어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영원히 묻어 버리자. 장애등급제를 진짜 폐지해달라.”고 외쳤다.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는 장애등급제와 유사한 ‘조작’ 조사표”

420공투단은 정부가 추진 중인 장애등급제 폐지와 이에 따른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표 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장애등급제는 장애인 당사자의 환경과 욕구를 반영하지 않고 의료적 기준에 맞춘 등급으로 서비스를 제한하면서 문제가 돼 왔다.

이에 정부는 오는 7월 장애등급제 폐지를 추진할 예정이다.

하지만 긴 시간 장애등급제 폐지를 요구해왔던 장애계에서는, 정부의 계획에 ‘가짜’라는 꼬리표를 붙였다.

예산도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상황에서, 장애인 당사자의 환경과 욕구를 반영해야 하는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420공투단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7월 기존 장애등급제를 대체해 장애인의 환경과 욕구를 반영하겠다고 도입되는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를 계획, 장애인활동지원·보조기기·응급안전·거주시설 입소 등 돌봄 영역 4가지에 적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 15일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공개된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표에 대해 420공투단은 “기존 장애등급제와 동일하게 의학적 관점에 입각한 기능제한 수준만을 평가하고 당사자의 필요와 욕구가 반영되지 않는, 장애등급제와 유사한 ‘조작’ 조사표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더욱이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표 적용 영역에 거주시설 입소가 포함되면서 “계속되는 인권유린으로 ‘감옥’이나 마찬가지인 장애인거주시설 신규입소가 여전히 허용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이날 정부를 향한 비판에는 국제사회에 보고될 UN장애인권리협약 국가보고서도 포함됐다.

정부는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의 국내 이행에 대한 2·3차 병합 국가보고서를 지난달 제출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공개됐던 초안과 국가인권위원회의 의견 등을 종합해 보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420공투단은 “한국 사회 장애인의 현실과는 다른 왜곡된 보고들과 ‘최저임금 적용 제외 폐지’등 협약에서 제시한 핵심쟁점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라는 내용이 담겨있을 것.”이라고 설명하며 국가보고서를 ‘허위’라고 표현하고 있다.

세종로 사거리를 가득 메운 420 공투단

 

끝없이 이어지는 420공투단의 행진. 이들의 행진은 서울정부청사에서 시작해 세종로 사거리를 지나 마로니에 광장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