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내 수어통역사 배치 등 의무화’… 국회법 일부개정안 발의
‘국회 내 수어통역사 배치 등 의무화’… 국회법 일부개정안 발의
  • 최지희 기자
  • 승인 2019.09.05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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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혜선 의원과 장애계단체 ‘국민의 언어, 한국수화언어법 만든 국회 모범 보여야’
ⓒ추혜선 의원실
ⓒ추혜선 의원실

국회 내 수어통역사 상시 배치를 의무화 하는 국회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됐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대표발의한 해당 개정안은 제149조(국회에 의한 방송) 제1항 ‘국회는 방송채널을 확보하여 본회의 또는 위원회의 회의, 그 밖에 국회 및 의원의 입법활동 등을 음성이나 영상으로 방송하는 제도를 마련하여 운용하여야 한다’는 내용에 ‘이 경우 장애인의 시청을 도울 수 있도록 한국수어·폐쇄자막·화면해설 등을 이용한 방송을 하여야 한다’를 신설했다.

제2항은 현행 ‘제1항의 방송은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하며, 정치적·상업적 목적으로 사용되어서는 아나 된다’를 ‘제1항의 방송은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하며, 누구나 차별 없이 동등하게 방송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제공하여야 하고 정치적·상업적 목적으로 사용되어서는 아니 된다’로 했다.

아울러 제152조의2(방청의 편의제공)를 신설해 ‘국회는 장애인이 방청을 하는 경우 불편함이 없도록 다음 각 호의 수단(점자안내서 및 자막 등 물적 지원, 한국수어 통역 및 안내보조 등 인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강구하고 제공하여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와 관련해 추 의원, 한국농아인협회, 장애의벽을허무는사람들은 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정을 요구했다.

지난 7월 19일 이들은 같은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기자회견을 비롯한 상임위원회 회의와 국회방송 등에 수어통역을 제공할 것과 ▲국회 본회의 장애인보조기기 비치와 점자안내서 또는 수어통역 서비스 제공할 것을 청원한바 있다.

추혜선 의원은 “청원 이후 문희상 의장을 비롯한 20대 국회의원 모두에게 친서로 수어통역의 중요성과 제공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많은 분들의 격려와 응원도 있었지만 ‘기자회견장에 기자들만 있고, 자막이 있는데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는 반응도 있었다.”고 소식을 전했다.

추 의원은 “실시간 방송으로는 자막조차 제공되지 않고 있어 그 내용을 알 수 없고, 자막이 제공된다 하더라도 수어통역을 제공해야 하는 이유는 가장 생생하고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는 국민의 언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29일) 금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금융감독원 장애인 노동자 계약 종료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후보자의 견해와 계획을 물었다. 정작 청각장애인은 이 내용을 온라인 생중계로도 볼 수 없었다. 이런 문제 의식을 담아 개정안을 발의하게 됐다. 의사중계시스템에 수어통역, 폐쇄자막, 화면해설 등을 제공하는 것을 의무화 하고 수어통역과 점자안내서 등을 제공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수화언어법이 시행된지 3년이 지났지만 ‘지진부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따라서 개정안을 통한 한국수어법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2016년 2월 한국수화언어법이 제정돼 같은해 8월 시행됐다. 한국수화언어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수어통역을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제16조(수어통역)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공공행사, 사법·행정 등의 절차, 공공시설 이용, 공영방송, 그 밖에 공익상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수어통역을 지원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국농아인협회 김세식 감사는 “한국수화언어법은 많은 장애인과 장애계단체가 4~5년 싸우면서 만든 법이다. 어렵게 만들어진만큼 농인의 권리가 보장돼야 하지만, 우리사회는 아직도 수어와 농인에 대한 차별이 많다.”고 주장했다.

김 감사는 “농인이 있는 가정에서조차 부모·형제가 수어를 터부시하거나, 농인학교 교사 대부분 수어통역사 자격증이 없고, 공공기관도 수어를 하지 못하는 직원이 대부분이다. 한국화언어법은 국회에서 만들어졌다. 국회가 법을 지키지 않는 것이다. 한국수화언어법을 만든 국회가 먼저 모범을 보이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장애의벽을허무는사람들 김철환 활동가는 ‘20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아 발의한 개정안이 얼마나 효력을 가질지 의문’이라면서도 ‘힘을 모은다면 개정되고 바라는 일들이 빠른 시일 안에 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추 의원 역시 “곧 열릴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다. 재난·위급상황에서 생명을 지키는 문제부터 정치에 참여하고 문화를 자유롭게 향유할 수 있기까지 가야 할 길이 멀다. 이 차별이 겹겹이 쌓여 두꺼운 벽이 되지 않도록 돌아봐야겠다. 20대 국회가 소수와 약자를 위해 역할을 다할 수 있길 바란다.”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