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장애인이 자립해 살 수 있도록 정책 주도해야”
“정부는 장애인이 자립해 살 수 있도록 정책 주도해야”
  • 정두리 기자
  • 승인 2019.09.23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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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국무총리에게 ‘장애인 탈시설 추진단’과 ‘장애인 탈시설 로드맵’ 마련 권고

장애인 탈시설과 지역사회 자립 위해 정부가 추진단과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는 권고가 나왔다.

23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국무총리에게 장애인이 거주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자립하여 살 수 있도록 범정부·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장애인 탈시설 추진단’을 구성하고, 탈시설 정책방향과 목표, 추진일정 및 예산 등을 포함한 ‘장애인 탈시설 로드맵’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장애인 거주시설은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09년 1,019개소에서 2017년 1,517개소로, 거주시설 장애인의 수는 2009년 2만3,243명에서 2017년 3만693명으로 증가해왔다.

연령별로는 20~30대 장애인이 전체 인원의 약 50%, 10대도 약 11%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 2015년 기준 정신요양시설에 9,990명, 노숙인 시설에 4,089명 거주 등 대략 44,700명의 장애인이 거주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2017년 인권위가 실시한 ‘중증·정신장애인 시설생활인에 대한 실태조사’에 의하면, 장애인거주시설의 비자발적 입소비율 67%, 입소 기간 10년 이상 58%로 조사됐다. 이들의 비자발적 입소 사유는 ‘가족들이 나를 돌볼 수 있는 여력이 없어서’가 44.4%로 가장 높았으며, 정신요양원의 경우 10년 이상의 장기입소자가 65%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생활환경도 열악하다. 장애인 거주시설은 1개 방에 ‘3~5명’이 함께 거주하는 비율이 52.4%, ‘6명 이상’이 함께 거주하는 비율은 36.1%로 높게 나타났다. 더욱이 거주시설의 장애인은 ‘다른 사람이 안 보는 곳에서 옷을 갈아입을 수 없다’ 38.3%, ‘자신이 원할 때 자유롭게 목욕하기 어렵다’ 34.8%, ‘기상과 취침 시간을 결정할 수 없다’ 55.0%, ‘식사시간 등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다’ 75.4%가 응답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정신요양시설의 생활은 이 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권위는 “거주시설의 장애인은 본인의 의사에 반해 가족과 지역사회에서 분리된 이후 10~20년 심지어 사망 시까지 살고 있다.”며 “사생활이 전혀 보장되지 못하고 있고, 자신의 삶을 자신이 통제할 수 없고, 다양한 삶의 기회와 선택권을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이어 “또한 일부 사회복지법인들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학대, 노동착취, 비리 등의 인권침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해왔다.”며 “1987년 형제복지원 사건 이후 1990년대 소쩍새마을(1994)부터 최근 남원평화의집(2016), 대구시립희망원(2016) 사례 등이 반복돼왔지만 국가와 사회는 거주시설의 장애인이 처한 인권침해적 상황이나 장애인 개개인의 성장과 삶의 질이라는 측면에 대해 고민하거나 대책 마련에 소홀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인권위는 정부가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 계획’ 등 탈시설을 위해 노력하고는 있으나, 서울특별시와 대구광역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 중인 탈시설 정책을 견인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우리나라는 2014년 10월 3일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로부터 ‘효과적인 탈시설 전략을 개발할 것’을 권고 받은 바 있으며, 2013년 4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정신건강 케어에 대해 ‘장기입원방식의 시설화 모델에서 지역사회 치료 모델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권고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인권위는 오는 25일~다음달 25일까지 대구광역시를 시작으로 제주특별자치도에 걸쳐 전국 7개 지역에서 지방자치단체, 장애인 인권단체와 함께 ‘장애인 탈시설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번 정책토론회는 지방자치단체별로 상이한 장애인 탈시설 정책을 평가하고 장애인 탈시설 추진과정에서의 쟁점을 중심으로 장애인 당사자와 가족, 시설 종사자, 장애인 인권단체 및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탈시설 정책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