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차 포용복지포럼 5일 개최, 포용국가·복지·혁신 놓고 열띤 토론
최연혁 교수, 스웨덴 사례 발표… 최영준 교수, 혁신 언급하며 ‘펭수’ 지목

“경제 위기가 닥쳤을 때 정치시스템과 복지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다면 그 위기는 진정되고 다시 정상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한국은 스웨덴을 배울 필요가 있다.”

스웨덴 린네대학 최연혁 교수는 지난 5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제5차 포용복지포럼에서 ‘지속적 포용성 정책의 조건’에 대해 설명하면서 스웨덴의 사례를 통해 한국의 문제 상황을 짚었다.

최 교수에 따르면 모든 국가의 위기는 경제적 위기로부터 출발하는데 이를 특정 단계에서 저지하지 못하면 민주주의 위기로 이어지게 되고 그것은 결국 국가의 위기 또는 실패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같은 IMF 금융위기를 겪은 스웨덴과 한국의 위기 극복상황을 보면 스웨덴은 공식 통계상 자살자 한명 없었지만 한국은 수많은 가계의 붕괴를 가져왔다.

최 교수는 “사회적 건강성의 회복, 평등과 책임의 신뢰사회로 가야 한다.”며 “사회적 안전망을 갖춘 위기관리모델로서 스웨덴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육 혁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 교수는 “스웨덴은 대학원 박사과정까지 무상교육.”이라며 “돈이 많아서 그런 게 아니라 선택과 집중이다. 스웨덴의 고등학교 대학진학률은 27%.”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등학교 나온 사람이 대학 나온 사람보다 연봉이 높을 때 왜 행복하지 않겠느냐. 스웨덴은 이런 구조.”라며 “한국도 현 교육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선택적 복지, 오히려 국가 위기·갈등 불러와”

영국 켄트대 정희정 교수는 ‘선택적 복지’가 오히려 국가의 위기와 갈등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정 교수는 “소수에게 제공되는 선택적인 복지국가는 ‘복지 받는 자’와 ‘복지 자금을 제공하는 자’간의 갈등을 증폭시키게 된다.”며 “이는 결국 복지국가의 감축을 요구하게 돼 다시 불평등이 증가하는 악순환에 고리에 빠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편적인 복지국가를 형성해야만 복지국가 지지가 유지된다.”며 “중산층이 혜택받을 수 있는 높은 수준의 복지를 제공하게 되면 지지도를 높여 보다 관대한 복지국가를 설립할 수 있는 정치적인 지지대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웃나라 일본의 소득분배 흐름을 설명하면서 한국의 상황을 분석한 일본 리츠메이칸대 이강국 교수는 “취약한 노동자의 협상력 강화, 대·중소기업 관계, 동일노동 동일임금 추진은 일본으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또한 “적극적인 재정확대와 장기적 관점에서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정책이 필요하며 나아가 경제구조의 진보적인 변화를 고민해야 한다.”며 “이 모두를 위해서는 정치적 변화가 필요한데, 아무래도 일본보다 정치적으로 역동적인 한국의 상황이 조금 더 희망적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펭수는 EBS가 만든 캐릭터… 공공 영역에서 혁신 가능”

혁신의 요건과 방법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졌다.

연세대학교 최영준 교수 “혁신의 수용성에 있어서도 고용 불안정과 소득 불안정을 겪은 사람일수록 4차 산업혁명이 내 삶을 더 나빠지게 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이 훨씬 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 교수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인기 펭귄 캐릭터 ‘펭수’를 예로 들었다. 최 교수는 “펭수는 공공 플랫폼인 EBS가 개발한 것으로 공공 영역에서 이런 혁신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사례.”라며 “그것은 안정된 직장이 바탕이 됐기에 가능했다고도 볼 수 있다.”고 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기태 부연구위원은 혁신은 시장의 활력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근래 제기되고 있는 ‘기본소득’이 혁신을 가져올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한정된 재정 안에서 복지를 나눠야 한다면 가령 모든 청년들에게 매월 100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했을 때 그 돈을 바탕 삼아 혁신이 가능할까.”라고 반문한 뒤 “오히려 역량 있는 청년들이 갈 수 있는 경로를 만들어주는 게 더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한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흥식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같은 상황을 지속적으로 마주하고 있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혁신적 포용국가로의 접근을 통해 사회보장을 통한 분배가 성장의 근간이 되는 길이 뚜렷해져야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소득양극화 심화 해결을 위해서는 국민의 기본소득보장을 위해 더욱 튼튼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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