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노출 장애인 체육선수, 신고하면 ‘불이익’
폭력 노출 장애인 체육선수, 신고하면 ‘불이익’
  • 박성용 기자
  • 승인 2020.02.1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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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학대 피해 22.2%, 성폭력 피해 9.2%로 나타나
외부기관에 신고한 피해자들 중 67.3%가 신고 후 2차 피해 경험
체육시설 이용에서 차별과 거부 경험도 많아
국가인권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웰페어뉴스DB

장애인 체육선수가 폭력, 성폭력 등 사각지대에 놓여있지만, 실제 도움을 요청한 선수 중 67.3%가 신고 후 2차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장애인 체육선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인권위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의뢰해 2019년 9월~10월까지 장애인 체육선수 1,55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폭력, 피해 경험 22.2%… 주로 경기장, 합숙소 등 체육활동 공간에서 폭력 노출

조사결과 폭력 및 학대 피해 경험 22.2%, 성폭력 피해 경험 9.2%로 나타나 장애인 체육선수들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음을 드러냈다. 

또한 협박이나 욕, 모욕적인 말을 들은 적이 있다는 응답이 13%로 가장 높은 응답을 보였고, 과도한 훈련(10.4%), 기합과 얼차려 등 체벌(8.8%)로 뒤를 이었다.

ⓒ국가인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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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폭력·학대 가해자는 감독·코치가 49.6%로 가장 많았고, 폭력이 이뤄지는 장소는 경기장이 30.7%, 합숙소 13.3% 등으로 주로 체육활동이 행해지는 공간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성폭력 피해 경험 9.2%… 가해자 대다수 ‘감독·코치·선배 선수’로 나타나  

장애인 체육선수에 대한 성폭력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육체·언어·시각적 성희롱 등 성폭력 피해 경험자는 143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9.2%에 이르렀다. 언어적 성희롱이 6.1%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고, 시각적 성희롱 6.0%, 강제추행과 강간을 포함한 육체적 성희롱도 5.7%로 뒤를 이었다.

ⓒ국가인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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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019년 특별조사단이 실시한 타 분야 성폭력 피해경험 관련 조사(초등학생 2.4%, 중학생 5.0%, 대학생 9.6%, 성인선수 11.4%)와 비교해 심각한 수준에 있음을 보인다고 조사단은 설명했다.

외부기관에 신고한 피해자 중 절반 이상 2차 피해 경험… 장애인 체육계 자구책 마련해야

이를 외부기관에 신고한 피해자들 중 67.3%가 2차 피해를 경험해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폭력 가해자의 50%는 감독·코치, 32%는 선배 선수로 전체의 약 82%를 차지한다. 이에 대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관계자는 “피해자 중 운동부 내부나 외부 기관에 도움(신고 등)을 요청한 경우는 15.5%로 매우 낮았다.”며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보복이 두려워서’, ‘선수 생활에 불리할까봐’ 라는 응답이 전체의 약 36%로 나타나 피해자가 가해자보다 낮은 위치에 있어 나타난 결과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애인 체육계의 자체적 구제 절차와 장치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체육선수 성폭력 피해경험자 중 35%는 기분이 나쁘지만 참고 모른 체 하는 등 대응하지 않았고, 50.3%는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신고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더불어 내·외부 기관 및 지도자나 동료 선수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경우에도 67.3%에 이르는 다수가 오히려 불이익 처분 등 2차 피해를 입었다고 답해 이에 대한 자구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중고등학생 선수의 45.1%, 대학생 선수의 60.0%는 수업결손을 스스로 보충한다고 답하여 장애학생선수들의 학습권 침해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장애인 체육선수들의 상당수가 체육시설 이용 등 차별 경험, 장애인 여성선수들이 시합과 훈련을 위해 생리를 미루는 등 건강권과 재생산권에 대한 조사결과도 함께 발표했다.

이번 조사를 수행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장애인 체육선수 지도자에 대한 장애감수성 및 인권교육 의무화 ▲이천훈련원 및 지역 장애인체육회 내 인권상담 인력 보강 및 조사 절차의 독립성 강화 ▲장애인 전용 체육시설 및 공공 체육시설에 대한 장애영향평가 실시를 통한 시설 이용·접근의 장애요소 점검 및 장애친화적 시설환경 조성 등의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은 이번 조사결과와 이날 개최되는 정책토론회 등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전문가, 대한장애인체육회,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 기관과 공동의 검토와 협의를 거쳐 정책개선 대안을 권고할 예정이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