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보치아 “이미 확보된 출전권은 어떻게 되나”
패럴림픽 보치아 “이미 확보된 출전권은 어떻게 되나”
  • 정두리 기자
  • 승인 2020.03.2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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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패럴림픽 1년 연기 결정에 혼란에 빠진 국가대표 선수들
“코로나 19로 5주째 외박·외출 금지… 선수들 심리적 부담 크다”

올해 여름이면 도쿄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을 줄 알았다. 금메달을 꿈꿨고, 자신도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계획을 함께 세웠던 선수와 지도자 모두 혼란에 빠졌다.

1988년부터 2016년까지 8번의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서 연속 금메달을 획득한 보치아 국가대표팀의 이야기다.

2020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1년 연기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선수들의 훈련과 전력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지난 24일 저녁 IOC국제올림픽위원회 토마스 바흐 위원장과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전화 통화로 올림픽 연기에 전격 합의. 이에 따라 도쿄올림픽에 이어 개최 예정이었던 도쿄패럴림픽도 연기가 결정됐다.

당초 오는 8월 25일 예정된 도쿄패럴림픽 개막을 152일 앞두고 나온 결정이다.

“이미 확보된 7장의 출전권은 어떻게 되나”
 
보치아 국가대표팀은 25일 오전, 계획된 일정대로 오전 훈련을 소화했다.

다만 도쿄패럴림픽 연기 소식을 전해들은 선수와 지도자 모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보치아 국가대표 임광택 감독은 “선수들이 위험에 노출되며 대회에 출전하는 것 보다 안전이 우선됐다는 점은 올바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선수들의 심리적 부담이 걱정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선수들에게 가장 큰 불안 요소는 패럴림픽 출전권이다.

보치아는 2018년과 2019년 2년간의 성적으로 각 국가 쿼터가 이미 확정됐다.

우리 대표팀은 BC1·2에서 4장과 BC3에서 3장 총 7장의 출전권을 확보하고 국내 선발만 마무리 하면 되는 일정이었다.

BC3에서는 Pair(2인조) 경기를 구성하는 정호원·최예진·김한수 선수의 출전이 확정됐고, 팀 경기를 구성할 BC1 정성준·노영진 선수와 BC2 이용진·손정민·정소영 선수는 국내 선발을 거쳐 최종 4명에게 출전권을 부여할 예정이었다. 

보치아BC3 정호원 선수의 경기 모습 ⓒ대한장애인체육회
2016 리우패럴림픽에서 보치아BC3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건 정호원 선수의 경기 모습. ⓒ대한장애인체육회

이미 쿼터가 확정된 종목이기 때문에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하지만, 선수들 입장에서는 혹시나 하는 우려를 지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임 감독은 “패럴림픽이 연기되면서 출전권이 유지되는 것인지 아니면 조정될지 결정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어떤 결정이든 빨리 나오지 않으면 선수들은 계속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2013년 처음 보치아 국가대표 감독을 시작했으니 벌써 8년차다. 솔직히 감독으로써도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며 “선수들을 다독이며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여파로 5주째 훈련원 생활… 선수 보호 위해 마스크 착용하고 훈련 중”

보치아 국가대표 임광택 감독
보치아 국가대표 임광택 감독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선수들의 심리적 압박이 큰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국가대표 보호를 위해 선수들은 지난달 말부터 5주 동안 외출과 외박 없이 이천훈련원에 머물러 왔다

여기에 보치아 대표팀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훈련하는 선수 보호 장치를 하나 더했다.

임 감독은 “다른 종목과 비교해 보치아는 중증장애 선수가 대부분이고, 폐기능이 약하거나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어 특단의 조치로 마스크를 쓰고 훈련을 해왔다.”며 “호흡훈련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고, 선수와 지도자들도 동의하고 잘 따라와 줬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에게는 ‘훈련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게 생각하자’고 다독였다. 당장 국가대표가 아닌 선수들은 체육시설들이 문을 닫아 훈련도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힘든 훈련에 코로나19까지 대비해야 하는 상황을 감안해, 훈련을 집중도 있게 조정하고 휴식시간을 좀 더 배려했다.

훈련 이어가야 하나 멈춰야 하나 ‘고민’

또 하나의 고민은 훈련을 멈추는 것도 유지하는 것도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패럴림픽 연기에 맞춰 선수들의 훈련 일정을 조정하면, 컨디션이 흐트러져 경기력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보치아 대표팀의 경우 200일 가까운 특별훈련을 계획, 지난달 3일 입촌해 다음달 15일까지 1차 훈련이 잡혀 있었다. 이후 일정은 국내 대회 출전이었지만, 4월과 5월 국내대회는 코로나 19로 모두 일정을 미룬 상태다.

그런데 당장 훈련원 밖은 체육시설들이 모두 문을 닫아 훈련을 할 공간도 없을뿐더러, 밖으로 나갔던 선수들이 재 입촌 과정에서 코로나19로부터의 방역도 걱정이다.

훈련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하는 것도 문제다.

이미 장기간 외출·외박을 하지 못한 선수들에게 훈련 연장은 심리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의 훈련계획이 패럴림픽 대비 특별훈련 일정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조정될지 여부도 지켜봐야 한다.

임 감독은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빨리 다음 계획들이 결정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정두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