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황교안 후보 찾은 전장연, 비하발언 항의하며 사과 촉구
장총련 “폭력적 행태” 비판… 전장연 “소통을 위한 만남” 일축

지난 10일 전장연은 서울 마로니에 공원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황교안 후보에게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이형숙 회장이 전동휠체어를 탄 채 다가가 장애인 비하발언에 사과를 촉구하는 기습시위를 펼쳤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SNS

지난 10일 서울 마로니에 공원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측이 미래통합당 황교안 후보를 상대로 기습시위를 벌인 것과 관련해, 장애계 단체간 엇갈린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전장연은 장애인 비하발언을 한 황 후보에게 사과를 촉구하는 기습시위를 벌였고, 전장연 소속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이형숙 회장이 전동휠체어를 탄 채 황 후보에게 다가갔다.

전장연 측은 황 후보가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며 ‘벙어리’라는 단어를 사용해 청각장애인을 비하했다는 문제를 제기, 지난 2일에는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비판한다면서 ‘키 작은 사람은 손으로 들지도 못 한다’는 발언을 통해 저신장 장애인을 비하했다는 이유를 들어 사과를 촉구했다.  

이후 당시 상황을 두고 장애계 단체 간 다른 반응이 나오면서 서로를 질타하는 충돌이 발생했다.     

지난 12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이하 장총련)는 성명을 통해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장애인 단체의 폭력적 행태’라고 주장하고 나섰고, 이에 대해 전장연 측 역시 성명을 통해 ‘의사전달 과정에 폭력은 없었다. 폭력사건이라면 결창에 고발하면 된다’며 맞받았다.

장총련 “민주주의 훼손하는 폭력적 행태… 의도적 정치행위로 간주” 비판

장총련은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장애인단체 회원의 폭력적 행태! 우리 장애계가 앞장서서 지탄한다’는 성명서를 통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장총련은 “육중한 기계장비인 전동휠체어를 이용해 사람을 공격한 것은 분명 악질적 폭력사건이다. 하지만 더욱 심각한 문제는 소속단체가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상황에서 상대정당의 후보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으로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중차대한 공격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전동휠체어는 중증 장애인의 불편한 신체를 대신해 손과 발이 되어 행복한 삶을 바라는 염원으로 국민이 세금으로 마련해 준 것이다. 이러한 소중한 가치의 전동휠체어로 폭력을 행사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은 더 이상 우리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기를 거부하는 무리로 규정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고 비판했다.

또한 전장연의 기습시위를 의도적 정치행위라고 꼬집었다. 장총련은 “정치권에서 장애인의 정치참여 기회를 제공함으로서 정당한 절차와 합리적인 방법으로 정책을 만들 수 있게 보장하고 있는 현실에서 폭력적인 방법에 의존한다면 더 이상 사회적 동의나 지지를 얻기 어렵다. 때문에 후보를 향한 폭력이 복지활동이 아닌 의도적 정치행위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당이 아니라고 반민주적인 폭력을 사용해도 된다는 것에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길 바란다.”고 성명서를 통해 밝혔다.

전장연 “민주적 소통을 위한 만남… 법정단체 모임으로써 체면 갖추길”

이에 전장연은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의 눈에는 뭐만 보이는가’라는 성명서를 통해 “전장연에 대한 장총련의 성명서는 ‘막말도배서’에 불과하다.”고 정면충돌하는 모습을 보이며 “의사전달 과정에서 폭력은 전혀 없었다. 폭력사건이라면 경찰에 고발하면 된다.”고 대응했다.

이어 “장총련은 성명서에서 휠체어가 돌진했다고 하는데, 장애인 유권자가 자신의 전동휠체어를 타고 정치인에게 다가가는 것은 돌진이 아니라 정당한 이동이자 민주적 소통을 위한 만남이다. 돌진은 자동차가 사람을 향할 때나 쓰는 말.”이라고 지적하며 “전동휠체어가 ‘돌진’한다는 장총련의 성명에는 장애감수성도 보이지 않고, 민주주의의 소통 원칙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폭력배에게는 폭력만 보이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전장연은 “장총련은 전장연의 투쟁을 민주주의 국가를 폭력으로 훼손시킨 불법 폭력으로 규정하며 우리를 반민주적 범죄 집단으로 매도했다.”며 “그래도 나름 법정단체들 모임의 체면은 갖추기를 당부한다. 장총련의 황교안 후보 사수대 줄서기 역할은 눈물겹다. 그만큼 하면 족하다. ‘단지 성은이 망극하나이다’로 발전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선거가 끝나 장총련의 황교안 후보 사수대 역할이 끝나면, 장애계에서도 정치인의 장애인 비하·혐오·차별발언 방지의 제도화에 대하여 토론도 함께 제안해 본다.”고 피력했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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