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에게만 평등하지 않은 참정권 “투표권을 보장하라”
장애인에게만 평등하지 않은 참정권 “투표권을 보장하라”
  • 박성용 기자
  • 승인 2020.06.25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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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추련, ‘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 마련’ 토론회 개최
“선거공보물, 투표소 접근 등 과제 산적해… 법 개정 통해 참정권 보장해야”
25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 마련 토론회를 개최했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장애인 참정권 침해 문제를 살펴보고,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한 권리 보장을 논의하는 자리가 열렸다.

25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이하 장추련)는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 마련 토론회를 개최했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장애인 참정권 침해… “계속되는 악순환 끊어내야”

앞서 장추련은 2010년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시작으로 참정권 모니터링을 지속해왔다. 이 과정에서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와 정책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장애인 참정권 차별을 최소화하기 위한 협의개선을 시작해 많은 부분에서 개선이 이뤄져왔다.

지난 제21대 총선부터는 2018년 개정된 공직선거법 ‘이동약자의 투표소 접근 편의보장’에 따라, 사전투표소 대부분이 1층에 마련돼 장애인 투표소 접근이 93% 이상 가능하다는 선관위의 답변을 받아 많은 기대감을 품었다.

하지만 여전히 선거에서 많은 장애인 당사자들은 선거에서 외면당했다.

지난 4월 15일 열린 제21대 총선에서 장애인 당사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후보를 살펴보고, 투표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에 부딪힌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유형을 고려한 선거공보물은 물론, 투표 안내를 위한 수어통역사나 발달장애인을 위한 그림투표용지 등 적합한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아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

특히 발달장애인의 경우, 2016년 20대 총선을 시작으로 5년간 선거지침에서 ‘발달장애(지적, 자폐)’도 투표보조를 받을 수 있도록 포함됐었지만, 갑자기 지난 21대 총선 선거지침에서 해당 내용이 삭제돼 많은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의 투표권이 사표가 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김성연 사무국장.

이날 발제를 맡은 장추련 김성연 사무국장은 “우리나라는 모든 국민이 참정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장애인 당사자들은 참정권 자체를 행사할 수 없어 계속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는 발달장애인에게도 마찬가지다. 발달장애라는 말은 현행 공직선거법 안에서 존재하지 않는다. 선거 전 과정에 대해 평등권을 보장받아야함에도 법 안에 존재하지 않아 제대로 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더 이상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발달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이를 외면하는 것이 아닌 법과 규정을 통해 이를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명확하지 않은 공직선거법 내 장애인 참정권 조항… “회피 말고 의무화하라” 촉구

이날 토론자들은 한 목소리로 장애인의 참정권을 보장하지 못하는 현행 공직선거법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재단법인 동천 정제형 변호사는 “정치권에 의사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참정권이다. 하지만 공직선거법 조항에서 이를 명확히 하고 있지 않아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직선거법 내에 점자공보물, 수어 및 자막 방영, 투표소 설치 조항 등에서 ‘작성할 수 있다’, ‘방영할 수 있다’, ‘없는 경우에는 그러지 아니하다’ 등의 명확하지 않은 조항으로 편의제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

이에 “각 조항들을 의무조항으로 개선하고, 각 장애유형에 맞는 편의제공이 진행될 수 있도록 공직선거법을 개선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장애인권법센터 김예원 변호사는 공직선거법 개선을 촉구하는 한편, 장애인만이 아닌 모두를 위해 그림과 기호 등이 삽입된 새로운 투표용지를 도입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문자나 숫자로 많은 것들이 기록되고 있다. 이는 투표용지에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2017년 진행된 ‘전국 성인 문해력 조사’에 따르면, 글을 읽거나 쓰는데 어려움을 겪는 성인이 311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처럼 글씨로만 이뤄진 불친절한 투표용지가 과연 장애인에게만 한정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외국에서는 후보자의 사진이 실린 투표용지나 그림투표용지를 선거에서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법 안에 해당 내용이 명시돼있지 않기 때문이다.”며 “법률 내에서 이를 명확하게 하고, 단순히 특수투표용지가 아닌 모든 투표용지가 변화될 수 있도록 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