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턱 없애달라” 36년 전 김순석 열사 호소… 서울시 “뜻 알리는 것 필요해” 응답
“거리에 턱 없애달라” 36년 전 김순석 열사 호소… 서울시 “뜻 알리는 것 필요해” 응답
  • 박성용 기자
  • 승인 2020.07.1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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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서울'에 장애해방운동가 故 김순석 열사 기념관·동상 설립 ‘제안’
서울시, “장애인 당사자 및 단체 등과 함께 장기적 검토할 것”
지난 24일 서울 광화문 해치마당에서 열린 장애해방운동가 故 김순석 열사의 제29주기 추모제.
지난 2013년 9월 24일 서울 광화문 해치마당에서 열린 장애해방운동가 故 김순석 열사의 제29주기 추모제. 장애계는 매년 그를 기리며 추모제를 열고 있다. ⓒ웰페어뉴스DB

“서울 거리에 턱을 없애주십시오. 그까짓 신경질과 욕설이야 차라리 살아보려는 저의 의지를 다시 한번 다져보게 해줬습니다. 하지만 도대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지 않는 서울의 거리는 저의 마지막 발버둥조차 꺾어놨습니다.”

-故 김순석 열사 유서 중

36년 전, ‘서울 거리에 턱을 없애 달라’는 유서를 남긴채 세상을 떠난 장애해방운동가 故 김순석 열사의 기념관과 동상 설립에 대해, 서울시가 뜻을 기리는데 공감하며 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장애주류화정책포럼 김동호 대표가 서울시 시민참여 플랫폼 ‘민주주의 서울’에 올린 글에 50명이 넘는 시민이 공감하며 서울시 장애인복지정책과에서 답변을 한 것.

지난 3일 서울시 장애인복지정책과는 “제안한 사항은 장애인 당사자 및 단체 등과 함께 소통하고 숙고해 장기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화답했다.

이동권 위해 투쟁한 故 김순석 열사 “36년 전 그 호소에 응답해달라”… 서울시 “그 뜻 기리는데 공감”

故 김순석 열사는 1952년 부산에서 태어나 5살 때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한쪽 다리를 절게 된다. 이후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금·은세공 기술을 배워 공장장 자리까지 올랐다.

하지만 그는 1980년 10월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에 철심을 박는 등 두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되면서 중증 장애인 판정을 받아 휠체어를 통해 세상과 만나게 된다.

사고 이후 남대문시장에서 자신이 만든 세공품을 팔며 생계를 이어갔지만, 당시 서울 거리에 휠체어를 막아 선 도로의 턱들과 사회적 시선에 막혀 크게 좌절했다. 그는 결국 1984년 9월 19일, 어린 아들과 당시 서울시장에게 전하는 5장에 달하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

그의 죽음은 장애인 이동권 운동의 시초가 됐고, ‘장애해방운동가’라는 숭고한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그런 그의 뜻을 기리고자 지난 5월 26일 '민주주의 서울'에 장애주류화정책포럼 김동호 대표는 ‘36년전 한 장애인의 목숨을 던진 호소에 이제는 시장님이 답을 주실 수 있지 않을까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故 김순석 열사의 기념관과 동상 건립을 요청했다.

김 대표는 글을 통해 “그의 희생은 마치 노동운동에 있어 전태일 열사와 같다. 그는 우리나라 장애인운동을 여는 횃불이었다. 그를 기념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지만, 우리는 아직 그를 제대로 기념하지 못하고 고결한 외침에 답을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해당 글에 50명이 넘는 시민이 공감하며 서울시 장애인복지정책과에서 답변을 했다.

서울시 장애인복지정책과는 “제안해 주신 ‘김순석 기념관’ 및 ‘김순석 동상’ 건립 건은 그간 시가 추진해 온 장애인 관련 사업 등과 같이 장애계와의 긴밀한 소통과 범 사회적인 공감대 형성이 필요한 사항으로 생각한다. 더불어 기념관 및 동상 건립과 함께 사회적으로 故 김순석 님의 뜻을 기리고 알리는 것 또한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이어 “따라서 제안하신 사항은 장애인 당사자 및 단체 등과 함께 소통하고 숙고해 장기적으로 검토할 계획임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