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하라” 7일간 천막 농성 돌입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하라” 7일간 천막 농성 돌입
  • 박성용 기자
  • 승인 2020.07.2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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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로드맵에서 제외된 의료급여… “생계급여도 기준 완화에 불과해” 지적
“제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에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 담아야” 촉구
23일 장애계는 ‘제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에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를 담을 것을 촉구하는 7일간의 농성을 시작했다.

“정부의 약속으로부터 3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존엄은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다. 생계급여와 의료급여는 가난한 상태에 있는 사람들에게 선택 불가능한, 생존을 위한 급여이다. 정부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약속의 시기가 도래한 지금 우리는 다시 광화문에서 농성에 돌입한다.”

- 기자회견문 중

장애계가 부양의무자 완전 폐지를 촉구하며, 광화문 해치마당에서 7일간의 천막 농성을 이어갈 것을 선포했다.

기초생활보장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 장애인과가난한사람들의3대적폐폐지공동행동은 23일 서울시 광화문 지하 해치마당에서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 농성’을 선포하고, 오는 29일 ‘제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을 확정하는 중앙생활보장위원회 회의에서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를 담을 것을 촉구했다.

이 자리는 지난 2012년 8월 21일 장애계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촉구하며 1,842일간 목소리를 내던 곳이다. 이후 2017년 8월 25일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이 직접 농성장을 방문해 해당 기준을 폐지할 것을 약속하며 길었던 천막 농성을 끝마쳤다.

하지만 장애계는 다시금 천막을 펼치며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를 외쳤다.

이들은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제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에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에서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계획을 담을 것을 약속했다. 이제 약속으로부터 3년의 시간이 지났다.”며 “중앙생활보장위원회는 제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에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에서 부양의무자기준 완전폐지 계획을 수립하라.”고 요청했다.

1,842일간 장애계가 농성을 이어간 광화문역사 지하에 설치된 기념동판.

의료급여 배제된 ‘제한적’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우리와의 약속 외면말라” 규탄

지난 14일 정부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하며 2022년까지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를 통해 “전 국민 대상 고용안전망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노력과 함께 부양의무자 기준을 2022년까지 완전 폐지할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발표로 지난 2015년 기초생활보장 교육급여, 2018년 주거급여에 이어 2022년 생계급여까지 부양의무자 기준이 사라진다.

반면, 아직까지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는 멀게만 느껴진다는 것이 시민사회의 반응이다. 정부의 정책 로드맵에서 의료급여는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에서 제외됐기 때문.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김종옥 서울지부장은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겠다고 밝힌 생계급여도 제한적으로 폐지되는 상황 속에서, 의료급여에 대한 부분은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이는 우리들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행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해주겠다고, 병원비가 없어 죽는 일이 없겠다고 말했던 약속을 기억하고 있다. 국가는 우리들과의 약속을 빠른 시일내에 지켜주길 바란다. 그리고 일주일 후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서 그 증거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를 촉구하는 피켓을 든 참가자.

생계급여에 잔존한 부양의무자 소득·재산 기준… “구시대적인 가족중심 제도 벗어나야”

폐지 의사를 드러낸 생계급여에서도 문제는 반복된다. 부양의무자가 월소득 834만 원인 고소득자와 재산총액 9억 원을 소유하고 있는 자산가에 대해 현행 기준이 여전히 적용되면서, 완전 폐지가 아닌 기준 완화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전장연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는 단순히 선정기준의 변화가 아닌, 현 시대와 맞지 않고 차별적인 가족 중심의 복지제도와의 결별을 의미한다.”며 “가족이 아닌 자신의 소득과 재산만으로 기초생활에 필요한 급여를 권리로서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은 “가족이 있다는 이유로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빈곤층이 약 9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디서 살고있는지 조차 모르는 가족들로 인해 도움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언제까지 이러한 문제를 가족이란 테두리로 외면하려 하는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어 “부양의무자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다. 하지만 지금 현실은 생계급여만 폐지하는 쪽으로 이야기되고 있다.”며 “단순히 생계급여뿐만 아닌, 의료급여 폐지까지 이어져야 근본적인 가난의 문제가 해결된다. 오는 29일 중앙생활보장위원회가 열리는 날까지 계속해서 싸워나갈 것.”이라고 투쟁의 의지를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천막 농성에 들어간 모습.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