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복지상 대상, 36년간 장애인의 부모가 된 정현숙 씨
서울시 복지상 대상, 36년간 장애인의 부모가 된 정현숙 씨
  • 정두리 기자
  • 승인 2020.09.0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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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로 자립한 탈시설 지적장애인 20가정 돌봐

# 제가 도운 20가정을 보며 지금 시설에 있는 친구들도 ‘형과 언니처럼 자립하고 싶다’는 꿈과 희망을 갖고 있어요. 최근에 시설에서 만나 결혼한 가정은 ‘아이도 낳고, 신혼여행도 가고 싶다’고 하기에 여수로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약간 지원을 해줬거든요. 신혼여행을 마치고 시설로 찾아와서 사진도 보여주며 얼마나 기뻐하던지 저도 덩달아 친부모가 된 것처럼 뿌듯해졌습니다.    - 대상 수상자 정현숙

36년 간 지적장애인 생활시설(동천의 집)에서 일하며 결혼해서 시설을 퇴소한 지적장애인 부부들의 친정엄마 역할을 도맡은 정현숙 씨가 ‘제18회 서울시 복지상’ 대상에 선정됐다.

지금까지 스무 쌍의 지적장애인 부부와 퇴소 후에도 인연을 이어가며 집안 대소사부터 자녀양육까지 가족처럼 돌보고 있다.

서울시는 제18회 서울시 복지상 3개 부문 총 10명(단체)의 수상자를 선정해 7일 발표했다.

서울시는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시상식은 열리지 않지만, 모두가 힘든 시기에 이웃과 사회적 약자를 위해 헌신한 수상자들의 공적이 더욱 빛나는 때.”라고 밝혔다.

2003년 제정된 서울시 복지상은 이웃사랑 실천으로 사회의 본보기가 되는 인물과 단체를 선정한다. 매년 복지자원봉사, 후원자, 종사자 3개 분야에 걸쳐 대상 1명, 최우수상 3명(각 분야 1명 씩), 우수상 6명(각 분야 2명 씩) 등 10명을 선정했으며 17년 간 총 170명(단체)에게 시상했다.

서울시는 수상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직접 상패를 전달할 예정이다.

“퇴소 후에도 마음이 쓰여서, 어려울 때마다 돕고 있다”

올해 대상의 주인공은 탈시설 장애인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준 정현숙 씨다.

장애인 생활시설인 동천의집에서 36년 간 일하며 당사자들의 자립을 도운 정씨는, 거주시설에서 퇴소한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하며 탈시설 장애인의 진정한 가족이 돼줬다.

정씨는 시설에서 생활하다 결혼한 20가정의 자녀 양육과 치료를 지원해주는 등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팔 걷고 나서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시설에서 생활하는 이용자도 자립의 꿈과 희망을 키우고 있다.

그는 “형제가 강원도 양양에서 집을 나란히 하고 오순도순 사는 부부가 있다. 이 중 형의 아들이 안과 수술을 받게 되어 지원을 했고 향후 취업도 할 수 있도록 자격증 준비도 도왔다. 정말 좋은 사람들이다보니 퇴소 후에도 마음이 쓰이더라.”며 자신이 도운 많은 가정들을 떠올리며 뿌듯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만 73세의 나이로 15,000시간의 봉사 지속, 최우수상 홍경석 씨
 
자원봉사자 분야 최우수상은 홍경석 씨가 차지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 은퇴 후 13년간 15,085시간의 봉사활동(총 4,182회)을 펼치며, 근무경력을 살려 노후주택에 거주하는 노인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화재 위험 예방을 위한 가스안전차단기 설치 및 가스 누출 점검 봉사를 실천해왔다.

또한 풍선아트, 페이스페인팅 등의 기술을 배워, 어린이집 및 어린이병원 환자들을 위한 봉사에 참여하고, 봉사를 위해 요양보호사, 목욕봉사 자격증 등을 취득하는 등 지역사회 내 취약계층을 돕는데 애쓰며 존경받는 지역 노인상을 정립하고 있다.

종사자분야 최우수상은 서부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심희경 씨다. 심 씨는 장애인이 지역사회 내 일원으로 포용될 수 있도록  ‘인형극’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장애 인권을 알리고, 통합의 기틀을 닦았다.
 
또한 심씨는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의 통합을 위한 통합 놀이터 사업을 추진해 ‘아이마루 놀이터’를 개소하고, 지역주민들과 발달장애인이 함께하는 ‘공동밥상’ 모임을 진행하는 등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후원자 분야 최우수상에는 롯데물산(주) 샤롯데봉사단이 선정됐다. 샤롯데 봉사단은 장학재단 설립 지원 등 2015년부터 총 318억 원의 기부를 하며 지역사회공헌에 이바지 했다. 이 단체는 후원과 더불어 매달 3주차 금요일을 ‘해피데이’로 지정해 아동그룹홈에 정기적으로 방문 봉사하며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활동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봉사단의 김훈기 팀장은 “최근에는 코로나 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전통시장을 위해 방역활동을 후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에 소외된 이웃을 살피는 ‘키다리아저씨’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외에도 종사자 분야 우수상은 아현노인복지센터 손민경 총괄팀장과 서울시립성동노인종합복지관 박선미 과장, 봉사자 분야 우수상은 82세의 고령에도 10년간 봉사를 해온 박정자 씨와 15년 간 1,620회의 봉사활동을 한 서울시설관리공단 이희철 과장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후원자 분야에서는 23년 간 나눔을 실천한 공항리무진 달구지회와 18년 간 꾸준히 봉사활동과 후원을 이어온 조종경 씨가 우수상을 수상한다.

서울시 김선순 복지정책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시상식에서 이분들을 직접 뵙지 못하는 점은 아쉽지만 어려운 시기에도 온정을 나누며 지역사회를 빛내주신 분들에 대한 고마움이 꼭 전해졌으면 한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정두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