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설 거주 장애인 ‘긴급 탈시설’ 개정안 발의
코로나19 시설 거주 장애인 ‘긴급 탈시설’ 개정안 발의
  • 박성용 기자
  • 승인 2021.02.25 15: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설 거주자 분산조치, 의료·방역물품 지급 의무화 담겨
장애계 “근본적 지원책 마련 환영… 반복되는 아픔 사라지길 기대”
25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계단체들은 국회의사당 앞에서 감염병예방법 일부개정안 즉시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br>
25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계단체들은 국회의사당 앞에서 감염병예방법 일부개정안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애인 등 감염 취약계층이 집단 거주하는 시설에서 감염병 발생 시 ‘긴급 탈시설’로 감염확산을 막고 안전과 존엄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감염병예방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다.

이에 장애계는 25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영 의사를 밝히며 개정안 통과에 힘을 실었다. 

장애인거주시설 내 집단감염 속출… 장애계 “정부 방역조치 부족” 질타

지난해 코로나19로 장애인거주시설 내 집단감염이 확산되는 문제가 발생됐다. 집단거주시설을 폐쇄하는 동일집단격리(코호트) 조치가 실시됐으나, 시설 내 감염이 확산되는 등 지원책 마련이 미흡하다는 것.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중앙방역대책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사망자 1,486명 중 요양원과 사회복지시설 등 집단거주시설 사망자는 777명으로 전체 52.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달 12일 기준 장애인거주시설 코로나19 확진 통계에 따르면, 총 19개 시설에서 시설 거주자와 종사자를 포함해 247명이 확진됐다. 이 중 177명이 시설 거주 장애인으로 나타나 사실상 정부의 방역조치가 부족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장애계단체들은 긴급 탈시설 계획 수립을 요구하는 보건복지부 장관 면담을 요청하는 등 시설 거주 장애인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라고 촉구해왔다.

지난해 2월 22일 청도 대남병원에서 사망한 정신장애인 입원자를 추모하는 모습. 장애계는 계속해서 장애인 집단 격리수용시설의 문제점을 지적해왔다.
지난해 2월 22일 청도 대남병원에서 사망한 정신장애인 입원자를 추모하는 모습. 장애계는 계속해서 장애인 집단 격리수용시설의 문제점을 지적해왔다.

분산조치, 의료·복지서비스 지원 의무화 추진… “당사자들의 안전 보장할 것”

이에 장혜영 의원은 관련 법 개정을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25일 장혜영 의원 등 10인이 제안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감염병예방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다.

현행법은 ‘감염병 유행에 대한 방역 조치’로 시설의 ‘일시적 폐쇄’ 및 ‘일반 공중의 출입금지’ 등 제한적 조치만 규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2월 20일 청도대남병원에서 국내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 요양·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정부 방역대책은 ‘동일집단격리(코호트격리)’와 ‘출입통제’ 뿐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조치는 집단감염 위험으로부터 집단거주시설 내 감염취약계층을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동일집단격리 조치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대두됐다. 기본권을 제한하고 통제하는 방식의 조치는 결국 감염병이 발생하면 대규모 유행으로 이어지고 사망자가 발생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

이에 개정안에서는 감염취약계층이 집단 거주하는 사회복지시설에서 감염병이 발생·유행하면, 시설을 일시적으로 폐쇄하고 시설 거주자를 감염병의심자 격리시설과 임시거주시설로 분산조치 하도록 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br>
정의당 장혜영 의원.

또한 분산조치된 시설 거주자에 대해 의료·방역물품 지급을 비롯해 의료·복지서비스 등 지원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장혜영 의원은 “이제 다른 해결책을 마련할 때다. 집단감염의 우려가 높은 집단거주시설에서 감염병이 발생한 경우, 긴급 탈시설 조치를 통해 감염확산을 막고 거주인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며 “이에 따라 구체적인 조항을 만들어 당사자의 권리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입법 취지를 밝혔다.

이어 “이번 개정안은 코로나19 종식을 염원하는 우리사회 구성원들의 존엄과 안전을 위한 법.”이라며 “하루 속히 법안이 통과돼 감염취약계층을 보호할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집단감염 위험에 노출된 장애인… 개정안 발의 환영”

이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등 장애계단체들은 국회의사당 앞에서 감염병예방법 일부개정안 즉시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장연은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시설에서 집단감염 위험에 노출된 장애인을 긴급 이전하는 개정안 발의를 환영한다.”며 “법안이 온전히 개정되길 희망하며, 더 이상 반복되는 아픔이 사라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8월 코로나 긴급 재난 상황 속에서,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는 워킹그룹을 구성해 현재의 팬데믹 등 급박한 환경 변수를 고려해 집단 감염과 인권침해의 우려가 높은 시설 거주 장애인에게 즉각적인 탈시설 조치를 취함으로써 ‘단기간 시설 밖에서’ 우선 살아갈 수 있도록 필요한 물적·인적 자원을 제공할 것을 각국에 권고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