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고용의무 불이행 명단 공표… 기관·기업 총 515개소 달해
“민간 일자리 창출 지원할 계획… 기관·기업이 사회적 책임 다하길”

장애인 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기관, 기업이 515개소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명단공표 대상 중, 10년 연속 명단에 오른 민간기업은 86개소로 나타났다.

17일 고용노동부는 장애인 고용률이 현저히 낮음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고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기관·기업의 명단을 공표했다. 

명단공표 대상은 지난해 12월 장애인 고용률이 저조해 사전예고(2021년 5월)된 곳 중, 지난 11월까지 신규 채용이나 구인 진행 등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515개소가 최종 공표됐다. 

명단공표 기준은 ▲국가·지자체·공공기관의 경우 장애인 고용률 2.72% 미만(의무고용률 80% 미만) ▲민간기업(상시근로자 300명 이상)은 장애인 고용률 1.55%미만(의무고용률 50% 미만)에 해당하는 곳이다.

이번 명단공표에서는 코로나19로 어려운 기업 고용상황을 고려해, 여행·관광숙박업 등 특별고용지원업종에 해당하는 경우 등은 제외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했다.

명단공표 민간기업 485개소… 2019년 대비 39개소 증가

명단공표 대상에 포함된 민간기업은 총 485개소로, 지난 2019년 대비 39개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300~499명 기업 229개소 △500~999명 기업 172개소 △1,000명 이상 기업이 84개소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년 연속 명단공표라는 불명예를 갖게 된 기업은 86개소에 달했다.

규모별로는 1,000명 이상 기업은 한국씨티은행 등 19개소, 500명 이상 1,000인 미만 기업은 한독모터스 등 38개소, 300명 이상 500명 미만 기업은 금성출판사 등 29개소로 나타났다.

민간기업 중 대기업집단 소속으로 명단에 오른 기업은 교보증권, 코오롱베니트로 조사됐다.

이밖에도 대기업집단 중 최근 3년 연속 공표에 포함된 곳은 총 지에스엔텍, 자이에너지운영주식회사, 교보증권, 아시아나IDT, 미래에셋생명보험, 미래에셋컨설팅, 코오롱베니트, 한진정보통신 총 8곳으로 집계됐다.

10년 연속(2012~2021년) 명단공표 기업. ⓒ고용노동부

국방기술품질원, 한국전기연구원 7년 연속 명단공표 ‘불명예’

이와 함께 명단공표 대상의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지자체 중 울릉군과 증평군이 공표 국가기관 중 유일하게 명단공표 대상에 포함됐다.

울릉군의 고용 의무인원은 14명이나, 장애인 공무원 수는 6명으로 실제 고용률은 1.5%에 그쳤다. 증평군의 경우도 장애인 공무원 수는 11명으로 고용 의무인원 16명에 미치지 못했다.

공공기관은 총 28개소가 공표돼, 지난해보다 15개소 증가했다. 그 중 국방기술품질원과 한국전기연구원은 7년 연속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해 국방기술품질원의 장애인 고용률은 1.1%로, 지난 2019년 고용률 1.03%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었다. 한국전기연구원의 장애인 고용률도 1.16%로 집계돼 저조한 수치를 나타냈다.

일부 공공기관, 기업 등 ‘고용률 개선’ 나서… “장애인 고용 지원 강화할 것”

한편, 명단공표 제도를 통해 장애인 고용률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기관, 기업 등도 눈에 띈다.

인천광역시청은 장애인 고용률이 2.35%에 불과했으나, 통합고용지원서비스를 통해 우편물(택배포함) 배송직무 등 신규 직무를 발굴해 14명의 장애인을 채용했다. 이를 통해 장애인 고용률 5.84%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공공기관인 제주의료원은 의료인 장애인 채용에 어려움을 겪으며 장애인 고용률이 0.74%에 그쳤으나, 문화예술 분야 직무를 확대해 오케스트라 단원 총 6명을 채용하며 장애인 고용률을 4.14%까지 끌어 올렸다.

제주의료원 건강검진센터 개소식에서 축하 공연에 나선 오케스트라 단원. ⓒ고용노동부

또한 지난 5월 명단공표 사전예고 후, 지난달까지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지속적인 장애인 고용의무 이행지도와 기업의 노력으로 사전예고 대상 384개소에서 장애인 2,102명의 고용이 증가했다.

현재 189개소에서 공단의 구인공고를 통해 약 1,544명의 장애인 근로자를 구인하거나 추진 중이며, 156개소가 통합고용지원서비스를 이용해 사업장 직무분석과 적합직무 발굴 등을 진행했다.

아울러 21개소는 연계고용 제도를 활용해 장애인 표준사업장, 직업재활시설과 도급계약을 통해 장애인 고용에 기여했다. 오뚜기 등 4개 기업은 출자를 통해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설립,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황보국 통합고용정책국장은 “내년부터 정부는 장애가 있는 근로자를 신규 채용한 소규모 기업을 대상으로 신규고용장려금을 신설하는 등 민간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원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며 “기관과 기업이 합심해 장애인 고용의 사회적 책임을 함께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