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장애인 10명 중 8명, 여행 경험 ‘전무’
“소외된 장애인 관광… 적극적인 제도 도입을 위한 컨트롤타워 필요해”

무장애 관광의 현주소와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리포트가 발간됐다.

26일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하 한국장총)은 장애인정책리포트(422호) ‘장애인도 여행가고 싶다! 무장애 관광의 현재와 미래’를 발간했다.

특히, 이번 정책리포트에는 민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무장애 관광 사례를 인터뷰와 사진으로 풍성하게 소개하고 있어, 독자로 하여금 여행지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한국장총은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며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무장애 관광 역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무장애 관광의 현실을 알리려는 수많은 시도가 있었고 정부와 지자체도 관련 정책을 시행하기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장애인들의 관광 접근성은 매우 열악하고 오히려 민간에서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개선책 마련을 강조했다.

장애인 여행 경험, 86.5%는 ‘여행 다녀온 적 없음’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2021년 국민여행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여행의 연간 경험률은 93.9%로 나타났으며 관광여행은 89%, 기타여행은 71.3%로 나타났다. 2020년 대비 7~17%정도 증가한 수치이다. 

반면,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 실시한 ‘2020년 장애인삶 패널조사’ 결과에 따르면, 장애인의 여행 경험은 ‘여행 다녀온 적 없음’이 86.5%로 가장 높게 조사됐다. 즉, 장애인 10명 중 8~9명은 여행 경험이 전혀 없다는 것.

한국관광공사는 2015년부터 장애물 없는 관광환경 제공을 위한 ‘열린 관광지’ 조성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에서 열린 관광지 4곳, 일반 관광지 4곳을 비교한 결과, 열린관광지는 3개 영역(정보 환경, 물리적 환경, 관광환경)에서 일반 관광지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열린 관광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을 뿐, 두 관광지 모두 1점대에 머무를 수치를 나타냈다. 

한국장총은 “이는 휠체어 사용자가 조력자의 도움을 받더라도 관광지를 둘러보거나 관광자원을 모두 향유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열린관광지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지만 사후 관리가 미비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컨트롤타워 설치로 무장애 관광 활성화 나서야”

그렇다면 실제 무장애 관광을 위한 민간 사례는 어떠할까.

배리어프리 전문 여행사인 ‘무빙트립’은 체험형 활동 위주의 실절적인 여행 상품을 개발하고, 전국 서포터(supporter)를 운영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또한 ‘아라모아 사회적협동조합’은 휠체어 리프트 버스 운행을 통해 다수의 장애인이 거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여행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접근가능한관광네트워크는 장애인 관광 활성화를 위해 모니터링, 제도개선, 정보공유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여행사, 협동조합, 장애인단체 등에서 무장애 관광을 위한 움직임에 나서고 있으나,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은 부족한 상황이다. 무장애 관광 활성화를 위한 컨트롤타워는 부재하다는 것,

한국장총은 “체육과 문화 분야는 컨트롤타워가 작동해 안정된 예산 확보와 전문인력으로 발전할 수 있었으나, 장애인 관광 분야는 그렇지 못했다.”며 “적극적인 제도 도입을 위한 컨트롤타워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컨트롤타워 설치로 지속가능한 정책과 환경을 만들어 나가 장애인의 관광 욕구를 충족해야 한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로 ‘장애인문화체육관광진흥법’ 제정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2013년 폐지된 여행바우처를 재도입도 개선과제로 꼽았다. 무장애 여행산업의 소비자로서 정당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유사 사업인 근로자 휴가지원사업의 여행경비 만큼 장애인에게도 여행바우처 금액을 지원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밖에도 저상시티투어버스를 지자체별로 의무 도입될 수 있도록 하고, 무장애 여행사에 대한 BF인증제를 도입해 장애인이 신뢰하고 이용할 수 있는 무장애 관광 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을 주장했다.

한편, 장애인정책리포트는 장애인 당사자가 겪는 불편한 사례와 이슈를 주제로 선정해 심도 있게 풀어나가도록 구성, 1999년 3월 창간을 시작으로 매월 1회 발간해 왔다. 리포트는 한국장총 누리집(kodaf.or.kr) 발간자료에서 상시 열람이 가능하며, 관련 문의는 전화(02-783-0067)로 하면 된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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