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30개 회원국의 농아인 인권, 수어, 교육 실태 등 공유
내년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려… “전 세계 농아인을 위한 행사되길”

세계농아인대회 홍보대사로 나선 트로이 코처(오른쪽)가 한국농아인협회 변승일 회장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세계농아인대회 홍보대사로 나선 트로이 코처(오른쪽)가 한국농아인협회 변승일 회장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내년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열리는 세계농아인대회를 위해 배우 겸 감독 트로이 코처(Troy Kotsur)가 홍보대사로 나선다.

6일 한국농아인협회는 더 앰버서더 서울풀만호텔에서 ‘2023년도 제19회 세계농아인대회’ 홍보대사에 트로이 코처를 위촉했다.

트로이 코처는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농아인들이 다양한 정보를 교류하고, 나아가 필요한 정책을 건의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길 바란다.”며 “홍보대사 활동을 시작으로 적극적인 노력에 나서겠다. 앞으로 농아인들을 위한 정부 차원의 많은 지원을 기대한다.”고 의지를 밝혔다.

세계농아인대회, 33년 만에 아시아 개최… 한국 수어, 법적 위상 공유

세계농아인대회는 지난 1951년 이탈리아에서 세계농아인연맹(WFD) 창립을 계기로 4년마다 열리고 있다. 농아인의 인권과 교육, 문화, 예술, 수어 등과 관련된 130개 회원국의 실태 등을 공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9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농아인대회 이사회에서 제주특별자치도 대회 유치가 확정됐다. 

당시 참가 이사국 위원 91표 중 제주특별자치도는 총 44표를 얻어 뉴질랜드 16표, 그리스 13표, 르완다 13표 등을 압도적인 표차로 따돌리며 개최지로 선정됐다.

대회는 내년 7월 11일~15일까지 제주특별자치도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위기의 시대와 인류 모두의 권리 보장’을 표어로 한국 수어와 법적 위상을 참가국들과 공유하며, 나아가 남·북의 농아인들이 중심이 돼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역사적 성과를 이룰 계획이다.

특히, 세계농아인대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처음이며, 아시아에서 33년 만에 열린다. 이를 통해 아·태 지역과 전 세계 개발도상국 농아인들의 참여를 이끌어내 한국의 책임성을 한 단계 높인다는 설명이다. 

2023년도 제19회 세계농아인대회 홍보대사 위촉식 기자회견 현장.
2023년도 제19회 세계농아인대회 홍보대사 위촉식 기자회견 현장.

트로이 코처 “홍보뿐만 아닌 교육자 역할 담당할 것”

이날 홍보대사로 위촉된 트로이 코처는 “많은 농아인들이 스스로 자립하고 변화하는 기회.”라며 대회 의미를 부여했다.

농아인 당사자인 트로이 코처는 지난해 영화 ‘코다’에 출연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코다는 농아인 가정에서 태어난 청인 루비가 합창단에 가입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이다. 트로이 코처는 주인공의 아버지 역할로 출연하며 많은 이들의 감동을 자아낸 바 있다.

그 결과, 코다는 2022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각색상을 수상했으며, 트로이 코처는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시상자로 나선 윤여정 씨가 수어로 트로이 코처를 호명하고, 그가 두 손으로 인사를 전할 수 있도록 트로피를 들어주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수어통역을 통해 질문을 전달받고 있는 트로이 코처.
수어통역을 통해 질문을 전달받고 있는 트로이 코처.

트로이 코처는 “이번 세계농아인대회는 단순히 사람들을 만나고 즐기는 것이 아닌, 농아인과 관련된 문화예술과 교육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그만큼 의미 있는 활동이기에 홍보대사직을 승낙하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우리의 모국어는 수어다. 이를 지속하기 위해 중점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수어의 존재성과 계속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아가 다양한 정보를 교류하며 필요한 정책을 건의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히, 홍보대사 역할과 함께 교육자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농교육은 인권과도 밀접한 만큼, 단순히 홍보만이 아닌 농문화, 수어에 대한 이야기를 대회 현장에서 전하겠다는 것.

트로이 코처는 “세계농아인대회가 성공적으로 열리길 바란다. 전 세계 농아인을 위한 행사인 만큼, 정부 차원의 예산과 지원이 뒷받침 돼 모두를 위한 장이 되길 바란다.”고 앞으로의 기대를 드러냈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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